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컨 없는 스퍼스가 서부 최강팀 - 댈러스 매버릭스, 유타 재즈- 들을 둘씩이나 이겼습니다. 두 팀 다 최강의 전력으로 모든 선수들이 출전했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경기였습니다.
마누 지노빌리는 올해 들어 All-NBA team을 노리는 모양입니다. 완벽에 가까운 공격력 -살아난 유로스텝과 변함없는 칼날같은 슈팅력과 패싱력, 경기에서 독보적인 클러치 능력- 으로 두 팀을 떡 주무르듯 부쉈습니다. 토니 파커는 예나 지금이나 쏜살같은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종횡무진 휩쓸었습니다. 핀리는 삼점라인에서 지원을 했고, 보웬은 에이스를 막았습니다. 자, 던컨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그런데 던컨 없는데도 던컨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강한 팀인지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승부처에서 실력 차가 현격하게 드러났고, 만약 여기에 던컨마저 있었다면 얼마나 일방적인 싸움이 되었을지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99년 첫 감동의 우승을 일구어내고 마침내 염원하던 꿈을 이룬 파란만장한 과거의 데이빗 로빈슨의 품에 던컨이 달려와 양 팔 가득 안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둘은 03년 또다시 어깨동무를 하고 우승 트로피를 공중 높이 치켜들었고, 05년 디펜딩 챔피언 디트로이트를 맞아 7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세 번째 반지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신예스타 르브론이 이끌고 올라온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우승 베테랑' 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하며 압도적인 전력차로 그들을 누르고 무려 네 번째 우승을 거머쥡니다.
'2000년대의 홀수 년도는 스퍼스의 것이었습니다'
이제 스퍼스는 왕조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모든 구단들은 스퍼스의 구단 지침과 포포비치 방식의 전략을 의도적으로 모방하고 있습니다. NBA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된 셈입니다.
오늘날의 NBA 역사를 존재케 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가, 푸른 빛 도는 sunglasses와 섹시한 Baggy Pants를 입고 Ferrari를 타고 질주하는 Fancy 모델이라면,
현 팀 던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흰 색 와이셔츠와 검정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서 한 손에 갈색 Boston Bag을 든 Clean-cut 모델입니다.
스퍼스의 강성함은 식을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우승후보 0순위였고, 내일도 우승후보 0순위일 것입니다. 내일 모레도 우승후보 0순위이고, 그 다음 날에도 우승후보 0순위일 것입니다. 그때까지 무수한 수퍼스타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요. 득점왕, 퍼스트팀, MVP를 석권했던 앨런 아이버슨, 역사에 길이 남을 Rocky Mountain 디켐베 무톰보, Mr. Triple-Double 제이슨 키드......., 너무도 많습니다. 아쉽게도 이들은 스퍼스의 독주를 막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는 길은 안타깝게도 빈 손일 것 같네요.
이제 NBA 팬들은 -언제나 그랬듯-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NBA 게시판에서 어떤 팀을 제일 싫어하냐는 설문조사에서 '스퍼스' 라는 세 글자로 도배가 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국 NBA 팬들 사이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현지에서도 스퍼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쟤넨 또 이겼네', 자주 듣는 말입니다. 스퍼스는 언제나 그렇듯이 열심히 훈련하고, 열심히 수업받고, 열심히 뜁니다. 유기적인 스크린 플레이와 백도어 컷, 2000년대 최고의 로테이션, 던컨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골밑을 사수하고 보웬은 에이스를 막습니다. 지노빌리는 스텝을 밟고 토니 파커는 고개를 흔들며 드리블을 합니다. 핀리, 오리, 배리는 삼점 라인을 마당으로 만듭니다. 이건 모든 팀이 꿈꾸는 팀의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지루해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너무 강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이겨서.'
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스퍼스는 다른 팀과는 다른,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경기를 하는 팀입니다.
게다가 우승을 네 번이나 했습니다. 여러분, "네 번" 입니다. 앨런 아이버슨, 디켐베 무톰보, 제이슨 키드는 '한 번' 을 위해 이때까지 10년동안 피눈물을 흘리며 코트를 달려왔습니다.
쇼팽의 relentless flow가 아무리 감미로워도, 하이든의 섬세한 가락이 아무리 달콤해도, 모짜르트의 우아한 오르내림이 아무리 고와도,
10번 연속으로 들으면 지.루.합.니.다. 나중에는 잠만 옵니다. 빨리 끝나고 다른 곡으로 바뀌기만 기다려집니다.
스퍼스가 써 내려가는 이 NBA의 역사, 스퍼스 유니폼만큼이나 새하얗고 깔끔한 역사가 슬슬 지겨워질 법도 합니다. 문제는 '이놈의 지겨운 스퍼스 쇼팽 음악' 은 도통 다른 곡으로 바뀌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다가 음악 감상 시간 전체를 쇼팽 음악만 듣다가 끝나게 생겼습니다. 리드를 잡고 있으면 놓치는 법이 없는 스퍼스의 강함이 지겨워집니다. 던컨의 군더더기 없는 포스트 무브가 깔끔하다 못해 이젠 지겹고, 마누는 우리가 경기 중계를 보나 안 보나 갈 지자 유로 댄스를 추며 4쿼터 마지막 골을 마무리할 것이고, 파커는 에바가 집에 있으나 없으나 상대편 포인트가드 발목을 비틀어 놓을 것입니다.
저도 조던의 불스를 보면서 90년대 후반에는 심한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무조건 이기는 불스, 무조건 승리하는 조던, 승리란 승리는 모조리 독식했으면서도 그것도 모자라 또 우승하려고, 그리고 우승하고 나서도 그 다음해 우승을 또 노리는 불스, 승리에 걸신들린 것 같은 불스, 불스, 독재자 불스...,
더군다나 제가 응원하는 닉스에게는 단 한번의 기회도 허락하지 않는 밉상스러운 그들의 강함은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조던이 여섯개의 손가락을 치켜들며 의기양양 Delta Center 관중들을 호령하는 새, 유잉은 늙어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고, 스탁스는 사라졌습니다. 바클리는 부상당해 집에 갔고, 페이튼은 외로이 빈 집을 지켰습니다. 레지는 그때까지도 외로운 저격수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게 조던 때문이었고, 시카고 불스 때문이었습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가 않은 '이놈의 지겨운 불스 힙합뮤직'.
제발 다른 곡으로 좀 바뀌어라, 이런..
그러다가 곡이 바뀌더군요. 영원히 한 곡만 나올 줄 알았는데.
독야청청 세상을 호령하던 마이클 조던이 은퇴하고 불스는 한 순간에 The Greatest Dynasty에서 꼴찌팀으로 전락해 버리더군요. 아무도 불스 경기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코미디에서는 '오, 불스 오늘은 괜찮네. 20점차로 지고 있잖아? 리빌딩에 성공하고 있군' 하는 시덥잖은 개그나 나왔습니다. 마이클 조던이 등장한 이래 16년동안 매진 사례를 이루던 United Center엔 파리만 날렸습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노니'
갑자기, 그 지겹던, 그 징글징글하던, 독재자, 마수, 괴물, 악당 불스, 90년대 자체를 그들의 것으로 수놓았던 조던과 불스가 불현듯 그리워지더군요.
다른 팀에게 단 한번의 기회도 허락하지 않았던 그 잔인하고 매정한 불스와 조던이 이젠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 향수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도 스퍼스가 쓰는 이 요즘 NBA의 역사가 이제 지루하고, 뻔하고, 별 감동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던컨이 늙어 노병이 되어 8득점 4리바운드 하다가 은퇴하고
지노빌리의 탈모가 극심해져 대머리가 되고,
토니 파커가 던지는 플로터가 번번이 에어볼이 되고,
보웬이 루키들에게 26점, 30점씩을 허용하고,
오리가 늙어 집에 가서 트로피 닦고,
그래서 스퍼스가 플레이오프에도 못 올라가는 팀이 되었을 때,
지금 스퍼스의 독주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지금을 회상하며 그리워하실 거에요.
"아.., 미스터 기본기 던컨의 우직함이여., 마누의 유로스텝, 토니 파커의 플로터여..' 하시면서.
조던과 불스가 그랬듯,
던컨과 스퍼스도 그들이 사라질 때 비슷한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 이것만은 잊지 맙시다.
우리는 21세기 최강의, 최고의 팀을 보고 있으며,
2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그 팀의 완벽한 기량과 완벽한 마음가짐을 지닌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앞으로 탄생할 수많은 빅맨 스타들이 앞다투어 흉내내고 좇을 전설 중 전설을 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하얀 유니폼을 입고서 골밑슛을 던지는 것을 볼 날도 이제 8,9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21번 져지가 at&t 센터 천장에 걸리고, 그 져지에 때가 가득 묻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손자들에게
'팀 던컨이라는 선수가 있었단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말이다' 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는 것을.
잘 읽었습니다. 뉴욕매니아님 답게 불스를 엄청 증오하셨었군요 ㅎㅎ 스퍼스 안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는 느낌을 최근에야 피부로 느꼈습니다. 어빙님과 킴벌리님께 제공하는 리그패스 디빅 스퍼스 경기를 외국포럼에도 공유를 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코멘트가 'Thx for upload. but Manu suck'같은 직설적인 표현들로 일관했습니다. 전 오히려 스퍼스의 긴 여정의 끝이 어디일까 궁금해서라도 우승했으면 하네요.
아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어빙님은 지노빌리 농구인생의 최대 전성기를 언제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조던의 전성기를 블랙캣이라 불리며 질주하던 80년대보단 다이나믹한 맛이 떨어져도 종합적인면에서 발전을 이루었던 90년대로 기억하지않습니까? 지노빌리의 유로리그 시절이나 국대에서 날라다니던 시기보다 지금이 더 낫다고 보십니까? 궁금하네요. 저로서는 지노빌리가 싱싱하던 모습은 그저 짤막한 믹스감상이 전부였지만 적어도 NBA 데뷔이래 올해가 최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 좋은데 몸좀 사려가며 뛰어주면 좋겠습니다. 던컨 돌아오면 지노빌리가 부상으로 나가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바로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합니다.^^ 운동능력은 유럽시절이나 2005년 오비완 시절에 비해 감소됐지만 경기를 보는 눈이나 슈팅, 패싱, 수비력 면에서 기복이 없는 올해가 최고 전성기임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조던의 전성기를 90년대 초반으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마이클 조단이 35세의 나이에도 챔피언쉽을 땄으니. 솔직히 리그내 비평가들은 선수들의 경기를 이해하는 완숙한 성숙함의 중요성을 인지해, 30세 전후, 아니면 그 후 몇년을 실제적 전성기다라고 평가하는데. 스티브 내쉬의 예도 있고. 농구 경기에서 atheletic abiity가 빠질 수 없는 문제이지만, 운동능력만으로 농구선수가 될 수는 없다고 얘기하니깐요. 하지만 역시 마누 지노빌리 같은 경우 문제는 마이클 조단이나 코비 같은 선수들과는 달리 그정도의 beating이나 오랜시간 day in day out 경기시간을 견뎌낼 스태미너나 근육량(?)이 부족한데.
하지만 파파감독이 팀의 궁극적인 성공을 위해 마누의 플레잉 타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죠. 이번 시즌에는 30 분 이내로. 티미 없이는 엄청 더 뛰어야 하지만. 티미는 곧 돌아올 것 같고. **. 개인적으론 티미없이 마누가 오랫동안 이 정도 선전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땅에 곤두박질 엄청, 다른 선수들 몸에 엄청 갖다 부닥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ㅠㅠ.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군요. 갑자기 뉴욕 매니아님 글을 읽다보니 저도 불스가 그리워집니다 ㅠ_ㅠ; 10년전 바로 지금 이 시간이면 9시 뉴스끝나고 스포츠 뉴스 끝자락에 나오던 해외 스포츠에서 NBA 뉴스할시간이었었죠. 그리고 바로 내일! 월요일 새벽에 NBC에서 더블 헤더를 볼생각에 밤잠을 설치던 그시절...부모님들 깨실까봐 조심조심 몰래 마루에서 TV를 보곤했었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ㅎㅎ
글 감사합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론 샌왕이 서부 강팀들인 재즈와 매버릭스를 이겼음에도 불구, 팀 던컨의 부재감이 크게 안 느껴졌다고 얘기할 수는 없군요. 티미가 없어서 역시 제일 피 본 건 토니 파커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티미가 탑에서 하이 픽앤롤로 스크린을 서 주면 half 코트 오펜스 셋에서도 림으로의 돌파가 가능하곤 했는데, 티미 없이 그런것들 전부 빡빡거리니, 그 후에 가능한 여러 공격 option 모두 흐지부지. 사실 토니 파커의 플레이는 그렇게 하이 레벨이 아니었다는 생각, 티미없이 엄청 고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덩컨이 빠짐으로써 드러난 실체라고도 할 수 있죠. 파커는 덩컨이 없으면 그냥 빠른 슈팅형 포인트가드일 뿐이라는 겁니다. 반면, 마누는 덩컨이 빠지니까 완전히 자기 세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기력을 보여 줬습니다. 다시 말해서, 파커는 덩컨 효과를 누구보다 많이 받았던 선수라고 할 수 있겠고, 상대적으로 마누는 최대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 오래갈 수는 없지요. 덩컨이 돌아와야 스퍼스 본연의 경기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지금은 임시변통 상태고, 이와 같은 상태는 마누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해 보여주는 데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역시 티미가 팀메이트들의 플레이를 한결 쉽게 해준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 빡세게 competitive했던 두 경기들을 보면서 한결 이해가 쉽더군요. 공수양면에서. 비평가들이 맨날 true MVP makes teammates better 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편 그래도 예전엔 파커는 경기 초반에 좀 부진하면 끝에는 완전 실체를 찾아 볼수 없게 사라진 반면, 그래도 이번 두 경기에선 끝까지 게임에 남았다는 인상을 주더군요. 4쿼터에선 두 경기 모두에서 중요한 바스켓들 스코어 해주고. 림 주변의 중요 공격 무기인 티미가 안 보이니, 확실히 상대 팀들이 토니의 돌파를 림 주변에서 막기를 수월해 하더군요. 하지만 중요 점프 샷들 성공시키고.
또 한편으론, 샌왕과 달라스, 유타 이 두 경기들을 보면서 확실히 시스템 농구의 승리가 아닌가. 물론 샌왕의 시스템의 주요 기둥인 티미가 빠졌지만, 그래도 이 두 팀에 blow out 안 당하는 것도 어딘데, 오히려 이기다니. 티미 없이도 계속 player movment, ball movemen에. 마누가 열나게 aggressive 모드였던 뒤에 다른 팀메이트들이 모두 정렬, 항상 오픈 팀메이트들한테 때리고 오픈 찬스 노리고. 이번 FIBA 아메리카 전에서 아르헨티나팀의 상대적인 선전이 생각나더군요. 그 팀의 에이스들인 마누, 노시오니, 오베르토, 허만이 다 빠졌는데도, 결국 이 팀이 미국 팀 뒤의 2 위를 차지해, 올림픽 qualify 했죠.
선수들은 없어도 시스템은 남는다. 인간적으로 솔직히 말해서 달라스 vs 유타 경기를 보고, 샌왕이 어떻게 이 팀들에 대항해 그 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줬는지 이해가 상당히 안감. ~~~ 상대방 필드골 퍼센티지 높아진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110, 120점까진 안 줬다는 사실. ㅠㅠ
첫댓글 알럽의 nycmania님이 쓰신 글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현 스퍼스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와 "똑같은" 평가를 받았던 팀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60년대 보스턴 셀틱스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뉴욕매니아님 답게 불스를 엄청 증오하셨었군요 ㅎㅎ 스퍼스 안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는 느낌을 최근에야 피부로 느꼈습니다. 어빙님과 킴벌리님께 제공하는 리그패스 디빅 스퍼스 경기를 외국포럼에도 공유를 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코멘트가 'Thx for upload. but Manu suck'같은 직설적인 표현들로 일관했습니다. 전 오히려 스퍼스의 긴 여정의 끝이 어디일까 궁금해서라도 우승했으면 하네요.
아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어빙님은 지노빌리 농구인생의 최대 전성기를 언제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조던의 전성기를 블랙캣이라 불리며 질주하던 80년대보단 다이나믹한 맛이 떨어져도 종합적인면에서 발전을 이루었던 90년대로 기억하지않습니까? 지노빌리의 유로리그 시절이나 국대에서 날라다니던 시기보다 지금이 더 낫다고 보십니까? 궁금하네요. 저로서는 지노빌리가 싱싱하던 모습은 그저 짤막한 믹스감상이 전부였지만 적어도 NBA 데뷔이래 올해가 최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 좋은데 몸좀 사려가며 뛰어주면 좋겠습니다. 던컨 돌아오면 지노빌리가 부상으로 나가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바로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합니다.^^ 운동능력은 유럽시절이나 2005년 오비완 시절에 비해 감소됐지만 경기를 보는 눈이나 슈팅, 패싱, 수비력 면에서 기복이 없는 올해가 최고 전성기임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조던의 전성기를 90년대 초반으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마이클 조단이 35세의 나이에도 챔피언쉽을 땄으니. 솔직히 리그내 비평가들은 선수들의 경기를 이해하는 완숙한 성숙함의 중요성을 인지해, 30세 전후, 아니면 그 후 몇년을 실제적 전성기다라고 평가하는데. 스티브 내쉬의 예도 있고. 농구 경기에서 atheletic abiity가 빠질 수 없는 문제이지만, 운동능력만으로 농구선수가 될 수는 없다고 얘기하니깐요. 하지만 역시 마누 지노빌리 같은 경우 문제는 마이클 조단이나 코비 같은 선수들과는 달리 그정도의 beating이나 오랜시간 day in day out 경기시간을 견뎌낼 스태미너나 근육량(?)이 부족한데.
하지만 파파감독이 팀의 궁극적인 성공을 위해 마누의 플레잉 타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죠. 이번 시즌에는 30 분 이내로. 티미 없이는 엄청 더 뛰어야 하지만. 티미는 곧 돌아올 것 같고. **. 개인적으론 티미없이 마누가 오랫동안 이 정도 선전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땅에 곤두박질 엄청, 다른 선수들 몸에 엄청 갖다 부닥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ㅠㅠ.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군요. 갑자기 뉴욕 매니아님 글을 읽다보니 저도 불스가 그리워집니다 ㅠ_ㅠ; 10년전 바로 지금 이 시간이면 9시 뉴스끝나고 스포츠 뉴스 끝자락에 나오던 해외 스포츠에서 NBA 뉴스할시간이었었죠. 그리고 바로 내일! 월요일 새벽에 NBC에서 더블 헤더를 볼생각에 밤잠을 설치던 그시절...부모님들 깨실까봐 조심조심 몰래 마루에서 TV를 보곤했었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ㅎㅎ
글 감사합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론 샌왕이 서부 강팀들인 재즈와 매버릭스를 이겼음에도 불구, 팀 던컨의 부재감이 크게 안 느껴졌다고 얘기할 수는 없군요. 티미가 없어서 역시 제일 피 본 건 토니 파커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티미가 탑에서 하이 픽앤롤로 스크린을 서 주면 half 코트 오펜스 셋에서도 림으로의 돌파가 가능하곤 했는데, 티미 없이 그런것들 전부 빡빡거리니, 그 후에 가능한 여러 공격 option 모두 흐지부지. 사실 토니 파커의 플레이는 그렇게 하이 레벨이 아니었다는 생각, 티미없이 엄청 고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덩컨이 빠짐으로써 드러난 실체라고도 할 수 있죠. 파커는 덩컨이 없으면 그냥 빠른 슈팅형 포인트가드일 뿐이라는 겁니다. 반면, 마누는 덩컨이 빠지니까 완전히 자기 세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기력을 보여 줬습니다. 다시 말해서, 파커는 덩컨 효과를 누구보다 많이 받았던 선수라고 할 수 있겠고, 상대적으로 마누는 최대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 오래갈 수는 없지요. 덩컨이 돌아와야 스퍼스 본연의 경기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지금은 임시변통 상태고, 이와 같은 상태는 마누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해 보여주는 데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역시 티미가 팀메이트들의 플레이를 한결 쉽게 해준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 빡세게 competitive했던 두 경기들을 보면서 한결 이해가 쉽더군요. 공수양면에서. 비평가들이 맨날 true MVP makes teammates better 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편 그래도 예전엔 파커는 경기 초반에 좀 부진하면 끝에는 완전 실체를 찾아 볼수 없게 사라진 반면, 그래도 이번 두 경기에선 끝까지 게임에 남았다는 인상을 주더군요. 4쿼터에선 두 경기 모두에서 중요한 바스켓들 스코어 해주고. 림 주변의 중요 공격 무기인 티미가 안 보이니, 확실히 상대 팀들이 토니의 돌파를 림 주변에서 막기를 수월해 하더군요. 하지만 중요 점프 샷들 성공시키고.
또 한편으론, 샌왕과 달라스, 유타 이 두 경기들을 보면서 확실히 시스템 농구의 승리가 아닌가. 물론 샌왕의 시스템의 주요 기둥인 티미가 빠졌지만, 그래도 이 두 팀에 blow out 안 당하는 것도 어딘데, 오히려 이기다니. 티미 없이도 계속 player movment, ball movemen에. 마누가 열나게 aggressive 모드였던 뒤에 다른 팀메이트들이 모두 정렬, 항상 오픈 팀메이트들한테 때리고 오픈 찬스 노리고. 이번 FIBA 아메리카 전에서 아르헨티나팀의 상대적인 선전이 생각나더군요. 그 팀의 에이스들인 마누, 노시오니, 오베르토, 허만이 다 빠졌는데도, 결국 이 팀이 미국 팀 뒤의 2 위를 차지해, 올림픽 qualify 했죠.
선수들은 없어도 시스템은 남는다. 인간적으로 솔직히 말해서 달라스 vs 유타 경기를 보고, 샌왕이 어떻게 이 팀들에 대항해 그 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줬는지 이해가 상당히 안감. ~~~ 상대방 필드골 퍼센티지 높아진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110, 120점까진 안 줬다는 사실. ㅠㅠ
감동적인 글입니다. 세월은 흐르고, 스타는 기억에 남는가?.. 농구를 직접 즐길날이 몇년 안 남았네요. 그런게 역사이고 인생일려나? 멋진 글 다시한번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