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가족 천도
저녁 공양이 끝나고 7시가 되자 통역과 나를 들어오라고 하셨다.
”내일 새벽 6시 천도재를 지낼 터이니 △△△을 준비하라. 내가 천도 한다고 해도 여러 명이고 가 있는 곳이 다 다르기 때문에 100% 다 천도 된다고 보장을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천도를 해보자.“
우리는 준비하라는 것을 갖추고 위패도 쓰는 등 밤늦게까지 준비를 마쳤다. 나는 에이즈 때문에 심정이 착잡하여 하소연은 했지만 에이즈 문제는 말씀도 드리지 않았는데 어찌 되었든 총체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주변 정리를 해주시려고 한다고 믿었다.
새벽에 법당에 들어가시면서 아무도 들어올 필요 없이 당신 혼자서 하시겠다고 하였으나 모두 참석하였다. 6시 반에 시작된 재는 무려 3시간 반이나 걸려 아침 10시까지 계속 되었다. 나중에 통역에게 들으니 내가 전화를 받느라고 밖에 나와 있는 사이 천도재가 시작되고 얼마 안 되어 갑자기 큰스님이 앉아서 울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너무 불쌍하다. 저것 봐라. 목매 죽은 사람, 농약 먹은 사람...“
그리고는 정말 정성을 다하여 하나하나 천도를 해 나가셨다고 한다. 재가 막바지를 달릴 때 9시가 넘어 나는 전화를 받으러 사무실로 나와 있어야 했다. 아침 출근을 하면 에이즈 검사에 대한 마지막 판결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주 마지막 피를 뽑아 검사할 때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다음에는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결과는 전화로 통보하겠습니다.“
그런데 ‘오지 마라. 전화로 통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잔인하게 들렸고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의사들이 사형선고 할 때 어려운 처지를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지난 일주일은 50일 중에서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출근 시간이 꽤 지나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야 대학병원 담당의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고하셨습니다. 그 동안 걱정 많이 하셨죠? 두 분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음성이라는 것은 에이즈 바이러스가 없다는 뜻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부처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다시 세상에 태어난 기쁨에 가득 차 있을 때, 10시가 되자 3시간 반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천도를 하신 노스님께서 법당을 나오셨다. 1924년생인 노스님은 당시 2003년이니 만으로 80살이시고 우리 나이로는 81살이 되셨는데 그렇게 강행군을 하신 것이다.
”너의 조모는 왕생이 되었다. 세 사람이 왕생했고 대부분 사람과 천상에 태어났다. 다만 아직도 사람이나 하늘에 태어나지 못한 분들이 있으니, 이 분들은 앞으로 네가 열심히 수행해서 천도해 드리도록 하여라.“
경황이 없었지만 내 기억에 할머니의 왕생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내가 아버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일까? 아버지와 다른 한 분도 말씀하셨는데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머리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다.
‘이게 뭘까?’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큰스님은 어떻게 알고 나를 찾아와 주셨을까?’
‘무슨 인연으로 그 좁은 쪽방 침대에서 이틀을 주무시고 노구에 나를 위해 6시 반부터 10시까지 3시간 반 동안 천도를 해주실까?
새벽부터 아침 공양도 하시지 않고 천도재를 다 마치고 나서야 공양을 하셨다. 그야말로 바람같이 나타나셔서 모든 분위기를 확 바꿔버리는 느낌이 할아버지 노스님이 살아오셔 위기에 찬 손주를 꼭 집어 건져내 주시는 것 같았다.
3) 여기가 극락이구나!
오후에는 청원 정토마을 호스피스센타가 있는 주변 땅을 다 돌아보시고 말씀하셨다.
”극락과 이 땅하고 참 잘 어울린다. 여기가 염불하기엔 참 좋은 땅이다. 정말 극락이구나, 수행하기 참 좋은 곳이구나.“
나도 평소에 늘 느끼는 것이지만 평화로운 골짜기에 들어가면 정말 번뇌가 없어진다. 풍경소리도 맑고, 하늘의 별도 맑고, 공기도 맑고, 땅도 맑기 때문에 사람이 들어가면 바로 밝아진다. 큰 스님이 이런 정토마을 정말 좋아하셨다. 내가 아랫녘에 땅을 마련하여 좀 더 큰 병원을 세우려고 모금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당신도 중국에서 17곳이나 불사를 하셨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곳에 가서 보살행을 하여라. 그러나 나중에 수행할 때는 꼭 돌아와서 이곳에서 염불수행 하여라. 여기가 염불수행하기 좋은 곳이다.“
청원 정토마을 작은 법당에 모셔진 아미타불 불상을 보시고도 덕담을 잊지 않으셨다.
”상호가 원만하구나. 그리고 네가 점안을 여법하게 참 잘했구나. 부처님 잘 모시고 꼭 수행하여 무념을 이룩하여라.“
그리고는 오후 내내 호스피스센타 주변 땅 전체를 한 곳도 빼지 않고 골고루 다 밟으시고 나서 다시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땅이구나. 크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염불수행하면 모두 왕생하겠다.“
하시면서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셨다. 시간을 내서 나 혼자만 법당에 들어오라고 하시더니 특별히 마정수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나서 대중들 들어오라고 해서 차례로 마정수기를 해 주셨다. 큰스님께서 물으셨다.
”염불 어떻게 하느냐? 한번 내 앞에서 해봐라.“
내가 늘 하는 염불을 시작하니, 큰스님은 눈을 꼭 감고 깊은 선정에서 나의 염불을 들어 주셨다.
”염불에도 품에 따라 다르다. 네가 하는 염불은 중품중생 염불이다.“
나는 당시 이것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몰랐다.
”내가 보급하는 정토선 염불은 모든 품을 포괄해서 다 통하는 염불을 가르치는데, 너는 꼭 내가 하는 것처럼 하지 않고 지금 하는 것처럼 해도 된다.“
나모아미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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