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를 읽고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제10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으로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와 사고뭉치 곤이 와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내가 산 책이 121쇄이니 121,000권이 팔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을 읽어가노라면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다. 마치 영화와도 같은 강렬한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긴장이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에 독자를 함께 차명하는 느낌이 든다.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 『아몬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소년의 특별한 성장을 그리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와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곤이의 끈끈한 우정이 이야기를 이글어나간다.
윤재가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맑은 감성을 지닌 도라와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학교에서 얻어맞고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서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이 싹트지만 결국 곤이가 소년원에서 만났던 철사에게 돌아가면서 윤재가 철사의 칼에 찔리고 곤이가 철사를 지르면서 그가 눈을 떴을 때 식물인간이었던 그의 어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고 그를 돕던 심 박사는 그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정말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