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열리던 전국치과의사 테니스대회가 대전지부(대전지부에서 개최 해 왔었음)의 사정으로 올해는 쉬게되어 섭섭하던 차에, 이를 같이 섭섭하게 여겼는지 서울-경기지부가 지들끼리 하는 시합에 대전,인천,대구시에도 협조 공문을 보내 참석을 원하는 치과의사들은 참석 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공 좀 열심히 치는건데... 기별 테니스 대회 앞두고 삼주간이나마 열심히 쳐 둔게 다행이다 생각하며 어떻게든 되겠지 했다.
파트너는 1년 후배인 박모원장. 발이 빠르고 수비가 좋은 대신 결정구가 없고 세컨 서브가 약한게 단점이다.
새벽6시에 모여 KTX를 타고 목동테니스장에 도착! 예선에 참가하니 아뿔사! 맨날 우승하는 서울의 정모원장이 우리 조에 들어와 있었다. '아니 이것들이 대구서 손님 모셔놓고 대접을 이딴식으로 하나? 아주 예탈 시키려고 작정을 했구만!)' 열받았다. 나머지 다른 한조가 우리보다 약하길 빌면서(2위까지 예선통과. 우리 박스는 재수가 좋아 3팀이 한박스여서 한팀만 탈락)정원장 조와 첫경기( 여기서 정원장 예기를 잠깐 하면 이양반은 소위 동호인 청년부 전국랭킹 50위권 안에들던 고수다. 나보다 한살 많고 요즘은 대회에 안나가는지 장년부 랭킹에선 많이 쳐저 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공을치는 메니아 중 메니아다 우리는 여기에 갖다대면 테니스 메니아라 할 수 없을 정도...)를 했다. 예상(?) 대로 6:1의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예감이 좋질 않았다. 다음은 남은 한조와 정원장조의 시합! 오호라~ 이팀은 해볼만 하구나 2:6으로 지고 나왔다. 이제 1패 팀 끼리의 사생결단! 원래 내가 첫시합은 잘 못하니 잘 된 일이었다. 몸이 풀리면서 6:3승 예선 통과다! 주최측을 원망했던 마음이 봄눈녹듯 사라졌다. ^^
점심을 먹고 드디어 16강전 우리는 2조2위 상대는 7조1위팀이다. 여기만 이기면 8강! 상대는 해볼만 했다. 계속 자기 서비스 게임을 지켜 4:4 여기서 우리가 친 볼이 네트맞고 상대편 코트로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면서 상대 서브를 브레이크 5:4 우리 서비스 게임을 지켜 6:4로 승리!
8강! 8강이다. 작년보다 한단계 더 올랐다는게 기뻣다. 더구나 작년에는 공좀치는 이원장한테 달려서 쳤지만 이번엔 내가 리드하는 입장이라 기쁨이 더 컷다.
자! 한게임만 더 이기자 한게임만 더 이기면 입상권아니냐? 가슴이 뛰었다. 8강전 상대는 그러나 역시 동호인 대회 우승경력의 서모 원장팀! 연세는 우리보다 4~5살 위이지만 얼굴이 치과이사인지 노가다인지 모를 정도로 새카만 테니스 환자! 강한공은 없었으나 모든 공이 네트위 20센티 안에서 넘어 왔다. 그리고 백슬라이스로 크로스, 다운더라인 을 네트를 아슬아슬하게 넘겨 위력있게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게임마다 접전을 펼쳤으나 스코어는 4:1! 역시 명불 허전이다! 이때 내 파트너 박원장이 쥐가 났다. 성격이 예민하여 시합중 뭘 먹는걸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전해질 균형이 깨진 모양이다. 5분 휴식후 다시 붙었으나 이미 게임 할 정신력을 잃어버린 상태 6:1로 졌다. 아쉬웠으나 계속 했어도 이기기는 힘든 팀이었다.
결승은 정원장팀과 서원장팀이 하여 정원장이 또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도 결승에 올라간 두 팀과 한판씩 시합을 해 봤다는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