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됐다. 부동산 시장은 이 때가 전통적인 비수기다. 최근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느 때보다도 비수기 시장이 얼어붙었다. 매수 움직임을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해서 내집마련 시기를 늦춘다는 것은 부동산 초보자들이나 하는 실수다. 성공적인 재테크를 하려면 가격이 떨어질 때, 수요가 많지 않을 때 골라 사고, 여분의 시세 차익을 노려야 한다.
특히 2006년 여름, 부동산 주택 시장은, 하반기에 세부담에 따른 급매물 출시와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매물 출시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하반기엔 가을 이사철 실수요가 움직이면서 주요 지역의 주택 가격이 소폭 회복될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하반기 급매물을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미리 내가 원하는 지역의 동향을 파악하고 유망 매물을 찜 해두는 게 좋다. 시장이 본격 회복되기 전에 매입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침체기나 지금 같은 비수기에 알맞은 내집마련 전략은 무엇일까? 과감하게 갈아타기를 시도해 볼 만하다.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비인기지역에서 인기지역으로 옮겨 타는 것이다. 특히 올 가을 이사철을 대비해 지금부터 적당한 매물을 물색해 보자.
● "비수기, 침체기" 부동산시장, 왜 사야 하나?
왜 비수기나 침체기에 투자를 해야 하는 걸까?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가 있으면 다시 오르는 것이 기본! 더 떨어질 것 이라는 기대로 기다리다 보면 이미 아파트 가격은 올라가 있다. 그러므로 쌀 때 사둬야 향후 아파트 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더 누릴 수 있다. 또한 부동산 침체기는 매수우위 시장으로 바뀌어 매수자는 여유 있게 가격도 흥정할 수 있다.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시점에 갈아타면 시세차익을 단기간에 누릴 수 있겠지만 때를 맞추기가 쉽지 않고 때를 놓치면 가격이 이미 올라버려 선뜻 투자하기가 어렵다. 침체기 때보다 더 과감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게 마련. 그러므로 가격 조정기나 비수기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투자 점검에 나서는 게 좋다.
● 갈아타기 전략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갈아타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갈아타기의 기본은 소형에서 대형으로, 비인기지역에서 인기지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소형과 대형, 비인기지역과 인기지역간의 주택 가격 차별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소형보다는 중대형아파트 수익률이 훨씬 높고 인기지역과의 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벌어진다.
이에 따라 최근 중대형 평형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예전엔 신혼 때에는 20평형대가 적당하다고 느꼈지만 좀 무리를 해서라도 처음부터 30평형대에서 시작하려는 신혼부부들도 늘고 있다. 독신자들도 원룸보다는 좀더 넓게, 거실과 분리된 독립된 공간을 더 선호한다. 큰 평수로 옮겨야 하는 것은 선택이라기 보다는 요즘은 필수 개념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중소형으로 내집마련을 하고 나면 장기간 그냥 보유할 것이 아니라 인기지역이나 다소 저평가 받고 있는 중대형으로 과감히 옮길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세제 개편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이 가중되면서 여러 채 보다는 돈이 되는 알짜 주택 한 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특히 내년 2007년부터는 1가구 2주택자 양도세가 50% 가중되고 모든 부동산 거래의 과세표준이 실거래가로 바뀌게 된다.
여기에 최근 신규분양주택(4%->2%), 기존주택(2.5%->2%) 거래세율을 인하하고 재산세 인상폭을 제한하는 방안이 8월 국회를 통과하면 바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라면 하반기에 소소한 주택을 처분하고 갈아타기를 시도해 보는 게 좋다. 취득, 등록세가 인하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 소형 -> 대형, 비인기지역 -> 인기지역 갈아타기
갈아타기에 성공하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이 보유한 아파트가 수익성이 있는 지 없는 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인기지역이지만 소형 평형대라면 외곽지역 중대형으로 옮겼을 경우와 대출을 받아 그 지역 내에서 옮길 경우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검토를 통해 수익률을 비교해보고 갈아탈 지역과 단지를 선택해야 한다.
예로 서울 강남권 소형 평형을 갖고 있다면 그 자금으론 서울 외곽이나, 경기 지역의 중대형으로 옮겨갈 수 있다. 하지만 강남권은 중소형이라도 수익률이 서울 외곽지역과 비슷한 수준일 수 있으므로 성급하게 옮기는 것은 금물이다.
또한 저평가 받고 있는 지역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강남권은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큰 지역의 중대형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강서, 동작 등 지하철 9호선 수혜지역이나 뉴타운 개발지역 주변 등이 꼽힌다.
또한, 한강변을 따라 조망권이 보장되는 지역은 서울에서는 영원한 블루칩 단지, 지역이다. 한강변 지역 중 개발이 덜 된 광진구, 동작구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권은 신분당선, 분당선 등이 연장되는 곳을 살펴보도록 한다. 최근 신분당선 기본계획 확정으로 용인 수지, 수원 광교, 호매실 등의 인근 단지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 갈아타기 기초 준비 "자금계획과 세테크"
갈아타기를 결심했다면 부동산 자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주택으로 갈아 탈 때에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마련이므로 부족한 자금은 대출을 이용할 것인데, 투기지역의 경우에는 시가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의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과 대출금리 인상으로 일반 직장인들은 대출 받기도 어려워 졌다. 일부 과거에 무리한 대출로 내 집을 마련한 수요자들은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가중으로 대출받은 주택을 다시 팔아 대출금을 상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따라서 이자 부담까지 고려하여 현실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택이 커지면 세금 부담도 늘어난다. 전세에서 내집마련을 하는 거라면 취득, 등록세, 재산세만 신경 쓰면 되지만 기존 주택을 팔고 갈아탈 경우에는 양도세 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세금 비용도 꼼꼼히 따져 시기를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