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노란 손수건(히2:18-3:1)
2018.9.9 김상수목사(안흥교회)
U-23 아시아 챔피언십 축구대회에서 베트남이 준우승을 하고, 얼마 전에 끝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4강에 들면서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마 대한민국 축구팀 이외에 가장 응원하는 팀을 꼽으라면,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베트남을 꼽을 것이다. 그 이유는 베트남 축구팀의 감독이 한국인 박항서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는 불과 10개월 만에 베트남 축구팀을 바꿔 놓았다. 선수들은 죽기 살기로 뛴다. 10개월 전에는 빈약하던 선수들이 그 사이에 로보캅이라도 된 것일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 비결로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 중의 하나가 박항서 감독의 “아버지의 리더십”이다. 그가 직접 선수들의 발을 마시지 해주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또 때로는 엄하게 꾸짖기도 하고, “절대 고개 숙이지 말라”고 격려도 하면서 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섰다. 베트남 축구 선수들의 그의 이런 모습에 선수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진정한 사랑의 마음에서 나오는 칭찬과 격려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감동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그런데 그의 이런 ‘아버지의 리더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배경이 있었다. 그것은 기도의 힘이다. 박항서 감독 부부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박항서 감독은 집사님이고, 부인인 최상아씨 역시 기도 많이 하는 신실한 권사님이다. 그가 이처럼 베트남의 어린 선수들에게 아버지의 리더십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그 역시도 한국에서부터 늘 2인자와 같은 처지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봤고, 또 그 과정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체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박 감독은 선수시절에 박성화선수와 함께 신앙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FC감독 때는 경남 함안 가나안교회에 출석했고, 현재 베트남 하노이에서 사역하는 우리 성결교단의 송명철선교사님이 사역하는 ‘은혜의강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송선교사님에 의하면 박항서 집사님은 시합이 없을 때는 빠지지 않고 예배에 참석하며, 시합을 앞두고 꼭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안수기도를 받는다고 한다(한국성결신문, 2018년 9월 8일).
** 박항서 감독의 신앙(CTS 뉴스) 동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8kvWTDeEt-c
박항서 집사님의 ‘아버지의 리더십’을 보면서 문득 나를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도 그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시기 때문에 지금도 우리를 안으시고 길을 인도하신다(신1:31). 그런가하면 때로는 우리가 아들같이 대우하시기 때문에 징계하기도 하신다(히12:7-8).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 아들을 안음 같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의 행로 중에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신 1:31)
“7 하나님이 아들과 같이 너희를 대우하시나니 어찌 아버지가 징계하지 않는 아들이 있으리요 8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히 12:7-8)
뿐만 아니라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에서 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기에 하나님의 품을 떠난 모든 사람들을 위해 독생자를 보내주셨고, 지금도 간절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고, 아버지의 리더십이다. 그렇기에 혹시 지금 개인이나 가정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다면 이러한 하나님 아버지의 성품을 신뢰하면서 믿음으로 승리하기를 바란다.
현재 미국이나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큰 사건이나 사고가 났을 때,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뜻으로 노란리본을 매단다. 노란 손수건을 매다는 것은 1900년대 초에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가던 “빙고”라는 한 재소자의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빙고는 4년여 동안 뉴욕 감옥에서 복역하다 출소해서 플로리다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는 출소하기 전에 아내에게 편지를 써서 만약 자신을 용서한다면, 그 표시로 마을 입구에 있는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달아달라고 했다. 만약 노란 손수건이 없으면 용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통과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탄 버스가 마침내 마을 정거장에 도착했을 때,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그것은 참나무가 온통 노란수건으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빙고 가족의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이 다함께 참나무에 노란수건을 가득 묶어 주었던 것이다.
노란 손수건에 얽힌 이 이야기를 1971년에 ‘피트 해밀’이라는 칼럼니스트가 뉴욕 포스트에 ‘귀향(Going Home)’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그 후 이 이야기는 가족사랑, 부자관계 등 여러 가지 이야기로 각색되어 TV드라마와 팝송과 영화로 제작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우리나라에는 1975년 오천석 박사가 펴낸 노란 손수건이라는 책(샘터)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생명의 손수건을 거셨다. 십자가는 우리를 향해 흔드시는 하나님의 노란 손수건이다. 지금도 도처에 서있는 십자가들은 이 땅의 잃어버린 영혼들을 향해 펄럭이는 하나님의 노란 손수건이다. 예수님은 이러한 아버지의 마음을 품고, 이 땅에 오셨다. 예수님은 출생에서부터 십자가의 죽음까지 인간의 모든 삶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셨기 때문에 사람들의 아픈 심정을 가장 잘 아신다. 뿐만 아니라 그분은 시험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는 실제적인 힘이 있으시다.
그래서 오늘 본문인 히브리서 2장 18절은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 분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다함께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읽자.
“18 그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느니라 1 그러므로 함께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거룩한 형제들아 우리가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히 2:18-3:1)
성경은 우리들이 고난 중에 있을 때, 이러한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라고 했다. 이러한 예수님의 성품과 존재와 능력을 생각하고 깨달을 때, 우리 마음에 큰 위로와 용기와 담대히 기도할 믿음이 생긴다. 이 깨달음과 감동이 우리를 행동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의 마음에 주님을 향한 이 감격이 우리들 안에 풍성히 거하고,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도 풍성해 지기를 간구해야 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박항서 감독도 자신이 고난의 쓴잔들 마셔봤기에 어린 베트남 선수들을 대할 때, 그들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몸으로 축구하기 전에 가슴으로 축구하는 법을 가르쳤고, 머리로 운동하기 전에 믿음으로 운동하는 법을 보여줬다. 이것이 우리들이 가져야할 아버지의 마음과 리더십이며, 예수님의 마음이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운동경기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이 그렇고 심지어 성도들의 전도사역이나 목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목회를 하다보면 우산장사와 짚신장사 아들 둔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지난 주중에도 어떤 성도님께 병문안을 갔었는데, 심한 통증으로 쌕쌕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거친 숨을 내쉬고 계셨다. 출타 중에도 그 거친 숨소리가 귀에 떠나지 않았다. 그 다음날 통화하면서 ‘좀 나아졌다’는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가하면 손자와 헤어진 어느 할아버지 할머니의 눈물을 보면서 마치 나뭇가지에 찢겨나가는 듯한 아픔을 함께 느꼈던 기억도 있다. 지금도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교회 성도들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에 사시는 분들을 보면 사랑스럽다는 마음이 든다. 설령 때로 냉정하게 복음을 거절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교회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소리를 해주시는 분들도 가끔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밉다는 생각은 전혀 안든다. 오히려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리고 목회자나 주일학교 교사나 전도자들이나 우리 모두가 이런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주님의 사역 할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이여, 예수님은 인간이 당할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다 당해 보셨다. 그렇기에 우리들의 심정과 생황을 가장 이해하고, 이해 할 뿐만 아니라 도우시고 해결하실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으시다. 이 세상에서 진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들 모두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예수님처럼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리더십으로 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노란 손수건 곧 십자가의 복음을 달아주는 우리 모두가 되자.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하자. 우리들이 기도와 사랑과 인내로 이렇게 꾸준히 하면, 하나님은 살아계시기 때문에 반드시 그들이 변화되는 날을 주실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