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17
경비서는 노인
이 남 희
햇살이 하얗게 부서져 먼지와 춤추는 공간 조글조글 주름진 세월이
노인의 이마에 이랑을 내고 허리 휜 노인의 기침소리가 부유하는 아침이다.
유리벽을 타고 넘는 양복쟁이들의 윤나는 얼굴이 번쩍 번쩍 지나가고
표정 잃은 노인을 향해 포도시 손짓할 때 노인은 직각으로 굽힌 탓에 더욱 허리가 없다.
검붉게 탄 뒷목 줄기 디디고 선 가난의 나이테가 꼼지락꼼지락 뼈 속에 숨긴 말로 대꾸해보지만
미끌리는 유리벽 속에서 속절없이 뒤 채이다 밀려드는 햇살에 놀라 얼른 숨어버린다.
노인의 어깨에 걸쳐진 낡은 옷자락이 길쭉하니 소맷부리로 삐져나와
보이지 않는 근심과 동거한 날들처럼 거칠게 매달려서 주춤주춤 핏줄 도드라진 손등을 덮고
한 평 남짓한 경비실 안에서 노인은 햇살을 쥐고 정물처럼
부유하는 먼지와 섞여 홀로 점심을 먹고 있다.
새벽잠 설친 아내의 주름진 손마디가 밥 속에서 눈물 나게 부유하는데
노인의 기침소리 밥덩이에 밀려 끄윽끄윽 목구멍을 넘는다.
첫댓글 경비 서는 노인의 가난한 삶의 모습을 처절하도록 비정미 있게 엮은 작품입니다 노인의 내면의식과 외양묘사가 은유 상징적 표현 수법으로 미적 특질을 잘 이룹니다 창작 솜씨 크게 발전을 보여 줍니다 정진을 빕니다
공직에서 퇴직하고 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직업이 경비서는 일이라고 하던데...? 요즘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업하기도 경쟁률 20대1 이라고 합니다. 최고학벌출신 인력이 머무를 곳, 책읽을 수 있는 터 가 마련 된 곳이라 인기가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