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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파워
마크 스쿠젠 지음
크레듀 / 2008년 10월 / 323쪽
▣ 저자 마크 스쿠젠
워싱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제학자이자 투자전문가로 활동하면서 25권의 서적을 펴냈다. 컬럼비아대학과 경영대학원 등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경제학과 재무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그랜덤대학 경영대학원에서 벤저민 프랭클린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미국의 유명 뉴스레터 <예측 및 전략(Forecast & Strategies)>의 편집장으로 활동해 왔으며, 주간 이메일 소식지인 <현세의 철학자들(The Worldly Philosophers)>의 편집인이기도 하다. CIA의 애널리스트로 일했으며, 뉴욕의 경제교육재단(FEE)의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포브스》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 역자 안진환
경제경영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 번역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명지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 출강한 바 있으며, 2007년 현재 번역에이전시 인트랜스와 번역 아카데미 트랜스쿨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영어실무번역』, 『Cool 영작문』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스펜서 존슨, 행복』,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 『The One Page Proposal』, 『포지셔닝』, 『괴짜경제학』, 『미운오리새끼의 출근』, 『보랏빛 소가 온다2』, 『피라니아 이야기』, 『전쟁의 기술』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이 책은 노벨상을 수상한 현대 경제학자들의 획기적인 이론을 토대로 개인의 재정문제, 소득과 저축, 투자와 은퇴 설계 등에 대해서 실용적인 조언으로 시작한다. 또한 교통체증과 보건의료, 국공립 교육, 범죄 등과 같은 국민적 관심사와 관련된 흥미로운 해결책들을 보여주며, 나아가 빈곤과 지구온난화, 종교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제적 현안이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결되어 가고 있는지를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밀도 있게 분석한다. 즉, 경제학이 세상의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둘 해결해 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학의 7가지 핵심 원칙을 빌어 '경제학적 통찰력의 파워'를 설명한다. 7가지 원칙은 첫째, 책무성의 원칙. 둘째, 비용편익의 원칙. 셋째, 저축과 투자의 원칙. 넷째, 인센티브 유인의 원칙. 다섯째, 경쟁과 선택의 원칙. 여섯째, 기업가 정신과 혁신의 원칙. 일곱째, 효율적 복지의 원칙이다. 이 원칙들을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면 어떠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개인이나 기업, 정부가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각 나라나 국제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주목할 만한 변화와 그 효용에 대한 실증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밀턴 프리드먼, 로버트 먼델과 같은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들의 핵심적인 이론과 분석, 사례들을 다각도로 제시한다.
▣ 차례
1장 멘토 경제학, 생존의 법칙을 말하다
01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한 저축 비결은?_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구한 리처드 탈러의 저축 플랜
02 개미들은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을까?_ 개미들의 생존법, 버튼 말키엘의 포트폴리오 이론
03 출렁이는 증시 리스크 피할 수는 없을까?_ 리스크 관리와 배당 투자 전략의 권위자 제레미 시겔
04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법은 없을까?_ 멀티애셋 펀드의 권위자 데이비드 스웬슨
05 탈 많은 연금, 과연 나는 연금을 탈 수 있을까?_ 칠레의 연금 개혁을 이끈 호세 피네라
06 기금 고갈 위기, 내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_ 복지 감축과 사회보장 민영화에 나선 경제학자들
07 지금보다 많이 벌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_ 돈과 행복의 관계를 연구한 경제학자들
2장 기업에 뛰어든 경제학자들
08 숨어 있는 알짜 기업 어떻게 찾아낼까?_ 기업의 성과와 가치를 측정해 낸 경제학자들
09 이 시대의 혁신적 경영 원칙은?_ 찰스 코크의 시장중심 경영
3장 정부, 경제학자의 아이디어를 훔치다
10 교통 체증은 통행료가 무료라서 발생한다?_ 차를 운전할 때마다 돈을 지불하라, 로버트 풀 주니어
11 전 국민 의료보험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_ 소비자 주도형 의료 해결책, 건강저축계좌(HSA)
12 사교육 억제하면 공교육 살아날까?_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과 경쟁의 경제 원칙
13 사형제도 폐지되어야만 하는가?_ 사형제도와 범죄율의 관계를 분석해 낸 경제학자들
14 인생의 모든 게임에서 승리할 수는 없을까?_ 게임 이론의 권위자들 경매의 고수가 되다
15 공공 부문의 정책들은 왜 매번 실패할까?_ 민영화의 힘을 설파한 경제학자들
4장 슈퍼이코노미스트! 곤경에 처한 세상을 구하라
16 경제 발전이 환경오염을 줄인다?_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른 롬보르의 도전
17 인구 폭발인가? 인구 감소인가?_ 반(反)맬서스적 인구 정책을 편 경제학자들
18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_ 소액 대출 은행을 설립한 사회적 기업가 무하마드 유누스
19 홍콩과 인도 성장의 비결은?_ 홍콩의 자유방임 정책, 인도의 규제 철폐 노력
20 아시아의 기적은 거품일까?_ 선진국 경제 위기 탈출, 아시아에 길이 있다
21 이집트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_ 정부 개입 줄이고 시장 원리 따르라
22 아일랜드 고속 성장의 원동력은?_ 자유방임으로 돌아선 아일랜드 켈트의 호랑이로 우뚝 서다
23 세금을 더 걷으려면 세율을 낮춰야 할까? 올려야 할까?_ 감세의 이론적 토대인 래퍼 곡선을 제시한 아서 래퍼
24 빈부 격차 줄었을까? 커졌을까?_ 소득 불평등 문제를 다각도로 측정해 낸 스탠리 레버고트
25 경제 우등생을 알려주는 효율적 경제 지표는?_ 프레이저 연구소와 헤리티지 재단의 경제자유지수
26 종교에도 경쟁이 필요하다?_ 종교에 시장 원리를 적용한 경제학자들
5장 미래를 읽는 기술
27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까?_ 경험적 증거를 토대로 새로운 거시경제 모델을 제시한 로버트 실러
28 여론 조사 과연 믿을 만한가?_ 최초의 예측 시장 아이오와 전자시장(IEM)을 탄생시킨 경제학자들
29 수요가 먼저냐, 공급이 먼저냐?_ 공급 중심의 새로운 경제 및 통계 지표가 필요하다
30 ‘금’ 투자 가치가 있을까?_ 투자 대상으로서 금의 가치를 분석한 경제학자들
31 대공황 다시 발생할까?_ 대공황 재발 방지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만이 최선
이코노파워
마크 스쿠젠 지음
크레듀 / 2008년 10월 / 323쪽
1. 멘토 경제학, 생존의 법칙을 말하다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한 저축 비결은?_ 빚더미에 앉은 미국을 구한 리처드 탈러의 저축 플랜
수백만 미국인들이 은퇴나 투자, 혹은 다른 목적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한다. 그러나 최근 빚을 지는 사람이 저축하는 사람들 보다 훨씬 많아졌다. 이런 불균형은 어떻게 벌충되는가? 바로 외국 투자자들이 많은 자금을 미국 채권과 증권, 부동산 등에 쏟아 부음으로써 보완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격차를 메워주는 한 미국은 계속 생존과 번영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러한 투자가 중단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잠재적 금융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6년 연금보호법령에 승인했다. 법의 핵심은 기업들로 하여금 직원들을 퇴직연금인 401(k) 계획에 자동 가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결과 저축이나 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401(k)에 투자하게 되었다. 게다가 근로자들이 매년 투자하는 액수의 일정 부분에 맞춰 고용주들이 상응하는 금액을 덧붙여주도록 함으로써 저축액을 늘려가는 메커니즘이 마련되었다.
이 새로운 연금 아이디어는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리처드 탈러의 창작물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의 기본 가설은 사람들이 항상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과소비로 신용을 잃고 노후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하지 않는다. 탈러는 무엇보다 평균 근로자들의 저축률이 안타까울 정도로 낮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많은 사람이 사회보장제도를 위해 거둬들이는 원천징수와 미국인들의 반저축 심리를 비난했지만, 탈러는 그러한 문제의 일부가 은퇴 프로그램이 관리되는 방식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6년 법령 이전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401(k)을 자발적인 프로그램으로 취급했고, 결과적으로 근로자 중 1/3만이 가입하곤 했다.
탈러의 저축 계획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401(k)의 가입자가 33%에서 86%로 늘었다. 또한 가입자의 저축률이 4배나 증가하였다. 높은 수준의 저축률 달성은 다음 3단계 효과(① 높은 저축률 장려 분위기 조성 → ② 시간이 지나면 저축률이 자동 상승 → ③ 저축이 투자로 연결)를 발휘한다. 은퇴 프로그램은 기금의 장기 투자를 기반으로 삼기 때문에 탈러의 계획은 이상적인 경제 성장책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모든 기업들이 이 계획을 채택한다면 세상은 혁명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근로자들은 안전한 노후 설계가 가능해지고, 사회는 높은 저축률과 투자율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동가입이 정부 간섭을 필요로 하지 않는 민간 영역의 이니셔티브(initiative, 국민발안제: 국민이 직접 헌법개정안이나 중요한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해 혁신적 관리 기법과 교육을 통해 개개인들이 정부 도움 없이 자신의 재정 문제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게 만든 모범사례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새로운 세대의 경제학자들은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출렁이는 증시 리스크 피할 수는 없을까?_ 리스크 관리와 배당 투자의 권위자 제러미 시겔
금융경제학자들은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수익률을 최대화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왔다. 효율적 시장가설과 이 가설이 제안하는 전략, 즉 광범위한 지수 펀드에 투자하는 전략은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즉 보다 낮은 리스크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이에 관해 획기적인 발견을 한 경제학자가 제레미 시겔이다.
시겔은 S&P500 지수의 역사를 분석해 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느린 속도로 실적을 내는 오래된 기업 대신 새롭고 원기 왕성한 기업을 추가한 것이 S&P 500 지수의 견고한 장기 실적의 비결이라는 학설을 검증하려 했다. 그리고 깜짝 놀랄 결과를 소개했다. “S&P 최초 기업들의 주식이 평균적으로 반세기 동안 이 지수에 추가된 1,000개의 새 기업들을 능가하는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S&P가 너무 오래 기다렸다가 새로운 성장 기업들을 지수에 추가하는 성장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성장 기업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진 시점에서 S&P에 추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S&P는 손실주는 너무 늦게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손실을 내는 기업들이 지수에서 빠질 즈음이 되면, 이들 기업들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곤 했다. 결론적으로 시겔은 S&P지수가 주가를 예상하기보다 뒤쫓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겔은 IBM의 1950~2003년 동안의 총 수익률과 스탠더드 오일의 총 수익률을 비교함으로써 성장의 함정을 보여준다. 그는 이것을 새로운 기업 대 오래된 기업의 전형적인 사례라 칭한다. 증권 분석가들이 이용하는 성장 매트릭스를 기준으로 IBM은 수익, 매출액, 현금흐름, 장부가치 등에서 스탠더드 오일을 능가했다. 하지만 수치의 이면에는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 IBM이 기업 내부 측면의 통계에서는 스탠더드 오일을 능가했지만,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수익을 되돌려준 것은 스탠더드 오일이었던 것이다. 모든 배당금을 재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IBM에 투자한 1천 달러는 53년 후 96만 1천 달러가 되었으나, 스탠더드 오일에 투자한 1천 달러는 31% 더 많은 126만 달러에 이르렀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이유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IBM 주식에는 너무 많이 지불했고, 스탠더드 오일에는 충분하지 않게 지불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현상의 원인은 건전한 투자를 위한 핵심요소인 주가수익률(PER)에서 찾아봐야 한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arning per share)으로 나눈 값이다. 시겔의 연구는 투자자들이 보이는 행동 방식의 약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시종일관 PER가 높은 주식을 좇고 PER가 낮은 주식을 피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결국 필연적으로 평균으로의 회귀가 일어난다. 돈을 버는 최상의 방식은 바로 주가수익률이 낮은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신경제 주식은 세계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번번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킨다. 시겔은 성장에 대한 집착은 함정이라고 말하면서 특히 PER가 100이 넘는 주식은 매수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런 주식은 반드시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상위 20개 종목 리스트에서 기술주나 통신주는 찾아볼 수 없다. 흥미롭게도 피터 린치 역시 시겔과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린치는 “나는 투자한 종목 중에서 가장 일관되게 손실을 낸 종목들이 기술주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많이 벌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_ 돈과 행복의 관계를 연구한 경제학자들
요즘 신세대 경제학자 사이에는 행복경제학 분야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부루노 프레이와 알로이스 스터처가 쓴 『경제학, 행복을 말하다』가 있다. 저자들은 “전반적으로 행복과 소득은 실제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듯이 보인다”고 결론짓는다. 달리 말하면 돈으로 직접 행복을 살 수 없을지 몰라도, 여행이나 더 나은 식생활, 주거 생활, 건강관리,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사회적 지위 등 많은 혜택을 살 수 있다는 얘기이다. 돈은 고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는 셈이다.
프레이와 스터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부유한 나라 사람들보다 만족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주된 이유는 가난한 나라에서 대개 폭력과 불확실성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돈에 기인하는 행복감은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관적인 만족감은 소득과 함께 상승하지만, 일단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은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이 수확체감의 법칙을 경험하고 있으며, 행복 정도가 중산층에 비해 별반 나을 게 없다. 프레이와 스터처는 “물질적인 것들로 인한 상대적인 행복감은 점점 약해지고 결국에는 사라진다”고 결론 내렸다.
몇 년 전 나는 행복의 네 가지 원천이라는 주제에 관한 설교를 읽은 적이 있다. 설교를 쓴 목사가 말하는 행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는 보람되고 정직한 일을 해야 한다. 둘째, 여가 활동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셋째, 사랑과 우정은 행복의 핵심 요소이다. 넷째, 영적인 면을 개발하는 것도 행복에 필수적이다. 돈의 역할을 매우 적절한 시각으로 바라본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 입센의 글을 옮기며 이 장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돈은 많은 것들의 껍데기일 뿐 알맹이는 아니다. 돈은 음식은 가져다주지만, 식욕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돈은 약은 가져다주지만, 건강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돈은 지인을 만들어주지만, 친구는 만들지 못한다. 돈은 쾌락을 안겨주지만, 행복은 가져다주지 못한다.”
2. 기업 경영에 뛰어든 경제학자들
숨어 있는 알짜기업 어떻게 찾아낼까?_ 기업의 성과와 가치를 측정해낸 경제학자들
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회계 방식에서 수익 보고서와 대차대조표에 보통주 가치를 지불 계정으로 기입하지 않음으로써 기업의 진정한 경제 상태를 왜곡한다고 비판해 왔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회계 원칙에서는 주식의 순가를 공짜인 것처럼 취급한다. 상장기업들은 상당한 수익을 보여주는 분기별 보고서를 발표하지만 실상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 때문에 최근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경영 지표인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각광받고 있다.
본질적으로 EVA는 자본의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산출한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부채와 주식 순가에 대한 적절한 자본비용을 차감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부채를 발생시키면, 기회비용은 국채 이자율과 해당 기업의 신용 리스크에 연계된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면 기회비용은 주식시장의 장기 연간 수익률(대략 10~12%)로 측정된다. 요컨대 EVA는 투자자들이 그들의 투자자본 리스크를 상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많이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개념이다.
기업이 기회비용보다 많이 번다면 주주들에게 가치를 더해 주고 세계 경제에 부를 창출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하고 주주들의 자금은 재무부 증권이나 지수 펀드에 투자되어야 한다. EVA 분석은 기업 경영에 있어 잠재적 인수, 확장 계획, 부실 자산을 평가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코카콜라 등 300여 주요 기업들은 이미 EVA를 자본 책무성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EVA를 통해 진정한 수익은 투자자의 정상적 회수에 대한 지불금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강화하고 있다.
EVA에도 단점은 있다. EVA는 기업 경영진에게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평균 이상의 이익 센터를 끊임없이 창출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을 부여한다. 어떤 기업이 지난해 다우존스지수를 능가하지 못해 실질적인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상상해 보라. 실로 부담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훗날 다음 번 경제 침체기에 기업 EVA가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궁금하다. 최악의 경우 많은 사람을 해고하는 악마 같은 존재로 변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3. 정부, 경제학자의 아이디어를 훔치다
교통체증은 통행료가 무료라서 발생한다?_ 차를 운전할 때마다 돈을 지불하라, 로버트 풀 주니어
꽉 막힌 도로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도로의 비효율적인 사용은 오염의 원인이자 부족한 자원의 환경적 남용이 되고 있다. 짜증나는 교통 정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교통 체증 문제에 대한 표준적인 해결책, 즉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도로를 건설 및 유지하는 것은 늘어나는 교통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정체 해결에 기여하는 바도 거의 없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도로 사용자들이 피크 시간대에 도로를 이용하는 실제 가치에 맞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여기에 책무성과 한계비용 가격책정의 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해결책을 시도하고 있다. 차선을 늘리고, 카풀을 장려하고, 경전철을 만들고,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간선도로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출퇴근 러시아워 자동차 수를 줄이기 위해 피크 요금제(peak pricing)라는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특정 피크 타임에 통행료를 올림으로써 꼭 그때 그곳에 가지 않아도 되는 운전자들은 다른 길로 가거나 다른 시간대에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거둬들이는 통행료는 간선도로를 유지하고, 필요한 곳에 새로운 차선이나 도로를 건설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1998년부터 전국적으로 피크 요금제를 시도한 최초 국가이다. 전자식 도로 요금제(ERP)라는 통행료 체계는 피크 시간대에 중심 업무지구 안에서, 그리고 도시를 출입하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에 걸쳐서 시행된다. ERP 통행료 체계는 도로에 무료로 진입할 권리가 있다고 느끼는 운전자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결과는 긍정적이다. ERP 적용 시간에 교통량이 13% 줄어들었고 평균 차량 속도는 약 20%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세계 전역에서 통행료와 피크 요금제 기법이 간선도로와 일반도로에 들어가는 비용을 조달하고, 교통의 원활성과 안전성을 꾀하는 보다 나은 방법이라는 증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사교육을 억제하면 공교육이 살아날까?_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과 경쟁의 경제 원칙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공립 교육은 정부가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1970년 이래 학생 1명당 지출액은 2배 늘었지만, 학업 성적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은 정부가 주도하는 미국 교육 체제는 획일적이고 비용이 많이 들고 고도로 중앙 집중화 된 유사 독점 체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안으로 부모들이 국공립 및 사립학교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학교를 선택하고, 거기서 쓸 수 있도록 바우처(일종의 교육비 상환권) 형식으로 일정 자금을 매년 그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바우처나 세금 공제를 통해서든 또는 차터스쿨(운영이 자유로운 공립학교)을 통해서든 학교를 선택한다는 아이디어는 길고 긴 싸움 끝에 점차 큰 힘을 얻어가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 및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 노조와 행정 관리자 집단은 풍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과시하며 그 어떤 형태의 급격한 변화에도 반대하고 있다.
다행스런 것은 경쟁과 선택이 교육에 안겨주는 혜택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이 경제학자들에 의해 꾸준히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은 학부모로부터 직접 돈을 받는 사립학교가 바우처 지원을 받는 사립학교나 정부 운영 학교보다 더 효율적이고, 학문적으로 더 효과적이며, 시설 관리도 더 낫고, 커리큘럼에 대한 부모들의 요구에 더 잘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공립학교의 바우처 프로그램은 현재 비교적 소규모로 시행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특히 소수 민족들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은 바우처 프로그램보다 차터스쿨에 경험이 많다. 현재 4천 개 차터 스쿨이 100만 이상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많은 규제와 부족한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차터스쿨은 특히 빈곤한 가정의 학생과 히스패닉 학생들을 대상으로 잘 운영되고 있으며, 신청 인원이 정원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공공부문의 정책들은 왜 매번 실패할까?_ 민영화의 힘을 설파한 경제학자들
공공 재정학의 정부의 공공재에 관한 주장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 특히 학교, 법원, 교도소, 도로, 복지 정책 같은 서비스는 민간 부문에 의해 충분히 생산될 수 없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실제로 남부 캘리포니아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유료 도로가 있다. 또 왜켄허트 교정회사는 주립 교도소들을 운영하며 수익을 벌어들인다. 가톨릭 학교들은 국공립학교들보다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 몰몬교는 미 농무부의 식량 스탬프 프로그램보다 더 나은 복지 계획을 제공한다.
그리고 38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이 건설한 메이저리그 야구 스타디움도 생겨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새 보금자리 AT&T 구장이 그것이다. 지역 유권자들은 새로운 야구장을 짓는 데 필요한 정부 기금을 모으려는 주민 투표 발의를 거부했다. 발의가 거부된 후 세이프웨이(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의 상속인 중 한 명인 피터 매고완은 지역 투자자들과 손잡고 자이언츠 구단을 사들이는 한편, 3억 4,500만 달러를 들여 새 스타디움을 건립했다. 지금까지 이 민영 야구장은 전체 4만 1천 석 중 연간 3만 석이라는 리그 최고 수준의 시즌 티켓을 팔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포츠 시설의 사적 자금 조달은 최근에 경제학자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는 스포츠 경기장을 비난하며 내놓은 연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인디애나 대학 교수 마크 로제트로브는 <메이저리그의 패자>라는 책에서 프로 스포츠가 일자리 및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의 유발하지 못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오히려 교외 지역의 유흥 시설과 식당 손님들을 빼앗고, 지방자치 단체에 엄청난 손실을 안긴다는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 로저 놀 교수도 7개 지역 스포츠 시설을 조사한 후, 이들 경기장이 지역 경제 성장 및 고용의 원천이 되지 못하며, 그들에 대한 순 보조금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재정적 이익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의 경험적 연구는 공공 재정의 오래되고 견실한 원칙 한 가지, 즉 책무성의 원칙을 확인해 준다. 서비스에 대해서는 수혜자가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원칙 말이다.
4. 슈퍼이코노미스트! 곤경에 처한 세상을 구하라
경제발전이 환경오염을 줄인다?_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론 롬보르의 도전
덴마크의 비외른 롬보르는 수년간 환경운동가로서 그린피스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들의 주장은 전 세계 재생 가능한 자원과 깨끗한 물, 삼림지가 사라지고 있으며, 인구 증가는 폭발적이고, 지구는 점점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메릴랜드 대학 경제학자 줄리언 사이먼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환경 염세주의자들의 이론을 반박한다. 첫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연자원의 양은 사실상 무한하다는 것이다 자원의 양이 적어지면 가격이 올라가고, 가격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더욱 많은 자원을 발굴하거나 대체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둘째 인구가 증가하면 유용한 지식과 숙련 근로자의 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삶의 질도 나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롬보르는 사이먼이 제시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사이먼의 주장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기존과 정반대 방향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2001년 롬보르가 새롭게 발견한 사실을 정리하여 발표한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그의 주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산림 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② 세계 인구는 1964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③ 지난 50년간 지구상에서 멸종한 종은 0.7%밖에 되지 않는다. ④ 깨끗한 물에 접근하지 못하는 세계 인구의 수가 감소했다. ⑤ 전염병 발병률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⑥ 극빈층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⑦ 세계 곳곳에서 대기오염이 감소하고 있다.
롬보르의 주장에 동의하는 경제학자들은 경제 발전이 환경 악화를 야기한다는 주장이 잘못된 속설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폭로했다. 사실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롬보로는 “환경 발전은 보통 경제 발전의 결과로 나타난다. 어느 정도 부유해져야만 환경을 돌볼 만한 상대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_ 소액 대출 은행을 설립한 사회적 기업가 무하마드 유누스
지난 수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세계은행이 주관하는 프로젝트와 국제 통화기금, 해외 원조 프로그램의 오용과 무차별적인 낭비를 비난해왔다. 경제학자 피터 바우어는 개도국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경제 성장을 지체시킬 뿐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경제학자 윌리엄 이스털리도 “50년 동안 서구 세계에서 2조 3천억 달러 이상의 원조금을 쏟아 부었는데도 가시적 성과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IMF 차관, 세계은행의 계획이 모두 실패한 정책이라면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
여기서 우리는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소액 금융의 성공 사례에 주목한다. 소액 금융이란 제3세계 자영업자들에게 매우 적은 양의 금액을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성공 사례로 방글라데시에서 무하마드 유누스가 1983년 설립한 민간 영리 은행 그라민 은행을 들 수 있다. 그라민 은행이 30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거둔 빈곤 완화 효과는 2조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낭비된 해외 원조 프로그램의 효과를 능가한다.
그라민 은행의 대출금은 1인당 30~200달러 정도이다. 지금까지 그라민 은행은 수백만 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30억 달러를 대출했다. 은행은 18%의 이자를 부과하지만 채무 불이행률은 2%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대출을 받는 이들에게 소규모 상조 모임 가입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만일 회원 중 누군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다른 회원도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대출의 흐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사회적 압력인 셈이다. 그라민 은행에서 대출 받은 수천 명의 사람들은 이제 토지와 집,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더 이상 굶주리지 않는다. 유누스는 현재의 시도에서 더 나아가 일단 비공개 주식을 발행한 후 가난 퇴치 프로그램을 시행함과 동시에 공개로 전환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그는 세계은행과는 결코 손잡지 않을 것이다. 그는 “세계은행의 방식에 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외국 원조에도 불만을 표한다. “부국들이 외국에 제공하는 원조 예산은 자국민 고용을 돕거나 자국 상품을 판매하는 데 사용된다. 빈곤 퇴치는 뒷전이다. 원조금은 정부 지출의 확장을 야기하고 시장경제의 이익에 반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권력자들이 활용하는 일종의 자선금이 되고, 가난한 사람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피터 바우어도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종교에도 경쟁이 필요하다?_ 종교에 시장 원리를 적용한 경제학자들
1980년대 말 아나코니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 교회 참석률이 높아진다는 애덤 스미스의 가설을 실험했다. 애덤 스미스는 경쟁이 종교 단체들에게 신도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렇게 믿었던 것이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개신교 국가에서 교회 참석자 수는 교회의 위세와 반비례했다. 미국과 같이 종교가 자유롭게 경쟁하는 나라에서는 교회 참석률이 높았고, 핀란드처럼 하나의 개신교 교파가 독점하는 나라에서는 참석률이 낮았다. 간단히 말해 종교의 자유가 높을수록 국민의 신앙심은 깊어진다는 의미이다. 이후 두 명의 사회학자 로저 핑크와 로드니 스타크가 미국의 종교 역사에 시장 원리를 적용했고 똑같은 결론을 얻었다.
미국 종교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핑크와 스타크는 다음과 같은 발견을 하게 되었다. 첫째, 치열한 경쟁과 계속해서 새로운 종교가 탄생한 결과 지난 두 세기 동안 미국 국민들의 교회 참석률은 꾸준히 증가했다. 둘째, 무한한 경쟁 환경에서 한 나라에 지배적인 신앙이 생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모든 세상을 개종할 수 있는 종교는 없다. 소비자들이 하나의 자동차 모델에 만족하지 못하듯이, 기독교도들도 하나의 교회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증적으로 모든 기독교 종파가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요구가 계속 있었음에도 단일화 노력은 매번 실패했다. “모든 교회는 비슷하다”는 통념은 틀린 모양이다.
셋째, 원칙을 흐리고 자신들의 강력한 교리를 훼손한 주류 교회는 점차 신도가 빠져나가고 결국 쇠퇴하는 반면, 가톨릭처럼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교회들은 번성한다. 시장은 종교의 질에 대해 보상을 하는 셈이다. “종교 집단은 영혼의 안식을 주고 희생을 자극할 수 있는 굳건한 신학 체계가 있을 때에만 번성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는 경제 원칙이 어디에나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동기, 경쟁, 질, 선택은 물질세계뿐 아니라 영적 세계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5. 미래를 읽는 기술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까?_ 경험적 증거를 토대로 새로운 거시경제 모델을 제시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였던 어빙 피셔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학자로 꼽는 인물이다. 1867년 태어난 그는 예일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경제학에 입문한 후 돈과 가격, 경제를 연구하는 데 생애를 바쳤다. 월가의 예언자로 불렸던 그는 비범한 선동가이기도 했다. 연방 준비위원회가 통화 시스템을 관리하므로 더 이상 경기 순환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고, 1920년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월가에서 발생한 투기 탐닉 현상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1929년 7년 만에 주가가 3배 뛰었을 때도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주식 시장 붕괴를 경고할 때 그는 “주가가 영원히 하락하지 않는 고원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뉴욕 증시의 폭락과 함께 시작된 대 공황은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피셔의 화폐 이론 또한 실패하면서 1930년대 이후 그의 명성과 금융 분야에서의 지위 역시 완전히 무너졌다. 그 후 예일대학은 피셔의 그 유명한 예언으로 인한 오명을 씻어내지 못했다.
예일대 경제학 교수 로버트 실러는 2000년 출판된 『이상 과열』의 저자이다. 2000년은 나스닥 지수가 절정에 달한 시기였는데, 그때 실러는 “현재 주식 시장은 투기성 거품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2005년, 그는 미국 부동산에 대한 장을 추가한 『이상 과열』 개정판을 들고 나타났다. 실러는 전례 없는 주택가치 상승이 결코 지속되지 못하리라 지적하며 “우리는 점차 위험과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큰 폭으로 상승했던 부동산 가격이 정점을 친 후 하락하기 시작했고,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붕괴했다.
실러와 인터뷰할 때 나의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정점을 예측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어빙 피셔 저주가 마침내 풀린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이에 실러는 “그런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실러의 예측 모델은 과거의 계량 경제 모델과 어떻게 다른 것일까? 실러의 『이상 과열』은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인간 행동과 투기 심리를 다룬 책이다. 실러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과거 사례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말한다. 시장이 일반적인 장기적 추세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원래의 장기적 추세에 맞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중을 기해야 할 때가 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실러는 금융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눈치 빠른 관찰자라고 말한다. “금융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대부분의 머니 매니저들은 시장을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건전하고 현명한 연구에는 보상이 따른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통찰력, 각별한 시간과 노력, 집중력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이 실수를 하는 이유는 확실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지적으로 뛰어나고 그렇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관심과 주의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