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문>
전쟁기지는 어린이의 놀이터가 아닙니다!
전쟁 문화 가르치는 제주 해군기지 개방행사 반대합시다!
어린이들과 전쟁 말고 평화를 이야기합시다!
어린이들과 폭력 말고 사랑을 외칩시다!
저희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평화 운동을 하는 평화 단체, 평화 활동가들입니다. 강정의 평화 활동가들은 2007년 5월 18일부터 오늘까지 6,931일 동안 전쟁 반대를 외치며, 제주를 진정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리는 부대 개방행사는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에게 전쟁 살상 무기를 공개하고, 군복 입기·군사 장비 체험을 통해서 전쟁 문화를 내재화시키는 반인권적이고 비교육적인 행사입니다. 부대 개방행사는 어린이에게 폭력으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거짓을 가르치며, 국가 간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힘의 논리를 주입합니다.
전쟁기지는 어린이 놀이터가 아닙니다. 부대 개방행사는 전쟁과 폭력을 놀이와 체험의 대상으로 포장하여, 어린이에게 전쟁의 본질과 전쟁터의 참혹한 현실을 은폐합니다. 전 세계에 전쟁의 광풍이 몰아치는 지금,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폭력이 아닌 사랑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와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들이 전쟁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부대 개방행사를 거부함으로써 평화에 한 걸음 다가갑시다. 어린이들과 함께 평화를 이야기합시다!
2026년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2026년 1월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속화 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얀마,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예멘 등지에서 분쟁과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도 되는 상태가 바로 전쟁입니다. 전쟁의 본질은 인간성의 상실이며, 전쟁의 최대 희생자는 어린이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2026년 5월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사망한 학살의 희생자는 72,612명에 달합니다. 이 중에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21,283명이고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 953명 ▲1~5세 유아 4,667명 ▲6~12세 아동 6,591명 ▲13~17세 청소년이 5,711명이 사망했습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의 불법적인 이란 침공은 최소 1,701명의 민간인 희생을 불러왔습니다. 이란 인권 단체 HRA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 최소 254명은 어린이였습니다. 침공 첫날, 미군은 이란 미나브의 한 여학교를 공습하여 어린이 168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 당했습니다. 수개월에 걸친 정보 수집과 목표 설정 끝에 개시된 공습 첫날, 이처럼 명백히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미군의 고의성을 입증합니다.
전쟁의 희생자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우리처럼 숨 쉬고,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자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누군가의 아들딸, 누군가의 엄마아빠, 누군가의 형제자매, 누군가의 가족이고 누군가의 연인이고 친구입니다. 전쟁 때문에 주가가 변동하고, 석유값이 오르고, 쓰레기봉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트럼프가 어쩌고 네타냐후가 저쩌고, 언론마저 전쟁의 본질을 숨기고 있지만, 전쟁의 본질은 죽음입니다. 전쟁은 어린이의 무덤입니다.
천부인권의 불가침성을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사람이 사람을 ‘죽어도 되는 존재, 죽여도 되는 존재’로 규정할 순 없습니다. 제주 4.3의 후손으로서 전쟁 반대·학살 반대를 외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망설임 없이 부대 개방행사를 거부하십시오. 어린이의 눈을 보고 평화를 이야기해 주십시오.
무기가 있는 곳에 전쟁이 생깁니다! 부대 개방행사는 각종 전쟁 도구와 살상 무기를 오락거리로 둔갑시켜 어린이에게 보여주고, 군사 체험을 통해 전쟁을 친숙하게 만듭니다. 어린이에게 ‘힘에 의한 평화’라는 왜곡된 관념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진정한 평화는 더 강한 군사력에서 오지 않습니다. 평화는 대화와 협력, 상호 존중과 공존의 노력에서 비롯됩니다.
어린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접하는 기회입니다. 현재 팔레스타인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학살의 양상을 보면, 군사력의 행사는 군인 간의 싸움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 특히 가장 취약한 어린이를 타겟으로 합니다. 인공지능, 드론 등 최신 기술이 민간인 학살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군사 체험 대신 어린이들에게 평화의 가치를 나눠 주십시오. 그리고 전쟁의 희생자들, 특히 세상을 떠난 수많은 어린이를 기억하고 애도합시다. 어린이들과 함께 전쟁 반대를 외칩시다.
10년 전 제주 해군기지가 완공됐지만, 강정의 평화 활동가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평화 활동가들은 일상의 저항 행동을 이어가며 전쟁기지가 되어버린 강정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동함대사령부로 승격한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핵잠수함·핵항공모함 등 외국 군함이 수시로 드나들고, 세계 최대 국제해군훈련 림팩, 한미일 다영역연합훈련 프리덤 에지, 한미연합전쟁연습 프리덤 실드 등 각종 전쟁 훈련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강정의 평화 활동가들은 세계의 평화 활동가과 연대하며 미·중 패권 다툼의 전초기지가 되어버린 제주 해군기지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평화 100배를 시작으로, 평화 미사, 인간띠잇기 문화제, 삼거리식당에서 나누는 밥 한 끼의 힘으로 강정의 평화 운동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정의 평화 활동가 해초와 승준은 지금 학살을 멈추기 위해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배를 타고 항해 중입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방문객 여러분, 어린이 여러분,
전쟁 문화 가르치는 제주 해군기지 개방행사 반대합시다!
어린이들과 전쟁 말고 평화를 이야기합시다!
어린이들과 폭력 말고 사랑을 외칩시다!
감사합니다.
2026년 5월 9일
(사)제주다크투어, 가장자리에서, 강정일상저항행동, 강정친구들, 강정피스앤뮤직캠프 조직위원회, 국제민주연대, 국제전략센터, 동네방네기후정의, 리슨투더시티,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정치하는엄마들, 진보 3.0,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제주위원회, 핫핑크돌핀스(이상 16개 단체) 그리고 34명의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