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사여래(藥師如來, skt. Bhaisajya-guru) >
약사여래(청양 장곡사 국보제337호)
약사여래(藥師如來)는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약사신앙의 대상이 되는 부처이다.
동방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시키며, 부처의 원만행을 닦는 이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게 하는 부처이다.
이를 ‘약사유리광여래(藥師琉璃光如來, skt. Bhaisajya-guru-vaidūrya)’
혹은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한다.
과거세에 약왕(藥王)이라는 이름의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기 위한
12가지 대원(大願)을 세워, 그 공덕으로 부처가 됐는데,
이 대원 속에는 중생의 병고를 구제하는 일만이 아니라
의식주 문제와 파계, 범법자 구제도 포함돼 있다.
신라시대부터 약사신앙이 대중화된 것으로 보이며,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사찰에서 약사전에 약사여래를 모시고 있다.
5종의 <약사경>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 널리 유통됐던 경전은 두 종류이다.
• 달마급다(達摩笈多)가 615년에 한역한 <약사여래본원경(藥師如來本願經)>.
• 당나라의 현장(玄奘)이 번역한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이다.
약사여래가 동방에 불국정토(佛國淨土)를 건설했는데, 그 나라의 이름이 정유리국(淨瑠璃國)이라 한다.
이 불국정토는 약사여래가 인행시(因行時:성불하기 이전 수행할 때)에 발원한
12대원(大願)을 성취함으로써 건설됐다고 한다.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없애며 현세의 복락을 이루게 하는 부처인 약사여래는
동방 정유리세계(淨琉璃世界)에 살면서 중생의 고통을 소멸시키겠다는 12대원을 발해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의왕(醫王)으로서 숭앙받는다.
현세이익적(現世利益的)이고 주술적(呪術的)인 성격이 강해
일찍부터 그 신앙이 대중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아미타불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약사불은 죽음의 원인이 되는 여러 가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의 대상이다.
<약사여래본원경>에 따르면, 약사불이 머무는 동방 정유리세계는 아미타정토와 같고,
약사의 좌우에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있고 12신장(十二神將)을 권속으로 거느린다고 했다.
또한 손에는 약합(藥盒)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나 원래는 보주(寶珠)를 쥐고 있었다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부터 약사경변상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에 근거해 약사여래를 신봉하는 약사신앙은
우리나라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신앙형태였다.
그의 이름을 외우고 그의 가호(加護)를 빌면 모든 재액이 소멸되고
질병이 낫게 된다는 실리적인 신앙은 일반 민중들 사이에서 강한 설득력과 호소력을 가졌다.
삼국의 전쟁 중 수많은 희생자와 병자를 냈던 상황 속에서 약사여래는
새로운 구원자로 등장했던 것이다.\
나아가 선덕여왕이 병에 걸려 의약의 효험이 없었을 때
밀본(密本) 법사가 여왕의 침전 밖에서 <약사경>을 염송해 병을 낫게 했다는 것
또한 약사신앙 유포의 중요한 일면이다.
통일 후의 신라에서는 <약사경>에 대한 연구가 경흥(憬興)과 태현(太賢) 등의 고승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졌고, 약사여래의 조성이 매우 많았다.
특히, 신라 사방불(四方佛)의 조성에 있어 동방에는 항상 약사여래를 모시는 것이
일정한 신앙 유형으로까지 발전된 사실은 약사신앙이 널리 대중화됐음을 여실히 밝혀 주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이와 같은 개인의 평안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위기가 닥칠 때마다
약사도량(藥師道場)이 자주 개설됐는데,
이 또한 약사의 명호를 외우면 국가의 재난이 소멸된다는 약사여래의 본원에 근거를 둔 것이다.
대표적인 약사행법은 7일 동안 팔재계(八齋戒)를 지키면서
주야로 약사여래를 예배, 공양함과 아울러 <약사경>을 49번 독송하고 49등(燈)을 밝히는 것이다.
또 약사여래상 7위를 조성해서 그 상 앞에 각기 49일 동안 7개의 등을 밝히고
5색 당번(幢幡)을 49척쯤 되게 만들어 걸고
여러 종류의 중생을 방생하면 여러 가지 질병의 위험을 면한다고 했다.
국왕이 그 나라에 유행하는 질병이나 외적의 침입 등 재난이 있을 때도
위와 같이 행하면 재난이 소멸되고 국토가 평안해진다고 했다.
또, 선남선녀가 약사여래상을 조석으로 모시어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면 장수하게 됨은 물론
부귀와 관위(官位)를 얻게 된다고 한다.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시고 있는 절에서는
약사여래를 모신 금당(金堂)을 유리광전(瑠璃光殿)이라고 한다.
경북 봉화의 청량산 청량사(淸凉寺)는 본전불이 약사여래여서 본전을 유리광전이라 한다.
동방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시키며,
부처의 원만행(圓滿行)을 닦는 이로 하여금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묘과(妙果)를 증득하게 하는 부처로서,
과거세에 약왕(藥王)이라는 이름의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기 위한 아래와 같은 12가지 대원(大願)을 세웠다.
① 광명보조(光明普照) ― 내 몸과 남의 몸에 광명이 가득하게 하려는 원,
➁ 수의혹변(隨意或辯) ― 위덕(威德)이 높아져 중생을 깨우치도록 하려는 원,
③ 시무주물(施無晝物) ― 중생으로 하여금 욕망에 만족해 결핍하지 않게 하려는 원,
④ 안립대승(安立大乘) ―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사(邪)된 길로 가는 것을 대승(大乘) 보살도(菩薩道)로 향하려는 원,
⑤ 구계청정(具戒淸淨) ―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깨끗한 업(業)을 지어 삼취정계(三聚淨戒)를 갖추게 하려는 원,
⑥ 제근구족(諸根具足) ― 일체의 불구자로 하여금 모든 기관을 완전하게 하려는 원,
⑦ 제병안락(除病安樂) ― 모든 병을 물리쳐 몸과 마음이 안락하게 하려는 원,
⑧ 전녀득불(轉女得佛) ― 일체 여인으로 하여금 모두 남자가 돼 성불하게 하려는 원,
⑨ 안립정견(安立正見) ― 천마(天魔)⋅외도(外道)의 나쁜 소견을 없애고 부처님의 바른 지견(知見)으로 포섭하려는 원,
⑩ 제난해탈(除難解脫) ― 나쁜 왕(정치)이나 강도, 혹은 자신이 범법하는 등으로 당하는 고통으로부터 구제하려는 원,
⑪ 포식안락(飽食安樂) ― 모든 중생의 기갈(饑渴)을 면하게 해 배부르게 하려는 원,
⑫ 미의만족(美衣滿足) ― 가난해서 의복이 없는 이에게 좋은 옷을 입게 하려는 원.
이것이 약사 12대원(藥師十二大願)이며, 그 공덕으로 부처가 됐고,
또 한량없는 중생의 고통을 없애 준다는 것이다.
이 12대원 속에는 약사여래가 단순히 중생의 병고를 구제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의복이나 음식 등의 의식주 문제는 물론 사도나 외도에 빠진 자, 파계자, 범법자 등의
구제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12대원 이외에도 극락왕생을 원하는 자, 악귀를 물리쳐서 횡사를 면하고 싶은 자,
온갖 재앙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자들이 약사여래의 명호를 부르면서 발원하면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외적의 침입과 내란, 성수(星宿, 별자리)의 괴변, 일월(日月)의 괴변, 때 아닌 비바람,
가뭄, 질병의 유행 등 국가가 큰 재난에 처했을 때도 약사여래의 본원력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위의 ➇ 번에서 “일체 여인으로 하여금 모두 남자가 되게 하려는 원”은
당시 남녀 차별이 혹독할 정도로 심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 것이므로
이것을 남녀차별을 없앤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12대원에 의해 이 부처는 현세 이익적인 부처로서 통일신라시대에 널리 유행했고,
석가모니불⋅아미타불⋅미륵불과 함께 약사여래는 우리나라 4대 신봉불의 하나로 자리를 잡게 됐으며,
아울러 사방불신앙(四方佛信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 위의 12대원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제일 대원인 ‘광명보조’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자신이 내는 광명이 찬란해 온 세계를 비추고 32상(相)으로 몸을 장식해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와 똑같은 모습이 되게 하고 싶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이 대원인 ‘수의혹변’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몸이 유리와 같이 빛나서 무한히 맑고 깨끗하며 광명은 광대해 해와 달을 감추고
공덕이 높아 저 세상 사람들이 이 광명을 받으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맹세인 것이다.
제삼 대원인 ‘시무주물’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무궁무진한 지혜를 가지고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다 주고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싶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사 대원인 ‘안립대승’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도(邪道)에 빠지는 사람은 모두 부처님의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대승불교에 의해 어떤 일에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오 대원인 ‘구계청정’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청정(淸淨)한 수도를 행한다면 마땅히 계율을 지키게 하고,
설혹 파계(破戒)를 한자라도 자기의 명호를 들으면
결코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육 대원인 ‘제근구족’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신체 불구자 또는 마음이 비틀린 자, 어리석은 자들을 모두 구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칠 대원인 ‘제병안락’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람이 병들어 아무리 사경(死境)을 헤매고 있었다 하더라도 모두 구해
부처님의 세계에 안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팔 대원인 ‘전녀득불’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여인들이 여러 가지 제약의 괴로움을 받아서 여자로 태어남을 슬퍼하고 있을 때,
그들이 남자가 돼서 성불해 부처님의 세계에 안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구 대원인 ‘안립정견’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도에 빠지거나 외도의 속임수에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건져
올바른 길로 인도해 보살의 길로 들어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십 대원인 ‘제난해탈’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람들이 나쁜 정치에 휘말려 고란을 겪든가, 삼재팔란으로 고통을 당하거나,
범법으로 옥고를 치를 때, 자기의 복덕과 위력에 의해 이들을 모두 구해
모든 괴로움과 슬픔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십일 대원인 ‘포시안락’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면 이들을 모두 구해 그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심신의 안락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제십이 대원인 ‘미의만족’이라는 것은 자기가 내세에서 여래가 됐을 때,
사람이 가난에 쪼들리어 의복이 없고, 더위와 추위로 고난을 받고 있을 때
이들을 모두 구해 바라는 의복은 물론
그 밖의 모든 것을 주어서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겠다는 맹세인 것이다.
이상 12가지는 약사여래가 보살 수업을 하고 있을 때 마음먹은 광대한 대원인 것이다.
약사여래의 이 대원과 그의 정토에 장엄한 모습은 이루 다 형용해 설명할 수가 없으며,
그 정토는 대단히 청정하고 거기에는 여인이 없다고 한다.
또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도 없으며, 번뇌와 슬픔의 소리는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평화,
안락한 곳으로 대지는 유리(瑠璃)로 돼있고 성과 궁전, 집들이 모두 칠보로 꾸며져 있다.
동방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는 일광(日光)과 월광(月光)이라는
두 사람의 보살이 있다. 이 두 보살은 다른 여러 보살의 상좌(上座)이며
약사여래를 도와서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수호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약사여래의 공덕은 능히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출처] 블로그 아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