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치펌(고급인력 직업소개업)을 정리하고,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홍죽리에 있는 돈까스클럽의 프랜차이즈 사업본부장으로 일한 지 벌써 한 달이 되어 간다.
일전에 언급했듯이, 이곳 돈까스클럽은 논과 밭이 있는, 시골길 한 모퉁이 500평 땅 위에 8년 전에 설립되었고, 지금은 매년 25만 명에 달하는 고객인 방문하는, 양주시 산하 2,400여개 식당 중에서 최우수 점포로 선정된 곳이다.
이곳을 찾는 몇몇 고객들이 가맹점 사업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사장인 동생은 연세대학원에서 프랜차이즈과정을 수료하는 등 수년간 빈틈없이 준비한 후에 올 4월부터 경기도 분당/수지점을 비롯하여 하남점, 광주점 등 10여 곳 가맹점을 운영해 왔다.
친형제지만, 성격과 외모가 확연히 다르고, 그동안 경험한 분야가 달라서, 나는 마치 신입사원처럼 하나하나 20여년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가며 업무를 익히고 있다.
동생도 대기업 출신이지만, 8년 전 돈까스클럽을 시작할 때부터 몸으로 터득하며 배웠고, 털털한 생김새와는 다르게 워낙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어서 나는 동생에게서 쓴소리 들어가면 혹독하게 일을 배우고 있다.
이곳 돈까스클럽 본점은 내가 30여 년 전에 근무했던 1사단 위수지역인 법원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마음에 들었고, 식당 직원들은 대부분 이곳 동네출신이어서 온순하여 대하기 편했으며, 시골이라 공기가 맑고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다.
프랜차이즈 사업본부가 있는, 본점 옆 2층 건물에서 양쪽 주차장을 내려다보면 고객들이 타고 온 수십 대의 차량들로 늘 꽉 차 있어 양주시가 자랑하는 1등 음식점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인데, 간혹 그것을 모르고 차에서 내려 본점 정문에 크게 쓰여 있는 간판(휴무일)을 보고 실망하며 돌아가는 고객 차량도 수십 대가 넘었다.
식당업에서 출발하여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사업을 하는 터라, 출근하는 시각은 아침 10시로 늦지만, 퇴근은 한정된 인력에 업무량이 많아 항상 밤 10시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서울 잠실 집까지 50km 넘는 거리를 차를 몰고 가면 한밤중이 되었고, 몸은 파김치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침에 출근할 때 나는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의정부 방향으로 거꾸로 가므로, 도로가 원활해 막힘이 없고, 얼마 전까지 주말마다 올랐던 북한산, 도봉산의 멋진 풍광을 멀리 쳐다보며 하루 일을 시작하는 기분이 더욱 좋다.
저녁에 업무가 많아 늦을 때는, 이곳 직원들과 1~2km 떨어져 있는 식당을 차를 타고 찾아가 식사하는 것이 즐겁고, 이따금 야간에 들리는 총소리, 대포소리를 들으면 내가 정말 멀리 와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다.
더구나, 얼마 전에는 돈까스클럽 길 건너편에 있는, 3천평이 넘는 커다란 주차장에 부대원들이 전차를 몰며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우리 회사가 인근 지역부대 훈련에 장소를 제공하며 일조하였다.
처음에 본점 직원들과 저녁에 회식했을 때, 술에 취해 도저히 차를 몰고 갈 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새벽 2시에 대리기사를 부르기가 곤란해서 인근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적이 있었다.
새벽 6시에 비몽사몽으로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하고 양주시 시골길을 차를 몰며 서울로 향하는데, 앞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로 애를 먹었지만, “새벽 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하는 귀에 익은 유행가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런 환상적인 분위기는 서울에서 50년을 넘게 살면서 구경은 커녕, 상상도 못했지만, 마치 연막탄을 터트리고 적지로 전차를 몰고 돌격하는 군인같은 느낌은 실제 경험하지 않고는 누가 알겠는가!
지금까지 가맹점 오픈 지원업무를 하느라 주말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본부장으로서 빨리 업무를 파악하느라 밤 늦도록 일하다 보니 몸이 지쳐 친구들에게 전혀 연락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간간이 시간을 내어 몇몇 카페에 들어가 보니, 카페관리자며 운영자인 이규선이 없어 카페가 마비되고 있다는 글들로 가득하였다.
미안하구나! 친구들아!
조금 여유가 생기면, 과거처럼 글을 올리고, 살아가는 얘기도 나누지 않겠냐?
첫댓글 수고많다. 규선아 시간나는대로 우리반 카페 끌고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