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연중 32주일) 본당에는 미사가 없었습니다. 4 대리구 2지역 사제 연수로 본당 신부님께서 연수를 떠났기 때문입니다.
본당 시니어그룹도 이 기회에 또 가을이 가기 전에 성지 순례를 다녀 오기로 하였습니다.
11월 13일(수) 아침 9시 열한분의 용사들께서 본당 백마(?)에 몸을 싣고 출발하였습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마원성지"
복자 박상근 마티아 묘가 있는 안동교구의 순교 사적지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 공용 말을 관리하는 마원이 있어 마을 이름이 마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충청도 지방의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 영남 북부의 험준한 산악 지역에 은거하게 되면서 문경지역에도 교우들이 정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는 문경 교우 40여명이 순교하였고, 이즈음 문경에서 아전(하급관리)을 지낸 박상근 마티아는 좁쌀을 사기 위해 한실로 갔다가 그곳에서 경상도 교우촌을 순방하는 도중 박해로 은거한 칼레 강 신부님을 만납니다.
박 마티아는 칼레 신부님을 문경읍에 있는 자신의 집에 숨겨 주었다가 3일후 칼레 신부님과 헤어진 후 체포되어 상주로 끌려 가 문초와 형벌을 받고 옥중에서 교수형을 받고 30세에 순교하셨다 합니다.
칼레 신부님과 헤어질 때 신부님을 끝까지 안내하려는 박마티아의 안전을 위해 집으로 돌려 보내려는 칼레 신부님께 박 마티아는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답니다.
“제가 신부님 곁을 떠나다니요. 혹시 한실이 습격을 당했다면 신부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렵니까? 은신하실 곳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신부님 곁을 떠날 수 없습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신부님께서 이 험한 곳에서 돌아가신다면 저도 기꺼이 따라서 죽겠습니다.”
1985년 9월 마원리 박씨 문중산에 대대로 내려오는 묘가 있어서 여러 정황과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여 순교자 박 마티아의 묘로 확인 됐다고 합니다.
강 신부님과 박 마티아의 우정을 기리기위해 성지 제단 뒤에는 '예수님 부활상'이 있고 '순교자 마티아와 칼레 신부님의 우정상' (사진 좌측 위)이 있습니다.
성지에서, 순례 온 예수성심 시녀회 수녀님을 만났습니다. 여우목 성지를 꼭 다녀 가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계획 일정과 맞지 않아 다음을 기약하였습니다.
성지 가는 길 : 포항 > 영천 > 상주 > 문경 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시간정도 소요 되며 문경.새재 IC를 이용하면 Tollgate 인근에 바로 성지가 있습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진안리 성지"
한국 교회의 두번째 사제이며 '땀의 순교자' '한국의 바오로 사도' 등으로 불리는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1861년 6월 서울의 베르뇌 주교님께 사목 보고를 하러 가다가 문경시 진안리 오리티 주막에 들렀다가 식중독에 과로와 장티푸스의 합병증으로 6월 15일 40세의 나이로 선종하셨다고 전합니다.
현재 시복이 추진 되고 있으나 기적 심사에서 충족 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보완이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현재 가경자로 선포 된 최 토마스 신부님께 전구 기도를 열심히 해야 되겠습니다.
순례 참가자 모두의 간절함을 담아 전구 기도(시복 시성 기도문)를 바쳤습니다.
진안리 성지는 마원 성지에서 새재 도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마원 성지에서 3.5 Km 거리로 자동차로 대략 10분 정도 소요 됩니다.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새재 도립공원"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 '조령' 이라하고 풀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리재 사이에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 '새재'라고도 했답니다.
여기서 잠깐! 그런데요 '조령' 은 한자 표현이고 '새재'는 우리말 표현 아닌가요?
온 세상이 붉은색 노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두시간 정도 아름다운 문경새재 풍경을 느끼고 눈에 담으면서 걸었습니다. 이제는 포항으로 돌아 가야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1관문 전 광장에 있는 감나무입니다.
산중이라 날씨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온도 적당하고 햇살도 좋고 아주 기분 좋은 바람도 불어 주었습니다.
감사할 일이 너무 많은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ps : 새재 도립공원 1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점심을 먹을 식당을 Scan하는데 대통령이 다녀 간 집 '새재 할매집' 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더덕구이 정식과 석쇠구이 정식을 시켰습니다.
어느 대통령이 다녀 갔냐고 물어 봤더니 원조 할매가 운영할 때 윤보선 대통령이 다녀 갔다하네요.
- 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