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했습니다. 제진수 집사님은 의인이고 성자이자 순례자였습니다”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단을 인솔하다 버스에 오르려던 폭탄 테러범을 온 몸으로 막아 희생자를 줄이고 숨진 현지 가이드 故 제진수 집사(56. 블루스카이 트래블 대표)의 장례예배에서 집례를 맡은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는 설교를 통해 그렇게 말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된 제진수 집사의 장례예배는 유족인 부인 송귀연 권사와 딸 제나리(28. 삼성전자 근무)· 제레미(26.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근무)양, 그리고 고인이 출석하던 임마누엘교회 성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하게 드려졌다.
고인은 충북 진천 중앙장로교회 교인 김홍렬씨와 한국가이드 김진규씨, 이집트인 운전사 등 이번 테러로 숨진 희생자 4명 가운데 1명이다.
현지 가이드로 근무하던 제진수 집사는 지난 16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이스라엘 진입 타바 국경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사건이 벌어질 당시 폭탄을 두르고 버스에 오르려던 테러범을 온몸으로 밀쳐냈다. 제진수 집사의 제지로 폭탄은 버스 밖에서 터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때 테러범과 함께 폭사했다. 제진수 집사의 살신성인으로 관광객들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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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10시 서울 일원동에서 유가족과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고 제진수 집사의 장례예배가 드려졌다. |
김국도 목사, “제집사야 말로 성실하고 거룩한 삶을 마쳤다”
장례예배를 집례한 김국도 목사는 설교에서 “15년전 성지순례를 갔을때 가이드한다는 사장이란 분이 장미꽃을 한송이 들고 우리를 안내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그를 ‘꽃을 든 남자’라고 불렀다. 유난히 친절하고 유난히 구석구석을 잘 가르쳐 주어 직업이 가이드였지만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던지 구약과 신약을 꿰뚫고 철저히 봉사의 개념으로 예수의 발자취와 구약시대의 발차취를 보여주려고 애썼던 사명자였다”고 제 집사를 회상했다.
김국도 목사는 또 “보통은 이익이나 자기에게 계산적으로 일하는데 제 집사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면서 “이집트 유학생을 돕는 등 한인사회와 현지 한인교회를 충심으로 받들어 섬기는 진실하고 책임을 다하는 정직한 사람이어서 어떻게 저렇게 성실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폭탄테러가 일어나던 당시에 대해서도 “책임감이 강한 제 집사는 테러범에게 왜 올라오느냐? 당신들이 올라올 데가 아니다며 테러범을 덮친 것”이라면서 “만일 제 집사의 판단이 어물어물해서 복도에서 터트렸다면 수십명이 희생을 당했을 것”이라고 긴박했을 당시를 설명하고는 “제 집사야 말로 성실하고 거룩한 삶을 마쳤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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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화 |
장례예배를 마친 조문객들은 제 집사가 누워있는 관 위에 헌화를 하며 눈물을 흘렸으며 이어 유족을 끌어 안고 위로했다. 헌화뒤 임마누엘교회 경조위원들에 의해 관이 실려 나오자 차녀 레미양과 장녀 나리양이 각각 아버지인 제 집사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섰고 그 뒤를 부인 송귀연 권사와 유가족들, 그리고 조문객들이 따랐다. 고인은 경기도 광주시의 시안(時安)공원에 안장되었다.
한 언론사는 아내인 송귀연 권사가 남편에 대해 “성실한 사람이었다. 밥 먹기 위해서 성지순례 가이드를 한 것이 아니라, 정말 성경을 가르치는 사명을 가지고 일했다”는 소식을 전했으며 장녀 제나리 양은 “아버지의 고생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잘 살아나갈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임마누엘교회의 부목사인 오진욱 목사는 운구차량이 떠난뒤 제진수 집사의 두 딸이 “교회에서 성가대와 교사, 그리고 영어교사로 매우 성실하게 봉사하고 있다”며 제진수 집사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두 딸의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고 떠난 것을 안타까워 했다.
故 제진수 집사는 1958년 8월 18일 경상남도 사천에서 부친 故 제만국 씨와 모친 故 이보지란 씨 사이에서 3남 4녀 중 막내로 출생했다. 인하공전 기계과를 졸업하고 여행사인 ‘블루 스카이 트래블’을 설립했다. 이집트 카이로 한인교회에서 세례 및 집사 안수를 받고, 2003년 8월 26일 임마누엘교회에 등록했다. 1985년 송귀연 권사와 결혼하여 슬하에 나리, 레미 두 자녀를 두었다. 2014년 2월 16일 이집트에서 소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