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니모 성인은 347년 무렵 달마티아의 스트리돈
(현재 보스니아의 그라호보 근처)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로마에서 라틴 말과 그리스 말을 공부한 다음
트리어에서 정부 관리로 일하였으나, 수덕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사막에서 오랫동안 은수 생활을 하며 히브리 말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였다.
379년 사제가 되어 382년 다마소 1세 교황의 비서로 일하면서
교황의 지시에 따라 성경을 라틴 말로 번역하였는데,
‘대중 라틴 말 성경’이라고 하는 『불가타』(Vulgata)가 그것이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그는
성경 주해를 비롯하여 많은 저술을 남기고 420년 무렵 베들레헴에서 세상을 떠났다.
암브로시오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함께
서방 교회의 4대 교부로 존경받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넓은 포용력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제자들 사이에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를 논쟁하자,
가장 보잘것없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하신다.
또한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못 하게 막았다고 하자,
그가 반대의 뜻을 드러내지 않는 한 막지 말라고 하신다(루카 9,46-50).
제자들은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입니다.
일종의 권력 투쟁입니다.
제자들의 권력 투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모르고 계시지 않습니다.
쥐꼬리만 한 권력이라도 탐하고 보자는 것이 인간 사회의 모습이고,
또한 공동체 안의 실상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곁에 세우시고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어린이는 혼자의 힘으로는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요.
주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주님의 이 말씀을 알아들으려면,
사회적 통념과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주님의 공동체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내로라’하며 행세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공동체의 가족들은
이러한 속물적인 생각들을 과감히 털어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따라나설 수 있습니다.
지금의 현실은 모두가 다 “예.”라고 할 때,
과감히 “아니요.” 할 수 있는 신앙적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루카 9,48)
입자가
가늘고 고울수록
어떤 체에도
걸러지지 않고
술술 통과하듯이
우리도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여
점점 작아질수록
세상의 체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하늘의 문을
거침없이
통과해 갈 수 있다네.
- 김혜선 아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