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4장 하나님의 경고를 들을 수 없을 만큼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
1. 삼손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면서 나오는 첫 번째 사건은 의외다.
그는 나실인이었으나, 한 블레셋 여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으로 역사의 무대에 오른다. 분명히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명이 있었고 하나님께서 비상한 능력까지 주셨지만, 그의 출발은 지극히 개인적인 쾌락의 추구로 시작된다. 14장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내려가서’(1,5,7,10)라는 말은 12대 사사 삼손의 삶이 하나님을 향해서 올라가기 보다는 내려가는 삶임을 암시해준다. 사사기는 처음에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께 묻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중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사람과 싸우리이까?”(1:1)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사사 시대 400년은 이스라엘의 삶이 계속 내려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자신의 이기적 욕구를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을 사용하는 삼손의 모습이 처절하게 그려진다.
나실인 삼손은 하나님께서 율법에 금하신 바, 블레셋 여인을 아내로 삼겠다고 부모에게 말한다(2). 물론 그는 자신이 이렇게 블레셋 사람들과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사사에 걸맞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금하신 일을 함으로써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이며, 타협이고 불순종일 뿐이다. 하나님은 이렇게 일하지 않으신다. 그는 경건한 부모의 만류를 듣지 않는다(3). 여호와의 사자를 통해서 삼손의 출생을 계시받았던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졌겠는가? 삼손은 젊은 사자를 통해서 길을 막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인식하지 못한다(5). 도리어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사자를 죽이고 자기의 길을 간다. 그가 하나님이 주신 힘을 쓰는 일은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연분의 문제였다는 사실을 성경은 보여준다. 하나님께서 주신 수많은 것—재능, 건강, 부와 시간 등—을 당신은 하나님을 섬기는 봉사로 사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지극히 사사롭고 이기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살아가는가? 그것이 당신의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3. 삼손은 나실인의 서약을 범했다.
그가 딤나로 내려가 ‘포도원’에 이르렀다는 것은 완곡 어법이다(5). 그는 포도에서 난 것을 먹어서는 안되었다(13:14). 이것은 율법에 기록된 나실인에 대한 매우 엄격한 규례였다.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며 포도주로 된 초나 독주로 된 초를 마시지 말며 포도즙도 마시지 말며 생포도나 건포도도 먹지 말지니 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 포도나무 소산은 씨나 껍질이라도 먹지 말지며(민 6:3~4).” 그러나 그가 블레셋의 풍습을 따라 7일 동안 혼인잔치를 벌일 때 포도가 유명한 그곳에서 7일 동안 술잔치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후에 다시 젊은 사자를 죽인 그 길에서 사자의 시체를 보았을 때, 삼손이 시체 안에 생긴 꿀을 먹으며 시체를 만졌다는 것 역시 나실인의 서약을 범한 일이었다. 삼손은 그 잔치에서 블레셋 친구 30명에게 베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을 걸고 수수께끼를 내게 되고 결국 그들이 신부를 위협하여 수수께끼를 풀자, 분노한 삼손은 아스글론의 블레셋 사람 30명을 쳐죽이고 옷을 빼앗아 이들에게 준 후, 자기 집으로 향한다. 그 사이 삼손의 아내는 장인에 의하여 다른 친구의 아내로 주어졌다. 삼손은 결국 원하는 것도 얻지 못했다.
4.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지으시고 부르셨으나 우리가 모든 자원들을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쓰고 있다면, 우리는 삼손의 자리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삼손은 우리의 거울이다. 자기의 필요를 얻으려는 욕심에 사로잡힌다면,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경고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내 귀를 막아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는 상태는 아닌지 돌아보자. 일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사는 것이 그 어떤 특별한 사역보다 중요하다. 하나님은 매일의 순종과 거룩을 우리에게 요구하신다.
5. “하나님 아버지, 저희 삶이 자신과 가족 밖에 돌아보지 못하는 이기적인 자리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나라의 관점에서 자신을 살피는 지혜와 믿음을 주시옵소서.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경고를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주시고 듣고 돌이키는 은혜도 허락하여 주옵소서. 무엇보다 하나님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것 보다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살게 하옵소서.”
개혁주의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