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요일 늦은 오후에 주방 이모가 넌지시 말씀하십니다.
'올 여름 쉬지도 못하고 미친듯 일했는 데 내일 하루 집사람이랑 놀다온나'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놀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니 말입니다.
전날에도 아무도 몰래 집사람이랑 바람쐰다고 부산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심야데이트 하고 왔었는데
또 놀러가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쉬는 날 없이 주방에서 바깥을 보고 있으면
가끔씩은 정신이 저~~~~만치 도망가고 미칠거 같을 때가 있거든요 ㅇㅅㅇ
그러니 갈 수 있을 때 내뺍니다.
늦은 밤 11시 거제 동생내외에게 전화를 합니다.
'지금 너네집 간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착한 매제 오지마라는 말도 못하고 기다립니다.
아무렴 형님내외께서 신혼집에 첫방문하신다는데 각잡고 기다려야죠
존경하는 형님에게 바치는 매제의 조공입니다.
얼마 전 맥도날드 해피밀 행사에서 준 장난감 세트입니다.
늦은 시간이니 내일 같이 놀기로하고 물 한 잔 마시고 잠이듭니다.
15일 아침
간단하게 맥도날드 해피밀로 아침을 먹고
- 저 장난감이 5개 세트로 구매하는 데 17,500원이거든요. 근데 해피밀이 '1세트 장난감1개' 3,500원이예요.
햄버거 세트 하나랑 장난감 5개 주고, 나머지 햄버거 세트 4개를 추후 교환 쿠폰으로 주는 데
기간 및 구매점포 한정이라 데엔나 상술 및 귀찮음이 빛나는 상품구성인거죠...-
거가대교 타고 부산으로 갑니다.
동생 내외는 부산에서 버스타고 돌아올거라고 4명이서 한 차
수다에 한창 신이났습니다.
바다 아래 위를 신나가 달려 교통지옥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1. 건프라
2. 밥
3. 스무디하우스 빙수
입니다.
건프라가 뭐냐면요....
건담 프라모델....의 줄임말입니다.
부산에는 두 군데씩이나 건담프라모델 오프라인 매장이 있거든요.
거기가면 전시용으로 조립해 놓은 프라모델이 많이 있어서
진짜 구매욕구 폭발 상품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알고 살 수 있어서 좋아서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마누라님께서 가도 된다고 허락해 줘서 신나서 갔어요.
아까는 매제니 형님이니 큰 소리 치더니만 체통없이 무슨 짓이냐구요??
어찌....얻어걸린건지....매제도 저랑 비슷한 취미가 있어서 둘이 신나서 간걸요 뭘.....
그래서
마누라님의 허락하에 제 카드로 샀습니다.
AV-98식 잉그램입니다.
1호기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3호기가 단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이 프라모델로 말씀드릴거 같으면,
건담 시리즈가 아닌
Yuki Masami의 1988년 작품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에 나오는 경찰이 사용하는 탑승형 로봇입니다.
당시 작가는 1998년에는 저런 물건이 실제로 나올거라고 상상했던게죠. ㅎㅎ
도구로써 사용되는 로봇이 발달하면서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도구로써의 로봇
이라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설정이 좋았던 작품이죠.
라기보다는 잉그램 만들어 놓으면 진짜 이뻐요.....
중2때 있는 용돈 다 털어서 2만원 주고 반다이 정품 사서 만들어서 고이고이 모셔뒀는 데...
사촌동생들 손에 장렬이 산화했던 1호의 추억을 담아 샀습니다.
건담 08소대!!
육전형 건담!!!!!
프라모델 주제에 저 앉아 쏴 자세가 실현 가능한 HG최고의 걸작이라 불리는!!!
게다가 우주형 건담의 날렵하고 얍실한 모습이 아닌
육전형의 둔탁하고 묵직한 모습!!!
이랄까 오타쿠의 외침이었습니다.
그리고
마나님께서 이것도 하나 더 사
이러면서 턱 없어준
사자비
위에 사진들 보시면
박스 밑에 깔린 담배갑이랑 라이타 보이시죠?
크기 짐작을 위한 배려거든요 저거...
느껴지십니까
박력이!
강인함이!!
가격이!!!
잉그램 4만
육전형 3만
사자비 10만!!!!!!!
겨울에 다가오는 생일까지 이거 조립하면서 착하게 있으랍니다.
그러하겠습니다.
그리고 매제 생일 선물로 케로로 합체로봇 사줬어요
5만원 넘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씬나요~~
이제 밥 먹으러 가야죠.
얼마 전 부터 제가 마누라님께 고급 중식 고급 중식 고급 중식
이러고 있었는 데요
이연복 쉐프라던지 대만에의 그리움이라던지 그래서 중식도를 사버렸다던지의 영향은....
무튼 부산 갔으니 차이나 타운 가봅니다.
부산에 좋은 중식당 어디 없냐고 물으니
'친구가 차이나타운가 멍청아.' 라고 정답게 알려줍니다. 히X롬
대만에서 먹은 동파육을 못잊어 동파육을 하는 식당을 찾아갑니다.
근데. 바로 옆 가게에서 북경오리를 한답니다.
고민하다가 북경오리를 선택했습니다.
얌차이라는 상호의 식당입니다.
북경오리 9만원
4명이서 먹기 모자라지 않느냐 물으니 괜찮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매제와 임산부인 동생 원래 잘먹는 저랑 마누라님이 있으니
북경오리 받고 탕수육 더!
주문합니다.
그런데......
9만원 짜리 북경오리의....
4인도 넉넉하다던 북경오리의 비쥬얼이 저렇습니다.
장나나나......
혼자 다 자시겠다 이 놈들아....
비록 어중간한 시간이지만 식당에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을 때 알아봤다.....
돈은 아깝지만 나왔으니 먹고 탕슉 먹고 동파육 또 먹으러 가야지....
오늘 내가 돈을 얼마나 쓰는 건지 원.........
그래도 간만의 휴가니.......
매제 앞이니 .............
형님으로서의 위엄..............
등등을 생각하면서 식구들 얼굴을 보니...
저랑 같은 생각을 품은 얼굴입니다.
게다가 북경오리 경험자가 저 밖에 없으니 설명을 바라는 눈치입니다.
밀전병을 앞접시에 놓고, 채썬 오이와 양파 대파를 살짝,
자른 오리는 반드시 껍질과 고기를 같이 살짝,
첨면장은 스푼으로 살짝,
도르르 말아서 입으로 쏙!
아....양은 적지만 백주 한 잔 생각나는 맛입니다.
이 집 음식 괜찮네요.
한 점 두 점 밀전병 및 채로 리필하면서 먹는 데
텅 비어있던 식당이 손님으로 꽉 차버리고
홀 아가씨가 어찌할 줄 모르며 가져다 준 그것은
탕 수 육
이 아니네요.
뭐냐고 물으니
살 바르고 남은 오리뼈 스프랍니다.
국물을 살짝 떠서 '스읍~!'
.
..
...
....
.....
......!!
하.....이제까지 내가 먹은 오리국물은 다 무엇이었단 말인가.....
인생사 자만하지 말지어다.....
라며 또르르 쳐묵쳐묵 스읍~
하는 데
아가씨가 다시 음식을 들고 옵니다.
이번엔
탕 수 육!
이겠지!!
근데 아니네~~
그래도 남은 부위로 볶음을 했답니다.
간장과 설탕의 약간 탄 불맛과 적절한 간 채소의 식감 양념
기타등등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볶음요리입니다.
너 오리!!
착하다 너!!!
괜찮다 너!!!!
마땅찮던 아까의 굳은 표정은 모두의 얼굴에서 사라지고 행복한 포만감이 식구들 얼굴에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쩌죠?
배 부른데....탕수육이 나왔어요.
4명 충분이 먹는다는 말이 맞았어요.
근데요...
이 탕수육이 또 요물이네요.
안달고 안짜고
적당히 시고
겉은 바삭 속은 사르르
탕수육의 4대 조건인
달고시고바삭촉촉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햐응~~
다 먹었어용
근데요....
교수님......
제가 귀가 좀 좋잖아요....
홀서빙하는 아가씨랑 주방이랑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거 듣다가요
'샤오룽빠오'를 들어버렸어요.
배가 불러 터지겠는 데요
들었으니 어쩌겠어요...
시킵니다.
이 집 샤오룽빠오는 대만에서 먹은 거랑 조금 다르네요
약간 피가 더 두껍고 단단하고 육즙이 좀 아쉬웠어요.
근데요...
들어오는 손님들 마다 물만두를 시켜서 시키는 김에 같이 시켰어용
새우 부추 돼지고기가 든 물만두인데요
오호 훌륭합니당
배 터질거 같다던 동생이랑 매제랑 마누라님도 만두 하나까지 꼭 꼭 다 챙겨먹었어요.
뭐랄까 계산하고 나오는 데
멋진 남편 오빠 형님 이었다는 뿌듯함과
동네 중국집에서 면으로 배채운 것으로는 느낄 수 없는
굉장히 만족스럽과 기운넘치고
배가 꽉 차있음에도 기분나쁘지않은 가득하고 기분좋은 포만감을 느끼면서
근처 가게에서 간식으로 먹을 중국식 팥빵 사서 돌아왔답니당
근데....
3번을 안했어요.......
배불러서 무심결에 넘기고 마산 와뿌써요.........
근데 3번이 1번을 허락케 한 마누라님의 요구사항이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종일 뜯기고....
오늘 낮에도 뜯기고...........
해서
오늘 저녁에 또 부산 갔어요
부산 마산 거제 부산 마산 창원 부산 마산의 강행군을......
경성대
스무시 하우스 << 기억하세요. 대만 3대 빙수 중 하나인 스무시 하우스의 국내 체인점입니다.
갔다가 왔어요
코스트코도...
간식거리 잔뜩!!
이상. 이상한 휴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