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3년 금년 한 해도 서서히 막바지를 향해 내닫고 있습니다.
세월이 유수라더니 그야말로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만남의 광장, 사이버 공간 카페에다 여러분이 마음을 써 특별히 내게 할애해준
[초운에세이]란에 요즘은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혹시 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노파심에서 이렇게 몇 자 적어 안부로 대신코자 합니다.
나와 나의 집사람은 여전히 누구보다도 아직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비록 낯 설고 물 선 땅 먼 타향에까지 흘러 와 인생말년을 살고는 있지만 나의 자랑스런
제자 여러분의 정을 생각하고 옛날을 추억하는 마음에는 항상 변함이 없습니다. 이실직고하면
나에게는 유별난 방랑벽(vagabond habit) 같은 고약한 기질이 있어서 이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여우도 죽을 때는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동물에게는 서식처나 둥지 등에서 떠나 멀리 다른 곳으로 갔다가
되돌아 오는 성질이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이 바로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귀소본능(歸巢本能)'
이라는 사자성어입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야 오죽하리요.
오늘 오후 늦게부터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내일 아침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위가 찾아올
거라는 예보가 있습니다. 그러나 움츠러들어서는 안 됩니다. 날씨의 변화며 계절의 순환이
있다는 게 우리 인간에게는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런 사이클이 없다면 우리의
존재며 삶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존재하고 발생하는 모든 사물은 다 필요와 수요에
의해 그렇게 된다고 긍정적으로 봐야 합니다. 우리 삶에서 만일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긍정적으로 보면 변화는 발전이요 향샹이요 진보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퇴보'라는 부정적인
의미의 말은 우리 사전에서 퇴출의 대상이 돼야 마땅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제자 여러분!
그렇다면 여러분이나 나는 하루하루 새날을 맞을 때마다 진보와 발전을 거듭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는 늘 새로운 꿈이 있고 목표가 있고 도전의 대상이 있고 나아갈 방향과 새로운
길이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일찍이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행복의 원칙"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1. 어떤 일을 할 것.
2.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3.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
영어에도 이런 좋은 말이 있습니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오늘은 당신 여생의 첫번 째 날이다. 여기서 "the rest"는 '나머지'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the rest of your life'라는 부분은 '당신 생애의 나머지'가 될테니 즉 餘生이라는 뜻이지요.
일 년 365일 어느 날 이 말이 적용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그러니 명언일 수밖에지요.
새 날을 맞이하는 기분은 여느 때와는 달라야 합니다.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하는 용기와 힘을 우리들에게 주는 말입니다.
18회 졸업생 여러분! 내가 한 사람 한 사람 여러분의 귀한 이름을 부르지는 못합니다만
여러분 각자에게 직접 전하는 안부의 말이라 믿고 그렇게 받아주길 바랍니다.
餘는 不備禮합니다.
2013-11-09 22:20
仁松齋/金英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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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승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여가때마다 훌륭하게 글을올려주시어 감사합니다. 글귀를대할때마다. 선생님의 건강하심을 느끼기에 안부는 안묻고 합니다.
사모님도 늘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다. 가끔 자랑삼아 하시는 손자,손녀들도 무럭무럭 선생님과 사모님의 따뜻한 손길로 잘 자라고있겠지요. 이글을 마음에새겨 실천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 군, 오랜만일세. 잘 계시는가. 언젠가는 댁에 경사도 있었더군. 참석은 못했네만 늦게나마 축하를 드리네.
나도 오랜만에 써 본 [초운에세이] 한 편 올린다고 카페를 한참만에 찾았네. 그랬더니 이 군 댓글이 올라와
있었지 뭔가. 염려 덕분에 나와 집사람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네. 이 군은 아직은 활동을 해야 할 때이니
부지런히 움직이시게. 항상 건재하다는 소식 주고 받을 수 있는 삶을 이어가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세나.
제주 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