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하던
금빛 시간의 물살을
거슬러 오르며
햇살 가득 머금은 수초의 향기를
저녁놀에 붉어진 얼굴로
흐르는 강물에 마음을 식히던
자갈돌들의 두근거림을
-화석, 서대선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 나태주, 선물
해변을 걷다 보면 달이 뜨고 달빛이 수면 위에서 반짝이고 나는 그것을 조약돌이라고 착각했다
작고 예쁘고 아름다운 것마다 너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좋아하는 약속 시간은 곧, 이었다
| 양안다, 오전 4시, 싱크로니시티, 구름 조금, 강수 확률 20%
너는 나비처럼 웃는다
웃는 입가가 나비의 날갯짓 같다
열흘 쯤 웃다 보면 어느 생에서
어느 생으로 가는지 잊어버린다
| 문정영, 열흘 나비
자려고 누웠더니
당신 얼굴이 천장 위로 하나 둘 켜지더군요
너무도 눈이 부셔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어
일어나 당신 생각 하나 둘 끄다보니
어느덧 새벽은 다 갔고 창밖으로
다시금 당신이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 서덕준, 일출
달, 한 귀퉁이 따다 나의 등대에 걸고 싶다.
그리고 너 있는 곳 비춰줘야지.
안녕, 나의 바다야.
오늘 밤도.
어둠에 무섭지 말아라.
따뜻해라.
잘자라.
| 글숨
유독 좋아하는 책 한 권 속에
잊을 수 없는 구절
재생목록에 남아
여러번 반복해 들었던 노래나
오래된 영화지만
다시 보면 또 설레는 장면 같은
마치, 너를 닮은 것들
| 안상현, 마치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 서덕준, 도둑이 든 여름
별을 흘리고 다니는 아이야
손 끝에 발 밑에 은하수를 담은 아이야
나는 너를 위해 기꺼이 우주가 되겠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오직 너만 밝히는 어둠이 되겠다
| 박하, 별을 흘리는 아이
들어봐
밤이, 봄 밤이
오래된 애인들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꽃들이, 등 아래 핀 벚꽃들이
서늘한 봄 비에 지면서도 얼마나 빛나는지
-백석을 읽는 밤, 심은식
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hppyend
첫댓글 아 진짜 너무 좋다 배경이랑도 너무 잘 어울려
좋아♥
음악도 좋고 글도 좋다!!
좋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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