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산책 - 유전공학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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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0.01. 11:10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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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산책
유전공학의 탄생
신이 된 인간들
1960년대 말 유전 부호가 완전히 풀리고, 대장균과 파아지1)의 유전자 구조 및 기능 등이 이해되면서 이를 공학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장밋빛 전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사, 해독의 분자 기작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재단하여 활용하는 유전공학 기술이 떠오르는 미래 기술로 부상한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1980년대 이전에만 해도 당뇨병은 치료를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드는 질병이었다. 당뇨병은 당시에 부자병이라 불렸는데, 영양 과잉이 되기 쉬운 부자들이 잘 걸리는 질병이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치료를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부자들만 치료할 수 있다는 조소적인 의미도 있었다.
어쨌든 이 질병에 걸린 환자는 인슐린 주사만 맞으면 병증을 없앨 수 있는데 인슐린이 너무나 고가의 의약품이어서 가난한 사람들은 쉬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인슐린은 도살한 돼지의 췌장에서 소량 얻어지는 의약품이라 당연히 고가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어떤 환자는 돼지에서 추출한 인슐린에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경우 훨씬 비싼 인슐린을 공급받아야 했는데, 갓 죽은 시신에서 극소량의 인간 인슐린을 뽑아 치료제로 써야 했기 때문에 그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게 한 것이 유전공학 기술이다. 인간의 인슐린을 대장균으로 하여금 대량으로 생산하게 함으로써 인슐린의 가격을 극적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전 세계 수억 명의 당뇨병 환자들이 구원을 받았다. 이 기술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70년대 후반이었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유전공학 열풍이 불어 전국의 수많은 수재들을 생물학으로 끌어들였다. 고백컨대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전공학의 탄생 - 신이 된 인간들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2014. 12. 10., 이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