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인주 출신 브리애나 디샌티스(40)가 동부 델라웨어주의 대서양 해변을 출발한 지 2년 1개월 만에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태평양 해변까지 산길로만 걷는 아메리칸 디스커버리 트레일(ADT)을 여성 혼자로는 처음 주파했다. 꼬박 2년 1개월이 걸린 여정을 11일(현지시간) 마쳤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다음날 전했다.
메인주 파밍턴이 고향인 디샌티스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로지 자신의 두 발에 의해서만 연결한 뒤 인스타그램에 포인트 레예스 국립해양공원의 리몬타우르 해변을 걷는 뒷모습 사진을 올리며 "온갖 감정이 밀려온다"고 감격했다. 자신의 여정에 지지와 성원을 보낸 모든 이들의 "사랑을 느끼고 수없는 감사의 말들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디샌티스와 지난달 말 미리 대단한 여정에 대한 소감을 들은 적이 있지만 마친 뒤의 감격을 듣고 싶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하이킹 트레일은 캐나다의 그레이트 트레일로 무려 2만 4000km에 걸쳐 있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의 대서양 연안에서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태평양까지, 그리고 북쪽으로는 노스웨스트 준주 툭토야크툭의 북극해까지 캐나다 전역을 가로지른다.
미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인 ADT는 1만 1064km에 이른다. 15개 주에 걸쳐 미국의 다양한 생태계와 유적지를 망라한다. 북아메리카를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트레일로는 센티에로 이탈리아를 꼽을 수 있다. 6166km나 된다.
ADT는 오하이오주에서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가 콜로라도주에서 다시 합치는데 드샌티스는 두 루트를 모두 발 아래 뒀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더 쉬운 것으로 정평이 난 동부의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마친 뒤 이 대단한 여정을 결심했다.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의 금속 가게 문을 닫고 가산을 보관소에 맡긴 뒤 여정에 오른 것이 2022년의 첫 날이었다.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아니었다. 온갖 부류의 미국인들을 여정에서 만났는데 그녀에게 친절을 베풀었다고 했다. 음식을 주고 물과 따듯한 거처를 제공했다. 길에서 만난 커플과 친구가 돼 결혼식에 초대받기도 했다.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받아들였고 자신들의 세상 일부를 보여주더라. 하나같이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디샌티스는 여정에 오르기 전 알뜰살뜰 돈을 모았다. 그리고 여정을 이어오며 틈틈이 먹거리와 물품을 사기 위해 일자리도 구했다. 하지만 모험을 끝낸 뒤에는 안정적인 일자리나 머무를 집을 찾는 데 그리 열심일 것 같지 않다고 밝힌 적이 있다. 여정 내내 메인주의 뉴스 매체 데일리 불독에 칼럼을 기고해 왔다. 해서 학교나 여러 단체 강연을 하며 모험심을 고취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이번 모험을 기록한 회고록도 써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