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우리 교육청은 ‘학생부 사례 나눔 한마당’을 했습니다.
기조 강연자인 서울대 김경범 교수의 강연 내용이
<미즈내일>
774호에 자세하게 실렸습니다.
점수는
분명 0.1점이든,
0.01점이든
위아래가 있다.
한데
점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수능이나
내신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점수가
갖는 의미가 정말 우리가 공정성을 믿고
담보할
만한 중요한 신뢰 도구인지 대개는 의심을 한다.
입시에 대한 담론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한결같이
공정성이라는 말로 서로를
비난합니다.
한 쪽에서는 점수야말로 공정하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아이들 하나하나의 특성을 볼 수
있어야 그렇다고 합니다.
점수는 서열을 매기는 데 참 편리한 도구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국어 점수 90점 받은 학생과 89점 받은 학생 중
누가 시를 더 잘 이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누가 더 잘 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왜 한 줄로 세워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김 교수는 ‘학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우리와
문제의식이 똑같은 일본 정부가 내놓은 타개책은
지금부터
10년 동안
고교 교육과 대학 입시,
대학
교육을
일관된
시스템으로 싹 바꾸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학력 개념을 설정하고,
교육을
그에 맞추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과거의
학력 개념은 학생의 ‘지식’만
평가했다.
한데
지식을 넘어 ‘능력’이라는
개념,
여기에
사고력 판단력 표현력 주체성 다양성 협동성 등이 들어왔다.
이것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
곧 새로운
‘학력’이다.
이미 저도 예전에 ‘학력’에 대해 의문을 던졌습니다.
지금은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하여 많은 교육청에서
‘학력’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국영수가 학력이 아니라는
거죠.
지식을 넘어 사고력,
판단력,
표현력,
주체성,
다양성,
협동성 등이 들어있는
능력이라는 의미에서 ‘학력’은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지적
호기심,
진정성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학생부에서
꼭 보고 싶은 게 있는데,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게 있다.
실패한
보고서,
실패할
보고서를 쓰는 일,
실패할 줄
알면서도 하는 동아리다.
고등학생이
스스로 뭔가 알고 싶어서 도전했다면
실패해야
정상 아닌가?
그게 곧
진정성이다.
불가능하다는
걸 뻔히 알지만
상상하고
한 번 해 보겠다는 게 지적 호기심,
의지다.
교사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해야할
일,
학교가 정말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학부모가 우리 자식들을 정말 아낀다면
우리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혼자서 부딪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던진 김 교수의 말이 뜨겁게
다가옵니다.
고교도,
대학도,
정부도
서로의 이익을 내려놓고
이런
교육이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곧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