해질녘에, 기다란 베이지색 코트차림의 여인네가
낙엽 흩어진 길 위에 서있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아! 이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구나...무심히 지나치지 못하고 그렇게
한참을 보았습니다
오래전의 일본 여행에서,
퇴근무렵의 셀러리맨인듯한 사람들이 곤색, 베이지색 계열의 트렌치코트에
한 손엔 가방을 들고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던 모습들도 퍽이나 인상적이었는데...
아마 그 때도 가을 이맘때쯤이었던가 봅니다
저는, 남자든 여자든, 흔히 버버리코트라 불리는 트렌치코트차림의
사람들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이게 됩니다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태생적으로....
그 옛날,
결혼예단을 준비할 때 젤 처음 떠오른 것이 트렌치코트였지요
'그래, 그 사람한테 잘 어울릴거야' 생각하고 애써 마련했더랬습니다
신혼 어느날 길에서 우연히, 그 코트를 입은 남편과 맞부닥뜨려졌을 때
내 남편 맞나? 할 정도로 내가 봐도 근사했는데....좀 오래 입어주면 좋았으련만,
두세번 입더니 그만 불편하다고 마다하더군요
운전할 때 걸리적거린대나 어쩐대나 이유들을 대면서 말이죠
그 야속함이란.....기왕 있는 거 좀 입으면 안되나....
장롱에서 썩히다가 결국은 처분(?)하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여자들이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불편한 복장쯤 감수할 때가 종종 있듯이
남자분들도 가끔은, 가끔은 말이죠.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늦가을의 멋쟁이가 될 수 있을텐데요
여성 여러분!
나이 지긋하여 머리 희끗희끗해진 중장년의 노신사에겐
트렌치코트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마음이 푸근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사람 있다면 이 가을,
낙엽 흩날리는 돌담길을 함께 걷고도 싶은...요런 생각도 들지 않나요?
저는 그런데요....헤헤...^^*
오늘, 가을앓이인지 맘이 쬐끔 뒤숭숭하기도하여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거슬렸더라도 이해해주시구요
돌아보면 그리움도, 안타까움도 많은 이 계절에
남은 시간들도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시고 월례회 때 뵙겠습니다!!
오야스미나사이~~~^^*
첫댓글 너무멋있는 글이어요 나도 일본이란 나라에처음가서 동경지하철 역에서 겨울인데도 많은남성들이 그런코트를 많이 입은걸 보고 참으로 인상이 남았던 기억이나네요. 가을은 정말 센치한 계절임에는 틀림없나봐요
家にコ~トがありますが、着てあげなくて、ずっとたんすの中。
外に出たがっているかもしれません。この冬、着てみようかな。
낙엽 지는 거리에 코트깃을 세우고 생각에 젖어 걷는 센치한 남자. 만추의 멋이 철철 흐르는...
미카상의 감성이 아름답습니다.. 가을예찬!
아하~~.... 어디 근사한 코트 파는 데 없나?... 30,40대 시절엔 저도 몇년을 입었었는데.... 정말 불편한 점도 있더라구요. 멋 보다는 편한 것을 찿게 되는 시점이 ....老化의 Start가 될런지요..... ^^*
트렌치코트는 역시 기럭지가 길어야 어울리는데....쩝~~~
공감 그놈의 기럭지에.......頭が上がらない
기럭지라 하셨나요?...키는 아무 상관없어요
키가 작으신 분들도 입으시면 무조건 멋있어집니다..
편견을 버리시고 저를 믿고 한번 입어보세요~~~^^*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서 울컥합니다...저도 트렌치 코트를 좋아해서 가을에는 입고 출근할때도 종종 있어요..
ㅎㅎ
그렇담 지민씨도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