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석양에 날기
시작한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그의 저서 <법철학>(1820)의 서문에서
남긴 유명한 말이다.
로마신화에서 미네르바(Minerva: 전쟁과 시,
의술, 지혜,상업,기술,음악의 여신)와 함께
다니는 신조(神鳥)인 부엉이를
'지혜의 상징'으로 부른다.

'미네르바의 부엉이(Galucus Owl; Owl of
Minerva)'즉 지성 또는 지혜라고 하는 것은
사후(事後)~일이 끝난 후에 일어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석양'은 모든 일이 다 끝난 상태를 말한다.
온갖 사건과 전투, 전쟁은 모두 낮에 일어난다.
그 페허 위를 지혜의 올빼미가 날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헤아린다는 뜻이다.
그것이 인간 지성이 하는 역할이다.
사건들이 펼쳐지고 난 후,
그 일어난 일들을 정리할 줄 아는 사람에게
지혜의 올빼미가 찾아오는 법이다.
소크라테스도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모세는 르피딤 광야에서 여호수아로 하여금
아말렉족과 전쟁을 하도록 시키고,
자신은 높은 곳에서 전장의 흐름을 파악했다.
예수님은 갈릴래아 사람들의 밥줄이며,
삶의 터전인 갈릴래아 호수가 바라 보이는
위치에서 진복팔단을 이야기 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신다.
자신의 삶의 터전에 매몰되지 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신다.
그리고 당신도 항상 말씀과 영적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후,
다른 곳, 외딴 곳, 아무도 없는 산속에 가시어
삶을 정리하시고,
성부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시며,
다음 일을 준비하신다.

이제 세월도 유수처럼 흘러 어김없이
성탄을 지나, 한 해를 마감하게 된다.
하루 날을 잡자.
아니 반 나절이라도 시간을 내어 떠나자.
혼자 산으로, 강으로, 조용한 피정집,
조용한 성지로 가서 한 해를 정리하고
하느님안에서 새롭게 태어나자.
그 길이 미네르바의 부엉이인 지성이
석양을 나는 것이다.
한 해의 삶의 석양을
하느님 대전에 잘 정리할 때,
새롭고 밝은 새해의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른다.

"지혜의 시작은
가르침을 받으려는 진실한 소망이다."
(지혜 6장 1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