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문학상’ 부활 최대 성과
또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2007년도 연초 강원일보 신춘문예 및 강원문화예술인 신년교례회로 활동을 시작한 문화예술계는 주요 단체들의 새로운 체제 구성과 부침, 각종 기념·지원사업 진행, 문화예술인 각자의 활동 등으로 분주하게 달려왔다.
올해 강원문화예술계의 활동과 과제를 분야별로 짚어 본다.
올해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인 평창출신 가산(可山) 이효석 탄생100주년이자 영월에 묘가 있는 방랑시인 난고((蘭皐) 김삿갓 탄생 200주년이었다.
1월23일 가산 이효석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평창군 봉평면 이효석문학관에서 열렸고, 대산문화재단(이사장:신창재)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정희성)가 주최한 ‘이효석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5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학술심포지엄과 종로구 혜화동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열린 ‘문학의 밤’ 행사로 장식됐다.
9월에 펼쳐진 제9회 효석문화제는 10일 축제기간 47만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평창군은 효석생가를 복원했다.
그러나 이효석이 한국문학사에 차지하는 비중과 탄생 10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인 점을 감안하면 기념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가산문학선양회와 효석문화제위원회를 이효석문학선양회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간의 이해관계로 혼란을 겪었고 효석선생 유족들간의 갈등, 일부 유족과 평창군간의 불편한 관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긴채 탄생 100주년을 보내게 됐다.
방랑시인 난고 김삿갓 탄생 200주년 기념 행사로 2007대한민국시인대회가 10월6∼7일 영월읍과 김삿갓유적지에서 열렸다.
영월군과 한국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가 공동으로 마련한 시인대회에는 전국에서 1,000여명의 시인이 참여해 김삿갓 재조명 및 세계화 심포지엄 등을 펼쳤다.
제3회 김삿갓문학상은 춘천출신 이승훈(65·한양대 교수)시인이 수상했다.
올해 강원문학계의 최대 성과는 김유정문학상의 재제정·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유정문학촌이 작가의 고향에서 부활시킨 김유정문학상은 재원(상금 3,000만원)을 지역에 소재한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주)한강수력발전처가 제공해 뜻을 더했다.
제1회 김유정문학상은 ‘문예중앙’ 2006년 가을호에 중편소설‘제비를 기르다’를 발표한 윤대녕(46)씨가 수상했다.
도내 최대 문인단체인 제24대 강원문인협회장 선거에서는 아동문학가인 최복형(66)씨가 당선,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됐다.
민족문학작가회의강원지회는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최근 ‘한국문학작가회의’로 개명함에 따라 ‘강원작가회의’ 명칭을 달고 새출발 하게 됐다.
강원도출신 문인들의 창작활동에서는 젊은 문인들의 부각이 눈에 띈 해였다.
강릉출신 김선우(37)시인은 7월에 펴낸 세번째 시집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로 천상병시상(詩賞)을 수상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가 선정하는 우수문학도서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김시인은 동료 선·후배 시인들의 시 80편을 단행본으로 엮은 ‘우리, 사랑할래요’와 첫 칼럼집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도 펴냈다.
고향 진부에서 농사를 지으며 대학원(한신대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소설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소설가 김도연(40)씨가 지난달 펴낸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도 호평받고 있다.
출간 한달도 채 안된 이 소설을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제의가 있어 작가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이들 외에도 시부문의 최승호 박용하 이홍섭 박정대 최금진씨, 소설분야에 춘천에서 창작하며 지난달 소설집 ‘명랑한 밤길’을 펴낸 공선옥씨를 비롯해 최수철 박형서 이기호 김미월 홍구보씨 등의 작품집이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되는 등 호평받았다.
설악산 신흥사·백담사회주인 시승(詩僧) 무산(霧山) 조오현스님이 제19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경사였다.
수상작 ‘아득한 성자’는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철원출신 원로시인 민영(73)씨를 비롯해 오탁번 유재용씨의 작품집도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됐다.
강릉출신 아동문학가 권영상씨의 동화집, 문학평론가 신철하교수(강원대)의 평론집, 김풍기교수(강원대)의 수필집도 우수문학도서 선정에 들었다.
인제 백담사 만해마을의 ‘만해문학 아카데미’와 원주 토지문학관의 ‘작가와의 대화’는 매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작가들을 초청, 문학의 깊이를 더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통, 그리고 나눔’을 주제로 강원문인협회 강원작가회의 재경강원문인회 등 도내· 출향 대표적 문학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인 ‘2007강원문학축전’은 11월3∼4일 인제군 백담사만해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졌으며, 지난 13일 운영위원 창립총회를 가진 춘천문학포럼에는 19개 단체가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은 김유정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
강원문학계가 이 뜻깊은 해를 맞아 아집을 버리고 독자인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어야 시대적 상황에 맞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여론이 팽배해 지고 있다.
용호선기자 yongh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