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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순씨가 아들 동현 군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 | “손 놓으면 엄마가 영영 떠날것 같아요”
김영환(베드로·44·전주 인후동본당)·안명순(카타리나·40)씨 부부에게 큰 아들 동현(루카·14)이는 늘 집안의 자랑이자 보물이었다. 전주동중학교 1학년에 다니던 아들은 밝고 활기찬 성격에 운동을 즐겼으며 심성도 착했다. 나이보다 어른스러워 ‘애늙은이’란 별명이 붙었지만, 의젓한 모습은 학교에서나 동네에서나 칭찬이 자자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그랬다.
김동현 군은 지금 가톨릭대 성모병원 엔젤병동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동현이가 앓고 있는 병명은 급성 림프성 백혈병. 엄마 안씨는 “커오면서 잔병치레 한번 하지 않은 건강한 아이가 갑자기 이렇게 되니 마치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안씨의 흐느낌 뒤로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 전해졌다.
지난달 초.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동현이가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안씨는 그저 학기말 시험 때문이려니 생각했다. 동현이가 손발이 노래지며 고열에 시달리자 안씨는 동네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사는 당장 큰 병원을 찾을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동현이는 지금 무균실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며 1차 수술을 앞두고 있다. 수술 결과에 따라 골수이식을 받거나 집중 항암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병마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런 동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월세방에 살며 근근이 생계를 꾸리는 형편으로는 수천만 원의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아빠 김씨는 여러 번의 사업실패에 따른 신용불량자로 정상적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 병원비도 걱정이지만, 하루하루의 생계가 더 급한 처지다.
“지난달부터 동현이가 아프면서 참 많이 울었어요. 이젠 더 이상 눈물 흘릴 힘도 없는데,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나요. 하느님이 우리 동현이만 아프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울음소리에 병상에 누워있던 동현이가 잠에서 깼다. 급하게 눈물을 훔친 안씨가 반쯤 눈을 뜬 아들을 살펴보며 팔다리를 주무른다. 이불 밖으로 나온 동현이의 몸은 마른 장작 같다.
동현이는 엄마 손을 꼭 쥐고 있다. 이 손을 놓으면 엄마가 영영 떠나버릴 것만 같아서란다. 엄마 손을 어루만지는 동현이의 눈에도 어느새 촉촉한 이슬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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