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 전환의 첫 단계
가정교회를 쉽게 말하자면, 교우들의 가정 가운데 몇몇 가정을 택하여, 주중에 모여서 예배드리고 교제를 나누는 작은 교회로 세워가는 일을 말합니다. 이런 작은 가정교회들이 모여서 주일에는 갈빛동산교회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주중에는 다시 흩어져서 각각의 가정교회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의 구역조직과 비교하자면 구역이 수직적인 관리조직인데 반해 가정교회는 그 자체로 작은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초대교회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곳저곳의 약속된 가정마다 모여서 함께 식사하고 예배드리는 것이 일반적인 교회였고, 그런 가정교회들이 같이 모이던 것이 바로 로마교회니, 에베소교회니 하는 곳곳의 지역교회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정교회는 성도들의 친밀한 교제 가운데 한 몸이라고 고백했던 교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이며, 우리의 가정을 예배의 공간으로 회복시키는 일이고, 그 가정으로의 초대를 통하여 복음을 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합니다.
올해 우리교회는 이런 가정교회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오늘부터 그 전환의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 원형목장
가정교회를 흔히 목장(牧場)이라고 부르고, 가정교회를 이끌어갈 평신도 사역자를 목자 그리고 목자의 부인을 목녀라고 부르며, 각 목장에 소속된 교우들을 목원이라고 부릅니다. 용어가 좀 생경하지만 현재 가정교회의 정신을 따르고자 하는 교회들이 함께 부르는 용어이기에 우리도 그렇게 부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정교회 즉 목장이 세워지는 첫 단계는 자신의 가정을 예배와 교제의 처소로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원들의 가정을 돌아가면서 모일 수도 있습니다.) 소속된 목원들을 돌볼 목자와 목녀를 세우는 일입니다.
저도 처음 가정교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렇게까지 헌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싶었습니다. 요즘 같은 개인주의 시대에, 집안모임도 다 외식으로 해결하는 요즘에, 누가 자신의 가정으로 교우들을 초대하여 매주 음식을 제공하고 그들의 영혼을 돌보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와 목회자 세미나, 두 번의 세미나에서 그렇게 살고 있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보았고, 그 분들의 진실한 고백 속에서 놀라운 가능성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목자와 목녀로 헌신하는 일은 어렵지만 보람된 일, 무엇보다 자신의 영혼과 가정을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일단 한 발만 내디뎌보았으면 합니다. 오는 3월 4일(금) 저녁부터 저희 가정에서 원형목장을 시작합니다. 원형목장에 참여하신다고 해서 당장 목자와 목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형목장을 통하여 가정교회를 공부하고, 실제로 경험해 볼 것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한발 한발 나아갈 것입니다. 원하는 분들 모두를 원형목장으로 모실 수는 없기에, 우선은 중직자와 운영위원들을 중심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원형목장을 제가 선정하는 것을 조금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안에 결국 우리 모두가 자기가 소속된 목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에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