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선관위는 저승사자다.
당사자나 운동원이나 또 우리같은 정치 글쟁이들한테도 선관위는 포청천의 작두같이
무시무시한 존재다. 그만큼 선관위의 힘도 막강하고 휘두르는 칼도 무섭다.
게다가 선거법이란 것이 워낙에 코걸이 귀걸이라 ‘맘만 먹으면 잡히고 잡히면 걸린다’
는 인식이 강하다. 알고 했던, 모르고 저질렀든, 실수로 놓쳤던 간에 일단 레이다에
걸리면 후보는 꼼짝도 못하고 선관위에 생사여탈권을 고스란히 바쳐야한다.
이 무서운 선관위가 이번에 자충수를 던지다 제대로 코를 꿰었다.
박사모와 선관위간의 한판싸움이 바로 그것이다.
은평을에서 수백명의 박사모가 투표독려운동을 한것을 이재오측에서 선관위에 고발을
했던 모양이다. 물론 투표독려 운동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할수 있는 합법적
선거운동이다. 이재오의 SOS를 받은 중앙선관위가 지방 선관위에 문서로 지침을 내리고
박사모 정화장과 4개지역 지부장을 ‘조사’하여 낙선운동으로 엮어 ‘고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 같다. 그리고 지시에 따라 박사모 지부장을 불러 ‘조사’하던 진주 선관위에서
문제의 문건이 유출되었던 모양이다.
제목도 '박사모 조사 방향(중앙 지시사항)'이라고 떡하니 적혀있고 내용을 보니 "사안이
심각하니 박사모를 조치해야 한다. 낙선운동으로 엮어서 신속히 조치할것"을 지시했다.
특히 웃기는 것은 "박사모가 더 이상 우리 위원회를 우습게 보지 않도록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강도높게 조사해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거 뭐 초등학생도 박사모를 표적으로 한 선관위의 ‘작업=공작’이란 느낌이 팍 온다.
이 서류의 입수경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박사모로서는 ‘대박’을, 이재오와 선관위는
‘폭탄’을 터뜨린 셈이다.
내가 보기에도 이 뉴스는 매스컴의 헤드라인 감이라 할 정도로 가히 메가톤급이다.
이것은 수사기관이 표적수사를 하는것보다, 권력기관이 공작정치를 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민주주의 질서문란’ 행위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선관위는 이 선거를 ‘공정함’하게 관리해야할 무거운 책무
를 가진 기관이다. 선거법 제 1조인 ‘선거를 공정히 행하도록 함으로써 민주정치발전
에 기여할 목적‘으로 선거 부정을 단속하고 계도해야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이런 국가기관이 의도적으로 ‘엮으라’는 표적조사를 지시했다는 민주주의 근간
을 뒤흔든 아주 고약한 사례이다. 부정을 단속하고 계도해야할 기관이 ‘공작정치’라는
해괴한 정치행태를 답습한 사례이다.
과거에도 미심쩍은 사례가 있었으나 당사자들이 오리발 빼면 별수없이 넘어갔으나 이번
엔 문서화된 증거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 버렸고 이건 오히려 박사모가 아닌 국민들이
월권행위를 한 중앙선관위를 ‘고소’해야할 사안이다.
그런데 지상파방송과 조중동은 거의 자투리 뉴스취급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모든 권력이 언론의 입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강용석의 성희롱 발언은 깜냥도 아닌데 언론들이 선정적인 기사로 뽑아내며
이 사건을 묻어가려 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도 간다.
박사모는 이사건을 그대로 유야무야 넘기지 않을 태세이고 또 당연히 그래야한다.
그나저나 은평의 이재오는 지는 게임을 계속해야할지 중도포기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생겼다. 그 넓은 은평벌을 혼자 두발로 뛰는 것이 한계에 봉착했는지 지지를 호소하는
음성 ARS 마구 보냈다가 민주당측에 걸렸다.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공직선거법에는 유권자와 일대일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수신허락을 한 경우에 한해
문자나 ARS를 보낼수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보낸것은 400만원 이하 벌금형에 해당되는 위반이다.
당선되어도 뱃지를 반납해야 할 수도 있으니 첩첩산중에 한가닥 등불마져 꺼져버린
절박한 처지이다.
장상이 공천되던날 나는 이재오가 아직은 운이 따른다고 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라는 단서는 유효하고 변수는 항상 당신주위를 어슬렁 거릴것이란
말을 했었다. 며칠도 못되어 터진 변수들을 보니 하나같이 썬파워를 자랑한다.
선관위 삽질에 강용석 파문에 선거법 위반에....
천하의 이재오라도 이정도면 정신줄이 반쯤은 나갈 것이다.
어쩌다 이재오 잡자고 외쳤던 내가 도리어 안쓰러울 지경까지 되었는가.
이 모든 것이 다 이재오 자신이 만든 함정이요 덫이다.
그러기에 세상이치는 참으로 오묘하다고 하는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으니 모든 결과는 하늘의 뜻,,,,
나는 이제 이재오가 당선되고 못되고는 관심밖이다.
에효~~~
부디 인생의 건투를 빈다.
2010. 07. 22 풍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