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청주자전거타는사람들
 
 
 
카페 게시글
함께나눠요(자유게시판) 스크랩 체벌도 폭력도 없는 청주 동주초 대안교실 `눈길`
다른세상 추천 0 조회 42 10.11.30 18: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서운함, 불편함 그날그날 풀어요"
하루 여닫기 '나 전달법'…학교생활 불만 '스톱제도' 토론회
학기초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학급규칙·동아리 잘 지켜 눈길
2010년 11월 24일 (수) 09:15:03 경철수 기자  cskyung74@cbinews.co.kr

"왜, 어른들은 저희 생각은 물어보지 않고 자신들이 만든 규정과 규칙을 강요하는지 몰라요"

   
▲ 지난 17일 오후 대안교실문화를 이뤄가고 있는 청주 동주초등학교 5학년 7반 교실을 찾았다. 하루닫기에 열중인 학생들은 저마다 하루동안 불편했던 일 서운했던 일을 쏟아내며 친구간에 갈등을 풀었다.

<교사체벌·학생인권 논란/대안교실문화 청주 동주초 찾아가 보니>"책상에 매직으로 긋는 사람 안했으면 좋겠어… 애들아, 낙서 안하기, 약속!" "피아노 칠때 갑자기 전선 플러그 뽑는 사람 있는데 안했으면 좋겠어… (모두 합창)약속" "피아노 위치를 바꿨으면 좋겠어… (사회 김동완 학생)애들아 어디가 좋을까. 칠판 옆이 좋겠어 (학생 모두가)좋아"

 

17일 오후 2시30분 청주 동주초등학교 5학년 9반 교실을 찾았다. 하루 수업을 마치고 이 학급 학생 30여명이 모두 모여 '하루 닫기'를 하고 있었다. 이 학급은 학기 초에 학생들 스스로가 참여해 학급규칙을 만들고 하루를 여닫는 학급 토론회와 스톱(Stop)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도 하루 수업을 마칠 시간이 되자 김동완(12) 학생이 교탁 앞에 나서 하루 닫기를 시작했다. 저마다 학생들은 하루 동안 친구들에게 섭섭했던 일, 학교생활 중 불편했던 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기록으로 남기기 분주했다.  


 학급 피아노 위치 선정에서부터 짓궂은 친구의 장난으로 불편했던 서운함까지 서로가 거침없이 쏟아내고 사과하며 하나가 되고 있었다. 학기 초에는 친구 간에 수긍하기가 힘들어 서로 역할극도 해 보고 하루를 닫는 시간이 2시간을 넘기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사과하는 시간도 길어야 20분을 넘기지 않았다.

 

"일부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학급 아이들 전체가 혼나는 일이 없었으며 좋겠어… (사회자)미술시간 떠들지 말자!" "쉬는 시간 알까기 놀이 할 때에 조심 해 줬으며 좋겠어 (시끌시끌) (사회자)다 같이, (합창)경청… (사회자)주변학생들에게 피해 없도록 하자" "여자아이들이 놀면서 헤드록을 거는 등 너무 과격한 것 같아… (사회자)모두 조심하자, 좋아"

 

하루 닫기가 모두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난 학생들이 서로 간에 인사를 나눴다. "(모두가 바른 자세)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친구들아 모두 안녕, 안녕, 잘 가!" 이 학급은 사실 하루를 여는 수업부터 시작한다. 아침에 등교해 1교시가 시작되기 전 '나 전달법'이란 하루 열기가 시작된다.

 

유승연(12) 양은 "저희 학급은 하루 열기 때에 '나 전달법'부터 해요 '너 그러지마''하지마!'의 짜증석인 얘기가 아니라 '네가 그래서 내가 많이 속상 했어' '내가 기분이 무척 나빠, 사과해 주었으면 좋겠어' 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건데요. 습관이 되지 않으면 힘들지만 대화가 익숙해지면 정말로 기분이 좋고 친구들과 더욱 친해진 느낌이에요. 친구 간에 솔직해지다 보니 싸움도 없고 체벌도 없고 학교생활이 행복해져요"라고 말했다.

 

유양은 "학급규칙을 우리가 만들다 보니 책임감도 느껴지고 더 잘 지키게 돼요. 더욱이 스톱제도를 통해 수업시간이라도 불만이 있으면 토론을 통해 잘잘못을 가리기 때문에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없죠. 우리가 학급문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관여도 적고 당연히 체벌도 있을 수 없어요. 4학년 때까지 체벌 경험이 있지만 5학년이 되어서는 맞아본 일이 없어요. 왜 어른들은 저희 생각은 물어보지 않고 자신들이 만든 규정과 규칙을 강요하는지 몰라요"라고 덧붙였다.

 

김해인(12) 양은 "하루 여닫기와 스톱제도는 우리 학교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친구 간에 욕을 하는 일도 줄었고 과제물도 자연스럽게 해오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언니, 오빠들도 이런 문화를 받아들이면 친구 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학교폭력이나 교사의 체벌도 줄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라고 말했다.

 

김동완(12) 군은 "흔히 일진(짱)이라 하는 친구들에게 불만을 거침없이 애기하고 친구들 앞에서 잘잘못을 가리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없어진 것 같아요. 물론 힘센 친구들은 있지만 이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를 느낀 것 같아요"라며 "학생들의 반항심은 불만이 쌓여서인데 심지어 선생님에 대한 서운함도 솔직하게 애기할 수 있어 체벌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학생·부모·교사 소통과 신뢰감 중요"
대안교실문화 만들어 가는 동주초 김미자 교사

   
▲ 청주 동주초 5학년 7반 담임 김순자 교사
돌봄과 우정, 배움의 공동체란 대안 교실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5학년 9반 담임 김미자(41·사진) 교사. 그는 학기 초부터 '평화로운 학교를 바라는 교사들의 모임'을 통해 각종 사례연구를 해 왔다. 해마다 동료교사들과 매뉴얼을 작성하고 이를 도내 학교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각자 참여하는 자조모임을 통해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며칠 전 김 교사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제자들과 함께 편지를 썼다.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대안교실문화에 대한 연구보다 제도적으로 밀어 붙여 교사들의 반감을 사는 좋지 못한 인상 때문이다. 그는 "학교폭력의 80%는 학생 간에 벌어진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 모든 것을 교사에게 책임 지우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보고 있다. 교육 주체 간에 신뢰감이 형성되고 건전한 토론문화가 형성되면서 자기표현 능력이 길러져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의 바른 언어 사용과 진취적인 학교생활, 왕따나 학교폭력, 체벌이 사라졌다. 그리고 일명 일진이라 하는 학급 카스트가 유명무실화 됐다.

그는 "교사로서 행복감과 자긍심마저 든다"며 "우리 아이들 역량이 강화되어 자기 표현력이 길러지고 학급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는 문화가 생겼다"며 "무엇보다 바른 언어 사용과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는 '스톱제도'를 통해 학급 내 토론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줄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가 구성한 등산과 텃밭 가꾸기 등 8개의 학급동아리는 학부모까지 참여하면서 교육주체 간 신뢰감을 쌓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