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아이스킬로스 요한 볼프강 괴테 원작 황동우 연출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공연명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공연단체 극단 성북동비둘기
작가 아이스킬로스·요한 볼프강 괴테
연출 황동우
공연기간 2015년 5월 6일~5월 14일
공연장소 예술공간 서울
관람일시 5월 14일 오후 8시
예술공간 서울에서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아이스킬로스·요한 볼프강 괴테 작, 황동우 연출의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를 관람했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그리스 종교에서 티탄족 출신의 최고 책략가이며 불의 신으로 그의 지적인 면은 '미리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름에서 강조된다. 일반적으로 믿어지는 바에 따르면 그는 최고의 장인(匠人)이 되었고, 이러한 인연으로 불 및 인간의 창조와도 관계를 맺었다.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는 프로메테우스와 관련된 2가지 주요전설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속아서 고기 대신 뼈와 기름을 제물로 받은 주신(主神) 제우스가 인간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불을 감추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쳐 다시 지상에 돌려주었다. 불을 훔친 대가와 인간에 대한 벌로 제우스는 판도라라는 여자를 만들어 에피메테우스('때늦은 지혜'라는 뜻)에게 내려보냈고 에피메테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도라와 결혼했다. 판도라가 자신이 가져온 단지의 커다란 뚜껑을 열었을 때 악과 고된 일과 병이 나와서 인간들 사이에 떠돌아다녔다. 그리고 희망만이 그 안에 남아 있게 되었다. 헤시오도스의 또다른 이야기에서는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복수로 제우스가 그를 카프카스의 바위에 사슬로 묶고 독수리를 보내서 영원한 생명을 가진 간을 쪼아 먹게 하는데 그 간은 끊임없이 다시 회복되곤 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아이스킬로스의 〈묶인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Bound〉에서 구체화되는데, 아이스킬로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인간에게 불과 문명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생존 수단 이외의 모든 예술과 과학을 줌으로써 불과 문명을 보호하는 존재로 표현했다.
다음에 소개하는 시는, 자유로운 휴머니즘을 동경하는 이른바 슈트룸 운트드랑(질풍노도)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 괴테의 시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이 사는 천계에서 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 불을 주었다. 제우스 신은 신에게 반역한 이 프로메테우스를 바위산에 결박하고, 매로 하여금 산 채로 그 간을 쪼아먹게 하는 벌을 주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이윽고 찾아올 해방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헛되이 탄식하지 않고, 도리어 자신에 찬 태도로 고독과 고통을 이겨 나간다.
괴테는 이 프로메테우스의 목소리를 빌어 시인의 광대한 감정 영역을 표현하고 있다. 참된 인간은 신을 거역하고 자기 자신의 법칙에 따라 자기를 발전시키고 무한한 창조를 영위한다고 하는 인간 에너지의 찬가라고 할 수 있다.
제우스여 그대의 하늘을
잿빛 구름의 안개로 덮어라!
엉겅퀴 머리를 자르는
어린이와 같이
떡갈나무나 산꼭대기에 덤벼 보아라!
그러나 나의 이 대지는
내게만 맡겨야 한다.
그대의 힘을 빌지 않고 세운 내 오두막
그리고 내 아궁이와
그 불을
그대는 시샘하고 있는 것이다.
신들이여 태양 아래서 너희들보다
가련한 존재는 없으리라
너희는 째째하게도
희생물로 바친 제물이나
기도의 한숨으로
너희 위엄을 키우고 있을 뿐이다.
어린이나 거지 같은 인간이
어리석은 소원을 아뢰지 않으면
너희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으리라.
나는 어린 시절에
아무런 사리 판단을 못하였기에
태양을 향해 의혹의 눈을 던졌나니
거기에 나의 슬픔을 들어 줄
귀가 있으리라는 생각에
나와 마찬가지로 괴로움을 위로하는
그런 마음이 있으려니 생각해서였다.
누가 거인족의 폭력으로부터
나를 구해 주었는가.
누가 죽음과 노예 상태로부터
나를 구해주었는가
그 일을 한 것은 성스럽게 불타는
나의 마음이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젊고 착하기만 했던 나는
속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천상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신들에게 감사했었다.
그대를 숭상하라 하는가, 왜 그런가
그대는 한 번이라도 무거운 짐을 진 인간의
괴로움을 가볍게 해 주었던 일이 있었던가
그대는 한 번이라도 고뇌로 몸부림치는 인간의
눈물을 씻어 준 일이 있었던가.
나를 한 인간으로 단련시켜 준 것은
전능한 '때'와
영원한 '운명'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바로 나의 주요 그대의 지배자이다.
아름다운 꿈의 이상이
완전히 열매 맺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인생을 증오하고
사막으로 도망치기라도 해야 한다고
그대는 망상이라도 하고 있는가.
나는 여기에 앉아서
내 모습 그대로의 인간을 만든다.
나를 닮은 종족을 만드는 것이다.
괴로워하고 울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그리고 그대 따위는 숭상하지 않는
나와 같은 인간을 만든다.
무대는 텅 빈 공간에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다. 현대판으로 각색되어 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프로메테우스에게 취조관이 고문을 가하고, 질문을 계속한다. 고문이 거듭되고, 남녀 4인의 증인이 등장해 배경에 마련된 네 개의 의자에 앉아 차례로 프로메테우스를 회유하려 들지만 프로메테우스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취조관은 프로메테우스를 사슬로 묶고 철 줄로 목을 조이면서 기절을 할 때까지 극악한 취조와 고문을 가한다. 견디다 못해 바닥에 나둥그러진 프로메테우스에게 친 동생이과 연인이 나타난다. 그들도 프로메테우스에게 모든 것을 자백하라고 이르지만, 프로메테우스의 굳게 다문 입은 열리지 않는다. 과연 현대판 프로메테우스가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처럼 인간에게 제공한 불과 비견되는 광명과 희망은 과연 그 무엇이었을까?
이진성, 김미옥, 김명섭, 신현진, 김성혁, 이송희 등 출연자의 열연과 호연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기술감독 서지원, 조명감독 김은주, 조명팀 이재문·김명, 음악감독 이연승, 분장 정지호, 영상 이경환, 진행 김유현, 조연출 서지희, 프로두서 지대현, 등 스텝 모드의 열정이 하나가 되어,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아이크릴로스·요한 볼프강 괴테 원작, 황동우 연출의 <사슬의 묶인 프로메테우스>를 한편의 실험극으로 창출시켰다.
5월 14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