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복> 님이 보내 준 글입니다.
불가불가(不可不可)
한문은 대표적인 고립어입니다.
(*고립어 :
어형이나 어미의 변화 없이 어순에 의해 문법적
관계가 성립되는 문장)
따라서 어디서 끊느냐 하는 것이 문맥상 참으로
중요하지요.
한일합방 조약에 울분을 토로하다 자결한 홍범식은 이렇게
말합니다.
不可不可
또한 을사오적의 하나인 매국노 이완용도 이렇게
말하지요.
不可不可
독립선언문을 기초했으면서도 친일에 앞장섰던 최남선도 이렇게
말합니다.
不可不可
홍범식의 不可不可는 不可/不可
입니다.
절대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지요.
이완용의 不可不可는 不可不/可
입니다.
不可不은 이중부정이니 옳지 않은 것이 아니다.
즉 강한 긍정의 의미이지요.
최남선의 不可不可는 不/可/不可
입니다.
옳은 것인지 옳지 않은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문장은 하나인데 어떻게 끊어서 해석하느냐 하는 것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이 한문의 특징입니다.
그러니 자기가 유리한대로 자의적인 해석이 난무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우린 어떤 사건을 접했을 경우 평소에 느끼는 대로 사실을 곡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상황 같은 사실을 보았더라도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지요.
그것은 경험에 따라 현상을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잣대를 가지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만큼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아는 만큼 겸손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을 더 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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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의 글을 대하다 보면 젊은 사람이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젊다고 해도 몇년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만,
참 학식이 높습니다.
오늘, 이분의 학식에 놀라고
새로운 것을 알기도 하지만
윗 글에서 제일 마음에 닿는 것은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만큼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부분입니다.
휴~~~~
배움은 끝이 없네요.
첫댓글 저도 선생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에 유의 하십시요.
더워! 여름이니까 하면서도 덥다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건 나이를 먹었다는 얘기겠지. 이젠 기후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