御使鄭公晩錫永世不忘碑
(어사정공만석영세불망비)
해남군 서북단에는 또 하나의 땅끝이라 불리는 화원면이 있다. 어느 곳이나 옛 고을의 중심이었던 터의 한쪽에는 그 지역 사람들이 세워놓은 해묵은 기적비나 선정비들이 많이 있다.
이곳 화원면 청룡리 복지회관 앞에 위치한 8기의 비 가운데 해남의 유일한 철비로 알려진 영세불망비가 바로 구휼을 펼친 어사 정만석 이야기가 있는 공적비다.
이 비는 호남어사인 정만석(1758 영조34 - 1834 순조34)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철비이다.
정만석은 정조때의 문신으로 본관은 온양, 시호는 숙헌으로 벼슬이 우의정에 이르렀으며, 청백리로 이름이 높았다.
1783년(정조 7) 생원시에 합격하고, 그 해 증광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785년 성균관전적·병조참의를 거쳐 1794년에 지평에 이르렀다. 그 해 11월 양근·가평어사가 된 뒤 호남·호서 암행어사로 나가 명성을 떨쳤다.
당시 호남은 100여년만의 흉년으로인해 장흥, 해남, 진도군민들이 구휼을 받지 못하고 굶어 죽는 사례가 빈번하였는데, 정어사가 제대로 구휼하지 못한 군수를 파직하고 구휼미 300석으로 지역민을 구휼하였다.
이후 지역민들이 그의 공적을 기리기위해 쇠붙이를 모아 철비를 건립하였으며, 철비의 전면에는 御使鄭公晩錫永世不忘碑(어사정공만석영세불망비), 후면에 甲寅五月日(갑인오월일)이라고 명기되어 있어, 암행어사가 된 1794(정조 18)년에 철비가 건립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화원면 신덕리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1990년 현 위치로 이설하였다.
2010년 5월 26일에 희귀성 및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향토문화유산 제18호로 지정되었다.
화원면 청룡리 복지회관 앞에 위치한 비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