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올해 신앙학교는 장마가 한창인 때라 조바심을 쳤다.
하지만 30일 화욜에 다행히 비가 뜸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내 손녀가 작년 신앙학교 행사가 끝난뒤 데리러 갔더니 "할아버지, 타임캡슐이 있었으면 좋을 건데" 무슨 말인가 했더니 타임머신을 타고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게 과연 초등학교 1학년이 하는 말인가? 신앙학교 행사가 얼마나 좋았던지 다시 아침으로 돌아가서 더 놀고 싶다는 말이다. 신부님과 물뿌리기에다 반동무들과 연습했던 춤추는 것도 여간 재미난가 보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아직 신앙학교 행사의 흥분이 채 가시지 못한 듯했다.
올 신앙학교도 좋았던 모양. 며칠 전부터 계속 바깥 날씨를 내다보며 안절부절했다. 비가 와도 행사는 한다고 안심시켰지만 준비물 챙긴다고 부산 떨다가 지 엄마한테 야단맞으며 나한테 혀를 쏙 내밀더라고. 데리러 가보니 아직 행사의 여운이 남아 집에 돌아가는 게 아쉬운가 돌아보고 또 보곤했다. 신부님, 수녀님 하고 물놀이한 걸 두고두고 이야기 한다.
아쉬움 달랜다고 내년엔 네 동생들도 유치부에 들어가서 같이 놀 수 있다고 했더니 여간 반색하는 게 아니다. 동생이 쌍둥이라 내년엔 세 녀석이 주일학교에 다니게 될 터라.
내 소망은 주일학교 간다고 퀵보드 타고 쌩쌩 달리는 손주 세 녀석 데리고 가는 게 꿈이다. 아~ 둘 째 셋 째는 쌍둥이다. 걸어가기를 원했는데 퀵보드 타는 걸 말릴 수 없다. 동네 유치원 등원할 때는 내가 "하나 둘" 하면 쌍둥이 손주(손자, 손녀)가 "셋 넷"하며 우렁차게 구령을 부친다. 이 재미, 얼마나 대견한지 이웃들도 지나며 싱긋 웃어준다. 지금도 미사는 큰 녀석 보이는 뒷자리에서 보지만 자다가 말다가 율동할 때는 따라한다.
아이들과 함께 신앙생활하는 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축복이라고 믿는다. 아이들이 뭘 알기는 할까만 어릴 때부터 성당 마당에서 놀던 추억이 쌓인다면 주님뿐 아니라 성모님까지 남다르게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놀아도 성당에서, 노랠 불러도 성가를, 동화책을 읽어도 예수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낸다면 주님 보시기에 반듯한 믿음의 아이로 커나가리라 믿는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이끄심과 수녀님의 따스한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서 믿음의 길에 또박또박 걸어가는 걸 지켜보는 은총을 내 생전에 주시기를 간절하게 빌어본다.
신앙학교를 이끌어가는 대학생, 어머니 선생님들, 신부님과 수녀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첫댓글 +샬롬~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워터파크가 만들어지면 성당이 마치 아이들 천국같아서 좋습니다.
수고하시는
신부님,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소중한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니 너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