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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10. 록키산맥을 넘어 서부로 서부로 --
Garden of the Gods - Glenwood Hot Springs
2016, 7.26 화요일
모처럼 아침 여유로 늦잠을 즐겼다. 오늘의 이동 계획이 오전중 어제 갔던 Pikes Peak에 가까운 Garden of the Gods를 구경하고 여기서 223마일, 357km 떨어진 Glenwood Springs에 도착 온천욕을 즐기는 일정이기 때문이었다. 거리로는 4시간 내지 5시간을 예정. 자연히 행동이 굼떴다.
9시 30분 출발. 이동하는 도중 갑자기 유박이 한국에서의 박사학위가 남발되고 있지 않느냐는 식의 질문이 나왔다. 난 잘 모르지만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전제하고 학력인플레가 다른 나라보다 심한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대학에 머물렀다는 죄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전자담배를 거들거리며 피우는 운전자를 보았다. 유박에게 그들의 건강문제를 물었지만 사실은 국내에서도 그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기 때문에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 일반 담배와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의견이다. 이는 정제된 니코틴을 몸에 흡입시키는 불완전한 약물 전달장치로 그 위해성이 줄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신들의 정원(Garden of the Gods)에 도착한 시간이 12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마자 곧 사진을 찍었다. 보이는 바위의 색깔이 온통 붉은 황토색이며 그 형태가 아주 다양했다. 이름을 알 수 없지만 큰 구멍, 작은 구멍, 쓰러질 듯 아슬아슬 붙어있는 바위도 있다. 정원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하나하나 바위의 형태를 음미하지만 어떤 이름을 금방 생각해 내기는 쉽지 않다. 신이 만든 정원이니 당연히 범인으로서는 개별적인 것은 물론 이 정원 전체적으로도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이 생각되지 않는다. 미국을 흔히 신의 나라라고 하던데 정말 신이 이곳에 와 만든 것이라고 생각된다.
밑줄 그른 부분에 'IN GOD WE TRUST'가 선명하다.
역사가 폴 존슨이 쓴 <미국인의 역사>에서 미국민은 그들이 신에게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믿음이 확고하며 ‘지상에 신의 나라’를 창조하기 위해 그들 조상이 메이플라워를 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지폐에 ‘In God We Trust’, 즉 ‘하느님을 우리가 믿노라’라고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바로 아래에 적어놓고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신의 나라로 불려지기를 바라는 나라다.
그러나 정원 중심으로 향하면서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 뾰죽한 봉우리의 붉은 바위에 자일을 잡고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무엄하게도 신이 만든 작품을 상처내면서 그 위로 오르려는 것이었다. 마치 정복자의 마음으로. 이 봉우리만이 아니다. 다른 쪽 절벽에서도 애써 오르려는 사람들이 보인다. 미국은 신이 구상하는 이상의 세계를 바라면서도 인간의 욕망도 함께 가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 정원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되는 것도 신과 인간이 조화되는 현장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 정원은 접근하기가 매우 쉬울 뿐만 아니라 주변 풍경이 평범하게 펼쳐진 사막성 대지와 검푸른 나무가 띄엄띄엄 바위마을을 이루고 있어 이렇게 특이한 풍경이 생겨날 수 없다는 점이다. 신이 지상에 내려온다면 저 멀리 보이는 록키의 높은 산으로 갔을 터인데 하필이면 왜 이곳에 내렸는지 알 수 없는 지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말로는 아무리 잘 설명해도 신의 의도나 작품의 의미를 다 전달할 수 없다. 사진을 많이 보여드리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시간을 절약한다는 명분으로 Visitor Center에도 들리지 못하고 12시 정각에 떠나야 했다.
신의 나라에서 신을 정복하려는 사람들. 이것이 신과 인간의 공존일까?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맛깔스런 중국음식점을 찾았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차안에서 전화로 예약한다. 예약 담당자는 언제나 미세스 유다. 스마트폰, 컴퓨터, 사진기 등 전자기기 다루는데 선수라 아주 요긴하게 덕을 많이 보고 있다. 식후 바로 미국 공군사관학교로 향했다.
원래는 남쪽 Canon City에 있는 Royal George Bridge를 가려고 했으나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또 육, 해, 공군 사관학교에 우리 친구들이 많이 갔으니 관심도 클 것 같아 방향을 튼 것이다. 사실 록키산맥을 관통하는 I-70을 타기 위한 진입구에 가깝기도 하다. 나는 신이 났다. 몇 년 전 이곳을 다녀온 후배 교수가 꼭 덴버에 가면 공군사관학교를 들러보고 오라는 조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I-25 Exit 156으로 나가니 바로 AFA(Air Force Academy) 북쪽 입구다. 정문에는 앳된 군인이 나와 고개를 숙여 친절하게 안내한다. 얼마든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고 했다. 보안이 필요한 군 시설이어야 할 텐데 신분 확인이나 차량점검 그런 것 일체 없다. 참 편하게 들어가도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입구 도로가 좀 이상했다. 일반적으로 도로가 일직선인데 반해 이곳은 출입구 인도쪽을 약간 지그잭 형태의 ↗↘↗↘↗↘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돌발적으로 진입하는 차량이나 불순분자들의 저돌을 막기 위한 고도의 숨겨진 설계였던 것이다. 빠른 속도로 이 게이트를 통과하다가는 차량파괴를 면치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참 치밀한 미국 사람들.
조금 경사진 길을 올라 Athletic Overlook에 세워진 안내문을 읽고 마치 공사 졸업생이 된 기분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청탑회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찍은 것. 푸른 산이 배경이 되고 먼 전방은 평지, 그 중간에 자리한 공군사관학교. 자리 한 번 잘 잡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축구장, 테니스장 등이 보이고 그 뒤로 교육장 건물군과 더 멀리 골프장도 보였다. 이어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Visitor Center에 들렸다. 넓은 공간에 기념품은 물론 Vision, Mission, Value 등 공사가 지향하는 방향을 알리고 여러 가지 관련 자료와 학생들의 생활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Integrity First, Honor, Character, Character Development가 공사생들이 지향하는 가치였다. 용감한 군인 보다 인격이 훌륭한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통합할 줄 아는 군인을 양성한다는 교육방향이 맘에 들었다.
특히 Integrity First!!
입구 오른쪽에 극장에서는 공사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을 담은 필름을 상영하고 있고 그 문앞 휴게실 벽에는 공사생이 취해야 할 행동강령을 새겨놓고 있었다. 군인의 상무정신보다 인격형성을 보다 중시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느꼈다. 현재의 공사 교육감(superintendent of USAFA)이 여성인 Michelle D. Johnson 중장이라는 점도 신선했다. 김영감 열심히 사진 찍고 메모한다. 그리고 손자들에게 줄 선물을 고른다. 아마 마음 속에는 손자들이 공사 제복을 입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는 것 같았다. 행복한 김영감. 캠퍼스를 빙 돌고 돌아 나오다 야외에 전시되고 B-52기를 사진기에 담았다. 한국전쟁 때 우리가 보았던 B-29 폭격기를 생각하면서. 오후 3시경.
교정에 진열된 B-52기
I-90을 타고 본격적으로 록키산맥을 넘어가는 길이다. 록키가 큰 산맥이고 서부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길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어려운 코스라는 상식만으로 도전한 것이다. 김영감과 나는 그렇다 하더라도 유박도 이 길은 처음인 것 같아 내심 걱정은 되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한참을 달리니 과연 좌우로 높은 산이 우리를 둘러싼다. 그래도 초반에는 시야가 어느 정도 확보되어 록키를 감상하며 달리기에는 편했다. 약 1시간쯤 지나니 앞에 2개의 터널이 나타났다. 이른바 Twin Tunnel의 이름을 갖고 1961년에 완공된 Veteran Memorial Tunnel이다. 굴을 두 개로 구분해 뚫었다. 이어 Eisenhower Memorial을 통과하고 다시 Ford? Tunnel을 지나왔다. 길이 약 2.7km의 아이젠하워 터널은 1차공사에 5년, 2차공사에 4년이 결려 1979년 12월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 터널의 위치는 덴버에서 서쪽으로 약 60마일(100km) 지점이다.
덴버에서 출발해 맨 처음 만나는 Veteran Memorial Tunnel
록키산맥의 도로변 산과 나무 및 장벽같은 바위
이곳의 고도가 해발 11,158피트라니 3,400미터의 높은 지대다. 당연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며 연 강설량도 무려 800cm나 된다고 한다.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거의 6개월 동안 눈이 내린다고 하니 항상 위험이 상존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브레이크를 책크하라’고 하는 사인보드가 몇 차례 나타난다. 도로의 굴곡과 경사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한 눈이라도 팔면 아찔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가려면 차량 사전 점검은 기본중 기본이다. 늦가울이나 겨울이라면 체인과 스노타이어 장착은 기본이라 할 것이다.
아이젠하워를 위시해 터널을 다 빠져 나오니 과연 록키다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름하여 ‘The Summit’라는 작은 휴게소다. 조금 높은 지대라 아래에 Dillon 저수지가 넓게 그리고 조용하게 자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수지라기 보다는 그 넓이가 호수와 같다. 뒤쪽으로는 멀리 흰눈에 뒤집어 쓴 산이 보인다. 이곳은 지도상으로 보면 Blue River에서 내려온 물이 고인 곳이다. Frisco와 가까운 곳으로 약간 우측으로 멀리 록키산맥의 정상 Mount Elbert(14,443ft, 4,402m) 가 보일락 말락 한다. 록키의 중심을 즐기려면 이곳과 가까운 Frisco나 Vail, 또는 Glenwood에서 진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휴식도 즐기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오랫동안 머물렀다. 멀리 보이는 호수가에 자리한 조그만 동네가 물속에 잠긴 듯 겨우 빨간 지붕만 보인다. 산과 물이 만나니 정말 아름답다. 외국인들과 간단한 인사 나누고 이야기 나눠보니 그들도 록키여행은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라고 뿌듯해 한다.
그림같은 저수지, 아니 호수다. 저 멀리 높은 산에는 잔설이 보인다.
The Summit에서
Denver에서 Glenwood로 가는 루트는 I-70으로 신속하게 가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Leadville을 거쳐 Aspen을 들렸다가 가는 시닉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유박사가 아쉬어 하는 것은 우리가 전자의 루트를 택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Aspen으로 들어가는 코스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 마을이 미국내에서 부자들이 가장 많이 들어와 살고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 산과 강이 어울리고 숲이 울창해 경치가 빼어나 미국인이라면 이곳에서 한 번 쯤 살고 싶어하고 못살아도 한 번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은 동네이기 때문이다. 대신 유박 생각으로는 Aspen(원래 이름은 원주민 Ute족과 관계된 Ute City였는데 1880년에 바뀜)에 못지않은 마을 Vail을 생각해 두고 있었던 것. 그래서 I-90 도로변에 위치한 Vail을 들리기로 작정한 것이다.
두 마을의 최근 통계자료에 의하면 주민은 Aspen이 6,800명, Vail이 5,300명 수준이고 가구당 소득은 Aspen이 72,000달러(2014년기준)인데 대해 Vail은 73,500달러로 오히려 Vail이 더 높다. 집값은 전자가 100만달러 수준이고 후자는 95만달러, 백인비율은 전자가 86%이고 후자가 89%로 보면 오히려 Vail쪽이 더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우리는 오후 6시 반경 Vail로 들어가 10여분간 한바퀴 돌았다. 이곳은 완전 휴양 마을로 도로 표지에 주차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길은 좁았지만 보기에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산골마을로 보였다. 집들도 고급맨션처럼 훌륭했다. 집집마다 창문에 꽃 화분을 올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길과 빈 공간에는 빠짐없이 화려한 조경용 나무들과 화초를 심어 아름다움을 가꾸고 있었다. 과연 미국 최고의 부자들이 와 쉬는 휴양마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6시 반 출발.
부자동네 Vail 에서 미세스 유
Vaild의 집들은 대부분 이렇게 휴양용 빌라 형식이다.
다시 차에 올라 달리며 앞쪽을 보니 산 전체가 깔끔하게 다듬어진 스키장이 수십개다. 지도상 Eagle River와 함께 달리면서 왼쪽으로 Beaver Creek의 산 전체가 스키장이다. 그 수가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스키장은 Beaver Creek Resort까지 이어진다. 이곳이 바로 스키의 천당이라는 생각이다. 스키장은 지금 보기에도 시원하다. 리프트 아래에 깔린 잔디가 연두색이라면 양쪽에는 짙푸른 소나무. 그 가운데 따로 따로 집을 짓고 숲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동화속 풍경이다. 부러웠다. 스위스 알프스 마을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베일에 들린 것도 큰 횡재였지만 록키산맥의 협곡을 샅샅이 차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흔치 않는 경험이었다. 아마 김박과 나는 크게 즐겼지만 유박은 운전수?라는 3-D 직책으로 우리가 즐기는 정도의 절반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스키장 - 눈이 없어도 보기 좋다.
서둘러 Glenwood Springs로 달린다. 대원중 생리처리 문제가 생겼다. 여기서는 Rest Area라는 표지를 따라 가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런 휴게소가 아니었다. 찾기도 힘들지만 그것도 불결하기 짝이 없는 간이화장실이 전부였다. 작은 호숫가에 있는 화장실, 주변 경치는 록키답지만 쉬어갈만한 곳은 못된다. 미국에서도 가능하면 표준적인 Rest Area에서 생리문제를 사전에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이다.
Glenwood Springs에 가까운 지점에서 지명이 ‘NO NAME’라는 특이한 표지를 보았다. 어느 도시나 마을 이름을 기억하기 쉽고 아름다운 이름을 짓고자 하는데 ‘노네임’이라. 우리말로 하자면 ‘無名洞’ ‘無名市’인 셈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 이름으로 더 유명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노림수일끼? 아니었다. I-70을 건설할 당시 이곳의 출구지점이 이름 없는 지역이어서 그냥 ‘No Name’으로 임시로 정했는데 공사를 마친 후 Exit 119의 이름이 그대로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 근처가 모두 ‘No’로 시작되는 이름이다. No Name Creek, No Name Canyon, No Name Tunnel이 그것. 이곳 사는 사람이 겨우 123명뿐이라니 이름치고는 큰 도시 못지않은 유명한 동네가 되었다. 역설의 역설이다.
유박은 자신이 졸음이 오거나 다른 사람이 잠을 자면 그 꼴을 못봐 모순어법을 활용한다. 콜로라도강을 보고 내가 ‘여기가 콜로라도강이다!’고 알려주면 백미러로 차내 사람들의 동정을 살피고 한마디 한다. 약간 졸고 있는 김박을 거울로 보면서 ‘김영감, 잠 자?’라고 묻는다. ‘응, 알았어!’라고 답하자 유박은 다시 ‘잠 자, 잠 자라고--’이런 식이다. 피곤해 졸고 있는 사람을 깨워놓고 다시 ‘자라!’고 하는 것은 잠자지 말라는 뜻이 아니겠어? 왜 깨어놓고 잠자라고 해? 대장의 못된 월권이거나 친구가 바깥 풍경 놓친 것을 아쉬어 하는 마음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 저녁 8시쯤이다. 어둠이 슬슬 발아래까지 따라왔다. 서둘러 그 유명하다던 Glenwood Hot Springs로 직행, 저녁 식사보다 시간이 제한적이니 먼저 온천욕을 즐기자는 대장 말씀, 모두 대 찬성이다. 얼마나 기다린 온천욕인데. 며칠간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각오다. 금방 어두워져 계단길 걷기가 위험했다. 잽싸게 유박이 입장권을 사왔다.
동양인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일까? 종업원이나 이곳에 온 서양인들의 표정이 좀 이상했던지 유 대장 표정이 안좋다. 실은 서양인들이 ‘동양인 너희들이 여기까지 왜 왔어?’라는 약간의 인종차별적인 표정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여행하다보면 보이지 않게 차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니 행동 하나 하나 신경을 써야 우리 자신은 물론 한국인의 긍지를 지켜낼 수 있다는 책임감이 항상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말 들을 때마다 내가 작아지고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유박이 있어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유박은 건실하고 당당한 미국 시민이기 때문이다. 그런 증거가 금방 나타났다. 오늘 Pikes Peak에서 대화를 나눈 사람들도 그랬지만 지금 이 온천욕을 하면서도 두 외국인과 서슴없이 대화를 나눈다. 그중 폴란드에서 20년전 이민을 온 친구가 유박과 통성명을 하고 자신을 소개하며 바로 근처에 살고 있으니 놀러와도 좋다고 한다. 그 사람은 이미 이곳에서 90여개의 방을 가진 모텔회사 사장이라고 했다. 이른바 아메리카 드림을 실현한 성공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서로의 이력을 소개할 때에도 유박에게 점잖게 경의를 표한 점잖은 사람이었다. 그가 우리와 헤어지면서 손을 들어 두 번 세 번 흔들어 주니 더욱 친근감이 들었다.
시원했습니다. 벗고 들어오시죠 .......
이 온천은 Iron Mountain 한 자락에 자리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외온천으로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알리고 있다. 물 온도가 50도인데 그 역사가 무려 125년전에 시작되었다고 하고 한다. 9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더 오래 담그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나가달라는 방송이다. 밤하늘 별빛아래 따뜻한 온천욕을 즐기며 인증사진 몇 장을 찍었다. 밤이 깊어 밖으로 나가 식사할 수도 없어 부득이 방에서 비상용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래도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12시 취침. 잘 자!!
첫댓글 사실 Pike Peak 을 가기전 Aspen 도 들르려고 했는데 아무리 해도 우리가 기차를 예약한 4시 까지는 무리일 것같아 생략하자고 했지...그래도 Vail 을 봐서 다행이야. Glenwood Springs 에 늦어도 6-7시 사이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항상 지체되었어. 70 마일로 계산했는데 그 위험한 커브길을 아마 50-60 마일로 달렸을 거야. 나의 운전 사상 그렇게 천천히 달린 건 처음이고..."그럴줄 알았지"란 말만 미리 안들었어도...ㅎㅎㅎ
Aspen을 들렸다면 아마 한 두 시간 더 걸렸을거야. Vail을 봤으니 잘 된거지. 정말 험한 길 운전하느가 수고 많았어.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9.24 09:2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9.24 18:24
10회차는 공군사관학교 견학, 그런데 콜로라도 TV댐은 지나 쳤나?
콜로라도 TV 댐? 그게 어디지? 혹시 Hoover Dam? 그 댐은 남서 쪽으로 훨씬 내려와서 네바다와 아리조나의 경계에 있지. 우리가 그쪽까지는 안 내려 갔고. 웨스트 포인트가 우리 가는 길에 있었으면 만사 제치고 들렀을 텐데...우리가 서쪽으로 여행을 해서...
맞아! 맞아! Hoover Dam, 내가 1988년도 여름 8월에 LA, Las Vegas, Grand Canyon 그리고 야밤에 Dam을 지난적이 있는데, 아물 아물 하구만?
콜로라도에서 망중한을 온천욕탕에서...
여행 중 피로 회복에 최고지~~
그래 맞아, 미국엔 가기 어려우니 유성온천 한 번 함께 하자고.
@전춘옥 남녀 같이 들어가는 혼탕과 대중탕이 없어서 ㅋ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김박 김상연이는 이 여행기를 읽고 있나요?
그의 흔적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여행기를 빠짐없이 잘 읽고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좋은 자료도 감사.) 모두 3회에 걸쳐 미국여행을 다녀왔지만, 일정이 정해지고 또 현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만 다녀와서 아쉬웠는데 고맙습니다. 가능하다면, 미국 교통안내 지도에 컬러-펜으로 이번 여행경로를 표시한 사진 한 장만 포함해 주시면 '금상첨화'가 되겠습니다.
기종이가 좋은 점 지적했네...그렇잖아도 전 교수에게 펜으로 약도를 그려주고 카페에 올리라고 부탁했었지...방장한테 물어보면 좋은 해결책이 나올거라고...길거리에 술통처럼 생긴 관관차가 있어 한 컷했디...
지도 복사해 엉성하지만 여기에 그 사진을 첨부합니다. 도움됐으면 합니다.
유박사가 그려준 상세하 루트지도를 김태규 방장님의 도움을 받아 여기에 첨부해 봅니다. 관심있게 읽어주신 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불편 드린 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확대해서 잘 봤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