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영웅 전설은 개성 있는 캐릭터와 다채로운 캐릭터로 여러 사건이나 인물들을 부감도의 시점에서 묘사한 역사극으로, 또한 전략전술이 난무하는 책략적인 게임으로, 재미를 가미 시켜주는 작품이다.
만화이면서도 만화적이지 않고 진지한 사건을 다루면서도 리얼함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디자인과 성격에 잘 맞는 캐스팅, 베테랑들로 짜여진 호화로운 스텝진들이 특징이다.
원작(소설14권)을 애니메이션화 시킨 대하 SF OVA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떤 평론 지에서 읽었던 '우주사극' 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것 같다. 단지 우리나라의 연속사극과 같은 암투위주의 내용이 아니라 250년간 계속된 은하의 전쟁을 배경으로 성격과 철학이 다른 어떤 면에서는 상반되는 성격을 지닌 2명의 주인공, 즉 영웅(역사에 피동적으로 휘말려 살아가는 존재가 안니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인간)을 내세워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방영하게 된다면 방영시간이 보통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의 시간대보다는 수입미니시리즈의 방영시간대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된다. 총 러닝타임 11시간 40분의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원작이 워낙 방대한 관계로 그 스토리의 진행은 오히려 스피드 하다.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하면서 보면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배경의 설정상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즉 제국과 자본주의의 대립적인 설정이 있는데 이 작품의 저자가 그 양 체제의 차이를 보는 시각은 체제의 우열을 가린 다기보다는 모든 체제의 허구성을 통렬히 지적하고 있다.
세속 되는 신분제의 모순 속에서 모든 탄력성을 잃고 몰락한 귀족의 후예인 한 야심만만한 청년에 의하여 무너져가는 은하제국이나, 허울좋은 자유의 수호와 제국의 해방을 내세우며 자신의 권력욕만을 채우는 정치가의 손에 의해 귀를 막고 입을 가린 체로 혹시 조금 무언가 깨닫게 되면 극우 테러 단체인 국기사단에 의해 린치를 당하는 자유행성동맹이나 그 우열을 따진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 따질 가치조차 없다.
특히 자유행성동맹의 정치상황의 묘사는 우리가 식민자본주의국가에서 살고있어서 그런지 일본인보다는 더 절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극장에서도 방영되었던 첫 편인 국방위원장의 연설 중에 나오는 "악랄무비한 침략자들로부터 성스러운 자유의 나라인 우리나라를 지키는 것은 제군들의 헌신뿐이다. 우리들의 무기는 전 국민의 단결된 의지에 있다….." 는 식의 말이야말로 지금도 흔히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 아닌가?
국방위원장과 같은 기회주의적이고 권력욕에 찌들어있는 정치가야 우리주변에 널려있지 않은가? 백색테러, 정치와 봉건주의의 농노제, 야방, 평화주의자, 기인을 본인의사와 관계없이 이용하는 선거전략, 민심을 농략 하는 통치술, 군부쿠데타, 암살, 적국의 내란유발, 선동, 몰락해가는 귀족들의 껍질만 남은 자존심과 그로 인한 희생자들, 등의 정치사극의 모든 요소가 담겨있는 일화이다.
거기에 지배위주의 사관에서 벗어나 민중적인 사관마저 제한적이나마 보여주고 있다. 해방에서의 시각, 말단 병사들이 장성을 평가하는 시각 등이 비교적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다. 캐릭터와 의사의 디자인, 캐릭터의 이름의 설정도 제국과 자본주의 체제의 비교와 원작자의 복고풍의 취미에 충실하다.
먼저 제국측을 살펴보면, 캐릭터의 이름이라든지 의상, 건축의 설정이 주로 독일제국을 그 원형으로 하고있다. 물론 그리스 풍의 귀족(카스트로프 동란)도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은 특별한 예외라고 봐야 할 것이다. 라인하르트의 집권은 마치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 마르크의 등장을 연상시키고 있고 캐릭터의 설정도 귀족적인 분위기에 맞게 소녀 만화적인 미형의 캐릭터가 그 주종을 이루고 모두 독일어로 그 이름이 지어져 있다.
자유행성동맹의 설정은 현대의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을 그 원형으로 하고있고 미국의 특징인 다민족국가라는 점에서 주로 이름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으나 주인공인 양 웬리는 중국계라는 설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캐릭터의 설정도 제국과는 다르게 미형을 배격하고 리얼한 설정을 하고 있으며 복장도 제국측의 고전 귀족 및 농노의 복장과는 다르게 현재 우리가 입고있는 양복과 군복이 그 주종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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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보 게시판에 올렸던 리뷰인데 좋은 글이라 비평란에 다시
올립니다.
출저였던 웹진은 폐쇠되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