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전의 일화입니다
수협에 입사한지 일년여....
대부담당 대리로 근무중....
당시 박대통령시절 일본에서 받은 배상금이 전액 현금으로 들어온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 산업화에 필요한 장치 기계류로 한국에 들어온 시절입니다
수협에는 전국의 어선 엔진(일명 똑딱엔진)들이 너무낡아 엔진고장으로인한 사고가 많았었죠
그래서 일본으로부터 수많은 디젤엔진들을
국내로 들여와서 어선엔진을 교체하는 어선동력개량사업을 시작했고....
그렇지만 이 엔진은 정부에서 무상으로 주는게 아니고 장기 저리(상환기간 20년, 년4%)로 어민들에게 대출형식으로 지급, 장착하게 되었지요
당시 시중 대출금리가 년18%정도였으니 거의 거져주는 아주 저렴한 대출이었습니다
이 대일청구권 재원의 어선동력개량사업의 수혜를 받기위해 어민들의 로비가 치열 했었던시절의 에피소드입니다
당시 일본제 디젤엔진을 장착한배는 관공선이나 있었을뿐 어선들은 거의 없었고
엔진가격도 1백만원씩하던 시절인데 ...
대당 25만원에 20년 장기분할상환에다가 금리도 년4%로 거의 거져나 다름이 없다보니
너도나도 서로 차지할려고 난리가 아니었었습니다
그중에는 자기 배에 장착할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엔진을 받아서 장착 확인검사 후 뜯어서 엔진 판매상에게 되팔아서 차액을 챙기려는이들이 대부분이었지요
가장 인기있는 엔진은 그 유명한 일본 YANMAR엔진이었고 국내도입 중,소어선용 엔진의 대부분이 YANMAR엔진이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대출금은 정부재원이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대상 대출이기에 아주 신중한 사후관리가 뒤따라야하는 대출이지요
그러나 담당대리 혼자서 그 많은 어선 엔진들을 일일이 지킬방법은 없고...
어민들은 새엔진은 홀라당팔아먹고 다시 똑딱엔진을 사용하다보니 사고는 줄지 아니하고....
드디어 서슬퍼런 감사원에서 전국의 수협에 대하여 대일청구권재원 대출금의 현지 확인감사를 시행하게됩니다
당시 제가 담당하던 지역의 해당 어선이 150 여척인데 그 중 감사관이 랜덤샘플로 감사대상으로 임의 지정한 어선이 3척이었고...
감사일 10일전부터 어촌계장들에게 신신당부....
일본엔진을 빌려서라도 장착해놓고 도색 상태도 최상급으로 칠해서 새 엔진이라는걸 보여야한다....
만약 잘못되면 당신도 나도 쇠고랑차는 수 가있다.....
당시 감사원에는 유신사무관이라는 육사출신에 군 장교 FM 감사관들이 많았던시절이고 감사원 감사 한번 받고나면 초 죽음이된다는 소문이 자자했으니 ..
수십번 당부하고 확인전화를 한 결과 완벽하게 준비했다는 어촌계장의 장담에 감사관을 데리고 비 포장도로를 한시간 넘게 오토바이로 달려 도착 후, 지정 어선에올라 감사관과 함께........
기관실을 열어본 두꺼비!!!!!!
새로 깨끗이 하얗게 페인트칠한 엔진 위에는 빨간페인트로 "얀마"......
아~~~~~
탄식이 절로~~~~~~
국산 똑딱엔진에다 페인트는 깨끗하게 새로칠해놓은건 잘 되었는디....,
아 영어를 모르믄 걍 놔두지 그래....
YANMAR대신 한글로 얀마라고 쓰여있는게 아닙니까?
하늘이 노래집디다
나는 오늘 뒈졌다.... 쓰~~바!
그런데 감사관이.....
미친듯 웃어대기 시작합니다
눈물 콧물까지 흘려가면서 한참을 웃더니 나보고 하는말...
"고생 참 많이했소...ㅋ ㅋ ㅋ ㅋ ㅋ ???"
확인서 서명은 커녕 바로 싸이카에 오르더니....
돌아가겠소
다음 분기에 재 감사하러올테니 저 한글이나 지우쇼 ㅋ ㅋ ㅋ
지금 생각해도 뛰다 죽는다는게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요?
뒈질려다 살아났었죠 뭐!
첫댓글 얀마?
와 이건뭐 사실이아니면 알수없는일입니다.
저도 순간 뿜었읍니다.
기가 막히는 한글사랑
헉,,,,,대출금리 18%....지금 금리가 이렇게 오르면 아주 심각한 상황이 되겠네요....ㅠㅠ
당시 금리가 높은 시절이었지요
예금 금리도 높았구요
연체이자가 25%....
와~~ 진짜 이거는 ㅋㅋㅋ 뭐라 말할수없이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ㅎㅎㅎㅎㅎ 두꺼비님은 얼마나 식은땀이 났셨을까요 ㅋㅋㅋㅋㅋ
수갑찰뻔 했었죠
그런데 그 유신사무관이 쿨하게 패스해주셔서
큰 다행이었지 뭡니까
나중에 알고보니까 고등학교 선배시더라구요
최종적으로 전북도 부지사까지 하시고 정년하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