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의 하느님
오늘은 연중 제11주일입니다.
오늘의 전례는 우리에게 신뢰와 용기의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모든 말씀이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1독서에 나오는 얘기는 이스라엘이 바빌론에 귀양살이 때의 일입니다.
나라는 이미 망했고 성전도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백성들은 처참한 포로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희망도 없었고 미래도 없었습니다.
이때 예언자 에제키엘은 절망에 빠진 백성들에게 소망과 힘을 불러일으켜 주었습니다.
즉 이스라엘은 연한 가지의 작은 순처럼 보잘 것 없지만
그 순이 자라서는 주위의 다른 나라보다 크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내치시고 겸손한자를 들어 높이실 것입니다.
“높은 나무는 낮추고, 낮은 나무는 높이며, 푸른 나무는 시들게 하고,
시든 나무는 무성하게 하는 이가 주님임을 알게 되리라”
작다고 해서 슬퍼할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작다는 것은 키가 작다는 것도 아니며 크기가 작다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그런 의미도 있지만 가난한 자나 병든 자, 실패한 자나 고통받는 자 등을 말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그 작은 자 안에서 빛나고 성장이 됩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창녀나 세리, 나병환자나 귀머거리 등이 구원을 받았지만
잘나고 똑똑했던 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처럼 작고 보잘 것 없지만
그것이 자라서는 어떤 나무보다도 더 크고 위대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안 믿는 사람들이 바라볼 때에 신앙은 겨자씨보다 더 작게 보입니다.
사실 초대 교회의 모습을 보면 200년 동안 모진 박해로 초토화될 것 같은 위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외적으로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사도들의 활동과 그 후계자들의 활동으로 커갔습니다.
오늘 복음의 겨자씨와 같은 작은 공동체가 그토록 커갔습니다.
어떤 부잣집에 식모가 있었는데 과부였습니다.
부자는 사장이었고 돈도 많아서 부인도 자녀들도 호사스럽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과부는 월급이 적었고 사는 것도 아주 오죽잖았습니다.
그런데 그 식모는 성당에 다니는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주일이면 머리를 곱게 빗고 헌금 돈을 챙겨서 성당에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주인 식구들은 웃었습니다.
종교는 없는 자들이나 믿고 매달리는 허상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사장의 동생이라는 사람이 병원에서 암으로 죽어가고 있었는데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돈도 소용이 없었고 의학박사라는 높은 의술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심부름 왔던 식모 아줌마가 죽어 가는 사람의 손을 잡으면서 기도를 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께로부터 와서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나그네길이니
세속의 때를 다 털어 버리고 하느님을 믿어 보라고 했습니다.
환자는 감격해서 울었고 잘못 살아온 죄악 때문에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부터 차도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식모 아줌마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저처럼 크고 위대한 사람이 있나 할 정도로 그 집에서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집 딸이 먼저 믿었고 나중에는 사장 부인도 성당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돈도 지식도 믿음 앞에는 한낱 작은 티끌이요 먼지였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믿음이 작게 보입니다. 그러나 결코 믿음은 작은 것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작은 자들만이 믿음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러나 그들은 진정 작은 자들이 아닙니다.
그 안에 하느님의 나라가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크고 위대한 자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 실로 작아졌을 때 믿음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작은 자 안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도 작은 자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그를 믿는 사람은 작게 보입니다.
그러나 결코 작은 자가 아닙니다. 그 믿음은 세상의 어떤 지혜나 능력보다도 훨씬 크고 위대합니다.
따라서 작은 마음, 굳은 믿음을, 천상 씨앗인 말씀을 보물처럼 소중하게 간직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그 안에서 건설하도록 합시다. 작은 자는 진정 큰 사람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믿고 모든 일에 있어,
주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살고자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십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는 항상 주님께 대한 가득한 신뢰와 믿음을 지녀야함을 제2독서에서 우리에게 강조하고 계십니다.
우리도 어떠한 역경에서도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의 사랑의 손길이 늘 함께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