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혼자 여관방에서 ‘인생이란 대체 뭐길래 내가 여기까지 왔나, 왜 왔나, 여기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온갖 상념으로 7시간을 뒤척였죠. 그런데 갑자기 ‘여기서부터, -멀다’라는 시구가 번개같이 떠오르는 거예요. 종이가 없어서 그걸 여관 벽지에다 썼지요….”
이 시의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는 끝없는 인생의 여정을 닮았습니다. 시인은 ‘여기서부터,’라고 쉼표를 찍어 반 박자 쉰 다음, 하이픈을 그어 또 호흡을 조절하면서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가 얼마나 먼지를 절묘하게 표현했지요. 5행 37자 압축미의 극치입니다.
원래 초고는 25행이 넘었다고 합니다. 여관방도 등장하고 몇 시간이나 사람을 기다리던 얘기도 들어 있고 이래저래 군더더기가 많았다는군요. 그는 이 시를 4년 동안 80번 이상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그러면서 고향 순천에 많았던 대나무와 대나무 막대를 가랑이에 끼고 기차놀이하던 기억, 거기에 대나무의 수직 이미지와 기차의 수평 이미지, 시간과 공간, 인생과 여행의 의미를 교직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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