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6주일 강론 : 가라지의 비유 >(7.23.일)
* 오늘 복음의 내용은 “가라지의 비유”입니다. 가라지를 골라내지 않으면 밀밭이 엉망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가리지를 골라내려다가 밀밭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가라지가 아니라 좋은 열매를 맺기로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1박 2일 신앙학교 잘 다녀왔습니다. 여러 가지로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요즘 날씨가 무척 더워졌죠? 이제 우리나라 기후는 온대기후가 아니라 아열대 기후입니다. 지난번의 장마 피해가 완전하게 복구되지도 않았는데, 또 장마와 태풍이 온다고 하니까 대비를 잘해야겠습니다.
오늘 강론으로 먼저, 1973년 제작된 불란서 영화 ‘빠삐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빠삐용’(佛, Papillon ; 英, Butterfly)의 뜻은 “나비”인데, 영화의 줄거리는 몸에 ‘나비’ 문신을 가졌던 사람의 실화입니다.
프랑스령, 적도에 있는 기아나(Guiana)의 발전을 위해 그곳 수용소로 죄수들이 끌려갔습니다. 살인죄 누명을 쓴 주인공 빠삐용과 위조지폐범 드가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친구가 되었는데, 그들의 우정은 점점 두터워졌습니다.
돈을 떼이거나 손해를 봐도 울화병이 생겨 못 견디는데, 하지도 않은 살인죄를 덮어쓰고 감방에 가야 했으니 얼마나 분통 터졌겠습니까? 빠삐용은 살인의 누명을 씌운 검사에 대한 증오심으로 몇 번의 탈출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합니다.
독방에 갇힌 그는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꿨는데, 사막 위에 일렬로 서 있는 재판관 13명 앞으로 갔고, 죄명을 묻는 그들에게 빠삐용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재판장은 그가 유죄라고 선고했습니다. 그는 억울하다고 말했지만 재판장은 단호했습니다. “알고 있다. 하지만 살인과 무관하게 너는 죄를 지었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대한 죄, 인생을 낭비한 죄다.” 결국 재판관은 빠삐용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배심원들의 유죄선고에 빠삐용은 실망한 채 뒤돌아 걷다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후 그는 인생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칩니다. 굶주림 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돕고, 고통스러운 처벌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유를 찾기 위해 탈출을 계속 시도하지만, 첫 번째 탈출 실패 후, 독방에서 2년 살아야 했습니다.
친구는 그 방에 코코넛을 보내 그를 위로하지만 상관에게 걸립니다. 누가 보냈는지 말해야 할 상황에도 빠삐용은 친구를 걱정하며 혼자 희생합니다. 독방에서 풀려난 빠삐용은 또 탈출을 시도했고, 친구는 그를 도와주다가 함께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잡혀 독방에서 5년을 보낸 후, 드가와 함께 상어 떼가 득실거리는 악마의 섬으로 보내졌습니다. 거기서도 빠삐용은 또다시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벼랑 끝 절벽에서 야자열매 자루를 타고 뛰어내린 그는 바다를 헤엄쳐, 꿈에 그리던 자유를 얻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인생의 귀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생을 낭비한 죄로부터 탈출을 계획해서 실패하다가, 결국 성공한 빠삐용처럼, 인생의 귀한 순간들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고, 값지게 사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습니다.
2. 알베르 까뮈가 쓴 < 전락 >이란 소설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가다가, 다리 난간에 기대서 슬피 우는 여자를 봤습니다. 그녀가 강물에 뛰어들려 한다는 것을 느꼈고, 그녀를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러 가지 귀찮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아서 모른척하고 지나갔습니다.
그가 다리를 건너갔을 때, 풍덩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놀라며 모여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지 않고 빨리 걸어서 집으로 갔고, 얼마 후 그 사건은 금방 잊혔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때부터 전락(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물 속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때문이었습니다. 자살하는 여자를 구해줘야 할 의무는 없었지만, 그의 양심은 그녀를 구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양심의 명령을 무시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그가 추락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3.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 법정에 매국노를 심판하는 재판이 열렸습니다. 거기에 자신은 절대로 매국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자기 무죄를 항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정은 그에게 이렇게 선고했습니다. “수많은 동포가 무참히 피를 흘려 불의에 저항해 싸우며 희생하고 고통받는데도 당신은 어떻게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수 있었단 말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당신이 이 법정에 서야 하는 유죄의 이유다.”
4.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가라지의 비유’를 들려주셨습니다. 현재 우리 마음은 길가, 돌밭, 가시덤불, 좋은 땅 어디에 속합니까?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라야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좋은 땅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합니다.
2007년 9월 4일, 초대 소요한(요한) 신부의 부임 이후, 벌써 16년째가 되었고, 저는 7대 본당신부로서 우리 본당을 성장, 발전시키기 위해 온갖 애를 쓰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본당에 애착이 많은 사람은 물심양면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성당이 좋은 성당입니까? 범어대성당처럼 많은 사람이 구경 갈 정도로 큰 건축물이 있고, 멋진 예술품을 모아놓은 성당이겠습니까? 아니면 아주 큰 나무들이 많아서 거기에 들어가면 편안하고 기품 가득한 성당이 좋은 성당이겠습니까? 물론 두 성당 모두 멋진 성당이겠지만, 정말로 멋진 성당은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늘 실천하는 교우들이 많은 성당일 것입니다.
가라지 같은 사람들이 많다면 좋은 성당이 될 수 없고, 훌륭한 성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정성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본당을 더 편안하고 멋지게 만들기 위해 미사에 열심히 참여하고, 선교도 열심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매주일 2차 헌금으로 성전건립기금을 내고 있는데, 현재상황으로 볼 때 요즘에는 40억 원이 있어도 성당 짓기 어렵습니다. 성전건립기금도 열심히 모아야겠지만, 현재 건물도 잘 가다듬어 오래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정성과 노력으로, 우리 본당이 나날이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
첫댓글 홍보위원장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