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훈 강사도 집에 가고 없어 혼자 아주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예담을 한잔 마시고 교육 때문에 밀렸던 잠을 푹 자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날씨가 약간 싸늘해 난로에 불을 지피고 제일 약하게 조절해 두었죠.
자리에 눕자 바로 잠이 들었는데 꿈에 갑자기 데모 현장에 등장하더니 우왕 좌왕하는 사이 최루탄이 연발로 바바박 터지는게 아닙니까. 숨을 참으며 혼줄이 나서 도망 가다가 깼는데 방이 온통 연기 투성이 였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난로에서 아직도 연기가 역류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새벽 한시. 모처럼 깊은 잠을 날려 버린 난로가 웬수 처럼 보였습니다.
팬티 바람에 모든 창과 문을 열고 오들오들 떨며 연기가 빠져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두시간 간격으로 최루탄은 계속 터졌고 그때마다 난로를 저주하며 오들오들 떨며 연기 빠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난로는 누가 러시아에 갔다가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난로를 보고 와서 그대로 만들었다는데 이게 왜 이다지 땡깡을 부리는지 알 수가 없군요. 아마 겨울 준비를 아직 하지 않아 연통이 막혔나 봅니다.
난로를 폼으로 두는 건 몰라도 잠 잘 때 까지 사용하는 주난방이라면 좀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쓰야 합니다.
오늘 당장에 난로를 검색해 보니 역시 비싸군요. 괜찬아 보이는건 연통 까지 거의 오백만원 정도 입니다. 좋은 걸로 하나 사야겠다는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올 겨울은 러시아 난로로 어떻게든 버텨야겠습니다.
춘천 에셈블리는 11월 1일로 잠정 결정 했습니다.
오늘 밤은 난로 없는 방에서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