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로 하느님이 은총을 주신다고 믿고 있나요?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면 정말로 들어주시나요? 우리는 왜 기도를 할까요? 감사드리기 위해서인가요?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 아침 8시30분.단풍처럼 붉은 버스5호차에 올랐다.1.2반 반장님.그리고 한 번 뵌 적이 있는 안나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너무 열정적이어서 볼 때마다 나를 맨 앞자리로 앉히는 나경옥 요안나언니가 주보와 소식지를 정리해달라고 건넸다.
일요일 아르바이트가 끝나지 않아서 토요미사만 참석했는데 성당의 모든 신자분들이 함께 이동한다고 생각하니 설레임도 없지 않았다.30여년전 M.T랑 체육대회 이후 처음이다.성지순례란 어떤 건지? 공주 황새바위를 잠깐 다녀오기는 했지만 ...
2~3분이 지나자 구역장님이 묵주를 꺼내라고하신다.찬송을 한 후 103위 성인호칭기도를 시작하셨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정하상 바오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호영 베드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정국보 프로타시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그리고 묵주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얼마전에 여행 다녀오신 동네언니(형님)와 같은 차리에 앉아 여행담을 즐기면서 가리라 생각했는데..우우...나의 인생관은 아직도...대신에 마음은 차분해지고 피로회복제 때문인지 피로감도 없어졌다.
3~40분이 지나고 예산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상주당진 고속도로가 생긴 뒤로 이 길이 얼마나 편해졌는지 아는 분은 다 아신다.이 길을 처음 운전할 때 나는 비신앙인이었으면서도 하느님을 찾으며 안전운전을 빌었었다.다시 출발 10분이 안되어 오가 I.C에 접어들었다.홍성을 경유하는 줄 알았는데..나는 잠시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이 근처는 미성숙하지만 나를 고등학교까지 키위준 고향이며 흙과 노동과 농협의 아들인 부모님. 약하던 내 유아기를 책임져주시던 큰아버지네 약국(약방)이랑 또시댁을 좌우로 가로 지르고 있었다.잠시 부모님의 건강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교과서 안에서만 목민심서나 상도같은 소설에서만 천주교를 접했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성지는 정말 늦게 알았다.충남은 애국지사가 많은 것만 기억하고 자랐으니...
해미는 그 이쁜 이름과는 다르게 전주교 박해로 많은 신자들이 처형되고 생매장된 슬픈 과거를. 간직한 곳이라는곳...고려시대 정해현.여미현. 두 지명이. 합해쳐서 지어진 이를이며 조선시대 왜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온양에 있던 군사기구 좌영청(?)을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미 주어진 은총을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합니다.우리가 받은 은총이 우리에게 과분한 은총인지, 우리가 받기에 합당한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드리는 기도는 그 분이 주신 은총의 의미를 어떻게 어디에 써야하는지 그 분의 뜻을 알기 위해 기도해야합니다."
성지의 슬픈 사실을 마주하기 힘든 것처럼 우리의 양심을. 분별하기라도 하는듯한 신부님의 강론은 두고 두고 풀기 힘들지도 모르는 과제처럼 들린다. 다리가 접혀서 꼼지락 거리던 우린 낙엽 덮인 땅 아래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많은 유해가 발견되었으며 지금도 이름 모를 많은 분들의 유해가 뭍혀 있을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았다.
진작 말씀해주시지요.신부님.
집에 돌아와서 묵상기도 하는 법을 잠깐 찾이 보았다.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일꺼라는 생각에...
서해안 천일염의 맛인가?조금은 짧조름하지만 맛깔진 음식들로 대접을 받고 가까이에선 처음 뵙는 수녀님으로 부터 김연아 커피를 받아 마무리한 후 집결지에 모여 해미읍성을 향했다. 당시 상황을 위한 복장을 갖추고 행렬을 시작했다.하늘이랑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호야나무가 기억하는 당시의 슬픔들..가까이에서 보니 썪음을 예방하기 위함인지 시멘트로 껍질이 덮여 있다.상처가. 덧나지 말라고 바른 항생제 연고처럼...내가 겪었던 슬픔이 있었다면 ?아니다. 나는 슬픔을 겪지 않았다.
서쪽 성문을 통해 순례길을 따랐다. 14처의 길.
앞에 옆에 가시던 분들이 잠시 멈춰서 고개를 숙여 기도하시고 묵상하신다. 나도 따라서 똑같이 고개를 숙인다. 중학교와 읍사무소를 지나 각 처에서 목례를 하신다. 나도 따라 묵상해본다. 어느새 사적인 기도도 드리고 있었다. 진툼벙.예수 마리아를 부르던 여숫골...연못안의 어느 여인의 모습이 자꾸 생각난다.
물 속의 공포.폐소공포..,그렇지만 영혼이 숨쉬지 못하는 고통을 이겨냈을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위로를 했다.단체사진을 찍고 성지안의 14처를 따라 기도를 드렸다.나에게 너무 많이 알려주어서 과부하상태로 만든(????.)요안나 언니와 구역장님과...어느새 뒤에 계신 분들이 같이 기도를 하고 계셨다.
먹먹하고 뜻있는 성지순례를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읍성안. 하늘에 많은 새들이 날고 있다.아이들이 날리고 있는 희망찬 연이었다.
첫댓글 하느님안에서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그모습이 나를 더욱더 나자신을 반성하게 합니다~~몇일후면 그동안 열심한 교리끝내고 세례식을 받게됨을 축하합니다^^
요안나 언니 드디어 이곳에서도. 만나게 되었네요.실천하면서 보여주는 언니의 부지런함과 투명함이 저에게도 자극도 되고 든든하기도 합니다. 낼 태워주세요^^
김미자매님의 글을 읽어 내려가노라니~
성서의 출애굽기가 떠 올르내요~^
하느님의부르심에 응답한 자매님의용기에 박수를보내며....
하느님 자녀로 다시태어날 그날을위해 기도드립니다.
데레사님 이전에도 친절한 댓글 달아주셨는데...제가 아시는 분의 사모님이신지는 모르지만 감사합니다.저도 세례명이 데레사입니다.같이 계셔주셔서 기쁩니다.♡
김데레사님!!정문에서 6/40에 만나요^^성경공부가 함께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