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최상덕(30)은 평소 과묵하고 얌전한 투수로 정평이 나있다.자기관리에도 충실한 선수다.술도 웬만해서는 마시는 일이 없다.
그런 그가 시쳇말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는 게 있다.자동차다.그의 ‘애마 집착’은 유별나다.그래서 틈만 나면 집에 수북하게 쌓아놓은 자동차 카탈로그를 뒤적거리는 게 일이다.
오죽하면 부인이 올해 중순 한 지상파 TV에 출연해 “남편이 결혼한 뒤 5년동안 차를 몇 대나 바꿨는지 몰라요.집에 와서도 틈만 나면 자동차 카탈로그를 뒤지니 말이에요”라고 투덜거렸을까.
차에 관해서라면 그는 마니아급에 속한다.동료들이 새로운 승용차를 몰고 구장에 나타나면 호기심에 가득 차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시험하느라 법석을 떤다.덕분에 그가 타보지 않은 국내 차는 없을 정도고,상당수 외제차도 몰아봤다.
자신의 차도 결혼 후 5년간 거의 해마다 한 대꼴로 바꿨다.올해는 구단이 자동차회사로 바뀌는 바람에 벌써 두차례나 차를 바꿨다.연초 현대 그랜저XG를2500만원에 구입했다가 지난 8월 구단이 기아로 바뀌면서 정상가의 20% 할인 조건으로 차를 판매해 엔터프라이즈로 바꿔버렸다.그랜저XG를 산 뒤 무려600만원을 들여 화려하게 내부를 치장했던 그는 할인 가격에 새 차를 사고도 본전을 뽑지 못한 셈이라고 울상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