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 모든 것, 안쏠로지
이 책에는 안중근 의사의 옥중 집필서이자 안중근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가 번역되어 있다. 한문으로 된 안중근 자서전이 한글로 읽기 쉽게 번역되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구분없이 한 번 쯤은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최근 영화관에서 상영된 정성화 주연 「영웅」의 스토리가 안중근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옥중에서 안중근 의사가 자신의 자서전을 쓰지 못했다면 안중근 의사의 32년 개인사를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에 『안응칠 역사』는 소중한 사료로 취급되어야 할 것 같다.
『안응칠 역사』에는 안중근 의사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노력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한을 풀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의병에 가담하고 목숨을 잃을 뻔 한 여러 번의 고생 끝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둥지를 트는 과정이 담겨 있다. 어렸을 때에는 죽을 고비도 넘긴 사연, 아버지와 도와 동학당과 전투를 벌인 일, 부패한 관료들의 민초들을 향한 몹쓸 짓들을 방관하지 않고 불의를 꼬집다 변고를 치룬 일, 아버지 안태훈 진사가 성당에서 서너달 숨어 지내면서 신앙을 받아들이고 그의 가족들 모두 천주교로 입교한 이야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의병으로 국내 진공 작전을 펼친 일, 그리고 영화 「영웅」의 주 스토리인 하얼빈 의거의 드라마틱한 사건의 전말, 뤼순 형무소에서 사형 직전까지 만났던 간수들, 일본인 법관들, 동생들과의 회후 등의 일화가 『안응칠 역사』에 일일히 담겨 있다.
특히 『안응칠 역사』 즉 안중근이 자서전을 쓴 시점이 무척 중요한 것 같다. 사형 선고를 받은 후라는 점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면이다. 짧은 32년의 자신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였으며 자신의 이토를 저격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영화 「영웅」에서도 미조부치 검찰관 앞에서 이토를 가해한 이유 15가지를 분명하게 말했다. 이 내용도 자서전에 실려 있다.
안중근은 국내외 정세를 정확히 판단하는 전문가임을 자서전에서도 살펴 볼 수 있다.
"더구나 일본은 불과 오 년안에 반드시 러시아와 청나라, 미국 등 세 나라와 전쟁을 하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한국의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212쪽)
먼 훗날의 일본의 패망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는 한국 사람이 일본 법정에서 일본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죄목이 판결되는 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만국공법으로 처리되어야 하는 이유를 자선전에서 밝히고 있다.
"그때 김두성과 이범윤 등이 함께 의병을 일으켰는데 그 사람들은 전에 이미 총독과 대장으로 임명된 이들이다. 나는 참모중장으로 임명되었다." (214쪽)
"현재 만국 공법에 사로잡는 적병을 죽이는 법은 없소. 어딘가에 가두어 두었다가 뒷날 배상을 받고 송환하는 것이 법이오."(217쪽)
의병 활동을 하면서 풍찬노숙한 사연도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더구나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어 인가도 전혀 없는데, 사오 일을 헤매면서 한 끼니도 먹지 못해 배가 고프고 발에는 신발조차 신지 못했다. 굶주림과 추위의 고통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풀뿌리를 캐어 먹고 담요를 찍어 발을 싸매고서 서로 위로하고 보호하며 무작정 걷노라니" (221쪽)
독립운동가의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희생을 통해 이 나라가 지금껏 지켜 올 수 있었음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다.
영화 「영웅」 시작과 동시에 안중근 역할을 맡은 정성화 배우가 하얗게 눈 덮힌 들판에서 동지 열 두사람과 함께 손가락을 끊어 함께 맹세하는 장면이 나온다. 안중근 자서전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마침내 열 두 사람이 각각 왼손 약지를 끊어 그 피로 태극기 앞면에 글자 넉 자를 쓰니 대한독립이었다." (227쪽)
영화 「영웅」 의 감동이 아직도 뇌리에 새겨 있다. 덕분에 안중근 관련 책을 찾게 되고 구제적으로 관련 내용들을 읽으니 마음 가짐이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