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Jordan and the New Global Capitalism
by Walter Lafeber
월터 레이피버(지음) 이정엽(옮김)
<마이클 조던, 나이키, 지구 자본주의> 문학과지성사, 2001.
"Walter LaFeber's concise account describes the steeply rising trajectory of
Jordan's career...he also acknowledges that sports, like art and architecture,
are being rapidly absorbed into business and that unless controlled,
the ensuing contest between capital and culture in the new transnational
capitalism 'will not be ordered and peaceful'."
--This text refers to the Paperback edition.
지은이는 이 책에서 나이키로 대표되는 스포츠산업의 발전사를 추적하고 있는데,
특히 마이클 조던이라는 운동선수의 역할에 대해 주목한다. 지은이가 지적하고 있듯,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마이클 조던은 유에스 내에서는 몰라도 전세계적으로는
생소한 인물이었다. 그는 유에스의 농구계에서 월트 체임벌린, 줄리어스 어빙을
이을만한 실력 출중한 선수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마이클 조던은 위대한 운동선수 이상이 되었다.
그는 단순히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 아니라 그 시대가 담지하고 있는 특질들을
구현 해냈던 것이다. 그 시대란 CNN 같은 전지구적 미디어가 조던의 경기장면을
지구 반대편까지 생중계할 수 있는 미디어 혁신의 시대이며, 동시에 이와 같은
미디어 혁신에 힘입어 나이키와 같은 초국적기업이 국경을 넘어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전지구적 경제체제를 가능케한 시대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은이는 21세기가
"1989년에서 1991년 사이의 소비에트 연방 붕괴와 냉전종식"으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나이키와 같은 초국적기업이 성장했던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시기"
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컴퓨터, 커뮤니케이션 위성, 광섬유 등 21세기의 초기를 틀짓는 전지구적 테크놀러지
들이 이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테크놀러지는 전세계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이 혁명에 적응할 수 없었던 공산주의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데까지 나아간다.
또한 나이키 같은 초국적기업들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로 진출하면서 노동착취가
벌어졌다. 지은이가 '파우스트의 거래'라 꼬집고 있듯,
"저임금 노동을 착취하여미국과 유럽 시장을 위한 고품질의 상품을 생산해내는 것"
은 새로운 초국적기업들의 뚜렷한 특징이었다. 그 모습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새로운 시장과 미개발의 저임금 노동을 찾아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쉼 없고 냉혹한 자본의 역사" 였다. 예컨대
"한국인 소유의 인도네이사 나이키 공장에서는 어린 소녀들에게 시간당 15센트만을
주고 하루 11시간 노동을 시켰다."
아시아에서 5달러 60센트에 만들어지는 나이키 신발은 서구에서 70달러 이상에 팔렸다.
마이클 조던이 받는 2000만 달러의 광고 협찬료는 신발을 만드는 인도네시아 공장들의
연간 전체 임금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지은이의 통찰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주 명확하다.
새로운 시대의 자본주의는 급격한 혁신을 이룬 테크놀로지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영역을 전지구적으로 확장시켰으며 스포츠, 영화, 패스트푸드 같은 '부드러운 힘'
을 통하여 전세계인들이 유에스의 문화를 향유케 했다.
그리고 그러한 추세의 맨 꼭대기에 마이클 조던과 필 나이트(나이키의 창립자)
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늘상 무언가의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이미지가 그 대상의 성질을
결정짓는 전부라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언제나 겉과 속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겉을 감싸고 있는 껍질들을 하나하나 벗겨내다 보면 그 안에 껍질과는 전혀 다른
알맹이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스포츠를 둘러싼 이미지들의 껍질을 한 꺼풀 들어내 보면 그 안을 채우고 있는 건
'청량한 순수함' 이 아니라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착취하여
엄청난 이윤을 챙기고 있는 초국적 기업과 그들의 노동으로 만들어낸 상품을 팔기위해
미디어 속에서 우리들을 현혹하는 마이클 조던과 같은 슈퍼스타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두텁지 않은 책자는 스포츠라는 껍질 속에 담긴 이러한 알맹이를
아주 적절하게 짚어준다.
http://blog.naver.com/norby2/100008162868
첫댓글 가끔 아니 자주 아니 늘상 저런 사실을 잊고 꼭두각시처럼 살고있는 제 자신이 한심스럽다는.......좋은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