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교육감 000입니다.
지난 주말, 저는 벌써 우리 앞에 온 싱그러운 가을의 향내를 맡으며 금정산을 올랐습니다. 여름을 지낸 나무들은 짙은 초록빛을 띤 채 저마다 키를 돋우고 가지를 스치며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또, 쑥부쟁이와 조밥나물, 개여뀌와 구절초들도 어울려 피어있었습니다. 꽃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봐도 예쁘지만 같이 피어있기에 더 환하고 고왔으며, 발길 닿는 곳에서 가끔씩 튀어오르는 개구리들 역시 가을의 정취를 호흡하는 듯했습니다.
산길을 걸으며 문득, 이렇듯 생명이 움트는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은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서로 햇빛을 내주며 보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풀은 풀대로, 꽃들은 그들대로 앉아서 서서 혹은 좀 더 넓게 좁게 서로를 관심과 배려로 껴안으며 계절을 바꿔 입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모습도 바로 이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배움과 협력으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들을 바르게 이끌어 주는 것은 참으로 기쁘고 보람된 일입니다. 앞으로 부산교육은, 이처럼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을 것입니다. 교육의 중심에 ‘아이들’을 두고, 그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교육을 펼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중되고 경쟁을 넘어 평화와 어울림의 정신이 강조되는 세상입니다. 오늘날 교육이 아이들의 꿈을 가꾸고 끼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하나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마다 다른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든든한 주춧돌이 되어야만 합니다.
교육가족 여러분께서도 순간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 고민될 때면, ‘아이를 중심에 품은 교육은 결코 길을 잃지 않음’을 다시 되새기시고 교육적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학생들의 밝고 아름다운 웃음을 지켜 주십시오. 저 또한, 여러분의 삶이 보람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귀가 큰 교육감, 품이 넓은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곧 민족의 큰 명절, 추석입니다. 이웃과 함께 따뜻함을 나누는 넉넉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로 가득한 교실을 꿈꾸며, 9월 초 000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