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유산(29) |
대두는 어려서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얼 어쩌려고 합니까?” 아버지가 술에 취한 눈으로 삼촌을 보면서 아주 심각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긴지 털어놓고 말해 보시오.” “애초에 내 병이 생긴 것은 조상을 부실하게 모신 탓에 생긴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 .” “무슨 말씀이시오. 갑갑하게 하지말고 속 시원히 털어 보시오.” “아버지를 오성산에 모셔야겠네.” “지금어디 계시는데요.” “신풍동 공동 묘지에 있네.” “신풍동이면 양지바른 곳인데요.” “까짓 공동묘지가 양지바르면 뭘 하겠나.” “오성산은 묘지를 쓸만한 곳은 모두 개인 땅 입니다. 시청 땅이 조금 있습니다만 공원지역으로 묶여서 어림도 없습니다. ” “내가 보아 둔 곳이 있네.” “어느 곳인데요?” “모퉁이에 있는 큰 참나무 아래 일세.” “그곳은 학교 땅으로 절대 팔지 않습니다. ” “사고 싶은 마음은 없네.” “이도 저도 아니면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그래서 자네에게 부탁하는 것 아닌가?” “암장을 하자. 그 말이오?” “눈치 하나 빨라서 좋네.” “눈치문제가 아니라 형님은 알아주어야 하는 사람이오.” “이 사람아! 사람을 살려냈으면 잘 살도록 책임도 져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아버지와 삼촌은 또 하나의 역사를 시작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모양이다. 불과 일년 전에 삶을 포기했던 아버지가 어느새 세 욕심이 생긴 것이다. 할아버지를 명당에 모셔서 덕을 보자는 소리였다. 비록 핑계라고 해도 그 모든 것이 대두를 위해서라고 했다. 어머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지만 아버지의 결심을 꺾을 수가 없었다. 장마철이 되어 비가 몹시 내리던 날밤 아버지는 기어코 일을 만들고 말았다. 삼촌과 함께 공동묘지에 있는 할아버지의 유골을 옮겨왔다. 그리고 오성산 상수리나무 아래를 파고 아무도 모르게 암장을 한 것이다. 굳이 남에 땅에 몰래 할아버지 유골을 암장까지 한 이유를 듣자면 이렇다. 첫째는 폐병이 나아서 다시 살게 된 것은 순전히 오성산 정기다. 그 정기를 대두에게 물려주려면 연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둘째 이유였다. 사실 오성산 정기야 군산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 크지는 않지만 오성산은 영산(靈山)대우를 받는다. 정상에 있는 오성인 묘소만 보아도 그렇다. 들리는 풍문에 명당도 몇 군데가 있다고 했다. 보통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명당이라고 했지만 사람의 욕심이 눈에 뵐 때까지 기다릴 수만 있겠는가? 돈 많은 사람들이 넓은 땅을 선산이라는 명목으로 사서놓고 지관에게 명당을 찾아내라고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
첫댓글 오성산이 명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