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4호선 사당 이남구간의 배차간격문제가 논의되는것 같아서 그동안 제가 생각하던 점들을 써보고자 합니다.
1. 4호선 사당 이남구간의 배차간격 문제는 주로 nh시간대에 발생한다.
범계역 상행선 기준으로 보면 rh시간대에는 평균 5분내외의 배차간격을 유지하지만 nh시간대에는 10분내외로 벌어집니다.
이 5분의 차이가 상당한 것이 배차간격 5분의 경우 역간격 3분 기준으로 2정거장 안입니다. 즉 한대를 놓치더라도 승객이 기다리는
열차는 2정거장 전에는 와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힘들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10분의 경우 2정거장 기준 안내
에는 당연히 나타나지 않고 저 멀리 어디역에 도착 이렇게 뜨죠. 기다리는것은 상당한 스트레스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시간표를 확인하며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제때 지하철을 타는것과 놓치는것사이에 10분의 시간차
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저처럼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용을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2.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nh시간대 4호선 사당 이남구간 배차간격이 넓은것은 물론 수요가 적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용객수를 사당 이북 구간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확연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넓은 배차간격 때문에 위의 경우와 같이 사람들의 이용이 다시 줄어들고 있는 현상입니다.
10분이라는 불확실성이 nh시간대에 지하철 이용에 걸리는 시간에 10분을 추가하게 만들고 시간에 맞춰야 하는사람들에겐 이용을
하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오히려 nh시간대에는 차량정체가 적은 과천/안산선 연선의 도로에서 운행하는 버스들이 어느정도
정시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결국 도시철도의 압도적인 장점인 정시성이 희석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3. nh시간대의 버스들의 경쟁력
서울도심이나 부도심지역들의 nh시간 정체와 비교해 과천.안산선 연선의 주요 간선도로와 외각순환도로는 정체가 거의 없습니다.
이용객이 많은 주요버스들은 배차간격이 rh시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 않으며 이용구간에 선택할 수 있는 버스가 다수 있는 곳도
많습니다. 승객이 체감하는 차를 놓치는대 따른 리스크는 같은 시간의 자하철 이용보다 분명히 적습니다. 또한 이 구간에서 고속도로
를 이용해 급행운행을 하는 광역버스들은 매우 드뭅니다. 특히 4호선과 경쟁관계에 있는 버스들은 대부분 일반버스입니다. 즉, 분당
이나 용인, 영통, 동수원과 같이 고속도로 인프라를 이용한 광역버스의 '압승'이 아닌 작은 차이의 편리함에서 버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배차간격의 문제뿐만 아니라 과천구간 전역정차의 힘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4호선이 전역정차를 하며 평촌
평촌구간에서 아낀 시간을 까먹고 있는 동안 버스들은 과천구간을 상당히 빨리 통과합니다. 많은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사당에서 내
려 2호선, 4호선으로 환승합니다. 그리고 인덕원사거리-사당 구간이 버스들의 경쟁력이 극대화 되는 구간입니다. 그 이유는 그 구간
운행하는 버스들이 10노선 이상으로 상당히 많기 때문에 많은 버스들이 하차고객이 없고 다른 버스가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고 있
다면 그 정류장을 그냥 통과해 버릴 수 있음으로서 일종의 급행운행이 과천시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777번 버스의 경우는
고천-사당구간 소요시간이 rh시간과 nh시간이 20분가량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nh시간대에 4호선은 사당방향 수요에서
버스에게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4. 코레일만 지고있는 4호선
4호선을 이용해 사당 이북으로 가는 승객들이 사당이남구간이 아닌 사당역에서 4호선을 타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사당발 열차' 때문
입니다. 단 한자리도 앉은 사람 없이 텅 비어오는 열차. 내가 자리에 못 앉을 것이란 불안은 단 1%도 없는 마음의 평안.
이것이 교통 수요에 있어서 착석의 힘이라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출근시간에 1시간 가량을 입석으로 가보신 광역 통근객들은 더욱 깊
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당발 열차의 존재는 rh, nh가리지 않고 사당역에서 탑승하는 유인을 강력하게 만듭니다. nh시간에
사당발 열차를 이용한다면 감히 착석률 100%라고 자신 드리고 싶고 rh시간은 85%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00%착석을 위해서는
10분이내의 시간을 투자하면 100% 앉을 수 있습니다.(2대의 열차를 보낸다면) 현재 지하철 환승 요금 분배 시스템은 승차역 운영기
관이 가져가는 방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결국 4호선 코레일 구간에서 탑승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 사당역에서 탑승함으로써
수익이 메트로쪽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4호선 사당 이남구간이 버스와의 경쟁에서 지
지고있기 때문입니다.
착석의 문제는 rh시간에도 강하게 작용합니다. 산본 이북에서 탑승한 승객이 rh시간에 앉아갈 확률은 극히 드뭅니다. 물론 같은시간
에 버스도 착석이 쉽지 않지만 안산방면에서 승객을 태우고 오는 4호선보다는 안양,군포,의왕시에서 출발하는 버스들은 그래도 조금
은 더 착석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다시 사당발 열차에 있습니다. 오이도발 열차를 타고 사당까지 서서 가더
라도 사당에서 앉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계속 서서오는 승객들은 대체로 한강 이북의 환승역들에서 자리가 납니다.
뭐 운이 좋으면 이촌역 나쁘면 충무로 뭐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사당역에서 그럼 내려서 사당발 열차를 타고 앉아가면 되지 않느냐?
고 말씀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저를 포함한 대부분 승객의 흐름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람이라는 것이 뭔가 희망을 가지고 살아
가는 건지 뭐 내앞에 사람이 곧 내릴수도 있다는 생각에 보다 합리적인 '평면환승'을 거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버스를 이용한다면 시간상 이점은 nh시간에 비해 많이 희석되지만 비록 버스에서는 서서가더라도 사당에서부터는 진짜 왠만
하면 앉아갈 수 있다는 보장이 마음을 버스+환승쪽으로 기울게 합니다.
이것이 도시철도 수요에 있어서 착석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옆나라 일본의 경우도 통근전동차에 지정석 특실 1~2량을 부착
하여 운영하거나 100% 지정석 통근 열차를 운행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예도 있습니다.
5. 과천시 수요의 미지수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과천선 경쟁력 약화의 주범은 과천구간 전역정차라는 것을.
이처럼 문제가 되고있는 과천시 역들의 수요또한 상당히 미지수입니다. 정부종합청사. 코오롱과 같은 직장들이 있어서 퇴근시 승차
로 기록되는 수요가 있는 정부청사역의 경우와 출근승차가 대부분일 과천역의 경우 rh시간에 승차가 매우 드뭅니다.
대공원-남태령은 뭐 말 안해도 아실거라고 봅니다. 즉, 과천 이남의 승객들의 시간을 상당히 까먹고있는 과천의 모든 역들이 rh시간
에 승차수요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rh시간에 과천시구간에서 열차에 승차하려 시도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과천시구간에서 열차를 승차하려면 거의 가득찬 열차에 몸을 비집어 넣으며 힘겹게 승차하고, 사당역까지 사람과 문사이에 껴서 가
야 합니다. 반면 버스를 탄다면 신호대기시간을 제외하면 최소한 1분에 한대씩 오는 버스를 아무거나 잡아타고 사당까지 지하철보다
빨리 간 뒤 목적지에 따라 2호선을 타거나 사당발 열차를 타면 됩니다. 물론 버스도 혼잡하지만 선택의 여지라도 있습니다. 모든 버스
가 전부다 4호선정도의 혼잡률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결국, rh시간에 한해 과천시 구간에 역에 정차할 유인은 정말 많이 낮다는 것입니다. 비록 악명높은 대공원-남태령뿐만 아니라
과천역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선 정부청사역도 급행운행시 출근시간에 한해서 정차하지 않는다고해도 승차율이란 자료를 근거로 하
면 반론을 제기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6. 그럼 대체 어떡해야?
뭐 간단하게 말하기는 쉽습니다. 과천시내 급행운행입니다. 안산선은 이미 급행운행이 시행되고 있고 산본-인덕원은 전역정차해도
수요가 충분히 받쳐줍니다. 과천구간만이라도 급행운행이 필요합니다. 사당이북 급행운행은 시행되지 않더라도 버스에 대한 경쟁력
은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급행운행을 위한 방안으로 갈현동에 대피선 설치 역사 조기건설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개발이 확정된 것이라면 (비록 확정이 되지 않
았더라도 그 땅을 영원히 개발하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분은 없을거라 봅니다) 영업은 하지 않더라도 대피선 설치에 의한 교행 시스템
만 미리 건설해 놓는다면 사당 이남구간 수요를 상당히 끌어올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건설이 비교적 용이한 경마공원역에
대피선 추가설치를 건의하고 싶습니다. 분명 많은 예산이 소요될거라 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운임인상등을 기대하며) 얻을 수
있는 승객 증가를 위해 투자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과천구간에 대피선설치역 2개를 운영한다면 경쟁력 있는 완급비율로 운영
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이로인해 확실한 수요진작이 보인다면 물론 배차간격도 줄어들 것입니다.
서울 메트로에 얹혀사는 일산선과 과천안산선은 코레일에게는 그다지 운영하고싶지 않은 노선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자
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 구간의 경쟁력 강화로 코레일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철도팬으로서
뿐만 아니라 승객으로서도 매우 기쁠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지적, 비판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정리가 잘 안되었다니 죄송합니다. 요약하자면 nh시간대 사당이남 배차간격이 벌어지는 이유는 수요가 떨어지기 떄문인데 이는 버스에 비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당발 열차의 '착석매력'또한 경쟁력 약화의 원인입니다. 4호선 사당이남구간 경쟁력 약화의 주범인 과천전역정차를 생각하면 과천의 수요는 미미합니다. 그래서 배차문제 개선과 경쟁력 창출을 위해 급행운행을 제안합니다. 신설 갈현역과 경마공원역에 대피선 설치를 제안합니다.
솔직히 4호선의 사당이남구간 정말 배차간격안습입니다. 게다가 안산선구간은 나름쾌적한편인데반해서 과천선구간에선 돌아간다는느낌과 더불어 너무 역정차가 많습니다. 정부과천청사-인덕원 수준의 역간거리를 확보해야했습니다.
솔직히 과천에서 3년 살아봤지만 지하철보다 버스가 훨씬 거리도 짧고 더 빠르게 이수까지 갈 수 있습니다. 요새는 버스중앙차선으로 더더욱 그렇지요. RH때는 버스는 앉아서 갈 수 있는 확률이 반은 되지만, 지하철은 만원전철도 아니고 억원전철짜리에 가까운...번잡함...매 역 문열릴떄마다 밀리고 밀리는... 혹은 사람이 타고 내리려면 항상 내렸다 타야 하는 번거로움...고런 것 때문에 타기가 어렵지요..(서울방향기준.)
문제의 본질을 콕콕 집어 명쾌하게 해설하셨네요.
별도요금의 좌석특실, 또느 기본요금을 인상하고 좌석열차화, 과천구간 통과와 같은 선진화된 방법이 가장 좋지만
지금으로서는 1혼잡 과 2배차 를 모두 잡기 위해서 단순히 현행 입석차량이라도 더 배치해 배차간격을 줄여 대기시간을 줄이고 혼잡도를 경감시키는 방법이 가장 빠를 것 같습니다.
저도 한때 정왕까지 통근한다고 동작에다 자전거 박아놓고 4호선 1시간 좀 넘게 타고 다녀본적이 있는데 남태령~평촌 8개 역구간은 A(남태령,경마공원,과천,인덕원 만정차)-B(선바위,대공원,정부청사,평촌 만정차)패턴으로 나눠서 격역정차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보입니다. 과천선구간에서 범계역 빼고는 거의 출입문만 열리고 닫히면서 가는 정도됩니다. 인덕원 이북부터는 버스가 1분도 아니고 20초단위로 버스가 무한배차되는 마당에 4호선을 굳이 번거롭게 이용해야할 필요를 못느낌니다.
제가 매일 타봐서 알지만 범계역을 정차하지 않고 가는 전철을 만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출퇴근 시간이 아니더라도 범계역은 수요가 많더라고요....
급행과 관련해서 다른 글들 참고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http://cafe.daum.net/kicha/ANo/20038
(By 한우진 님 : 관련 연구 소개 및 글쓴 분 제안)
http://cafe.daum.net/kicha/ANo/17232
(By 여수행관광열차 님 : 조사 신문기사 및 글쓴이분 제안)
http://hichew.pe.kr/80086536891
(By 하이츄 님 : 4호선(과천선) 속도개선안 )
영국 등의 예처럼, 경마공원역, 대공원역에 대한 요일별, 계절별 통과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시간대별로 통과는 어떨지도 생각해보면 좋을듯 싶네요..대피선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만들수 없으니
일정시간대는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방법으로도 괜찮을듯 싶네요..실용성 있을지 모르지만...
station님 글 잘 읽었습니다. 한우진님의 글은 제가 예전에 읽은적 있고 나머지 두개글은 읽은적 없는 글이네요. rh 대공원-남태령 무정차는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해본 방법입니다. 근데 만약 rh시간 5분정도의 배차시 그 구간 통과한다면 앞열차 추월 안하고도 거리 유지가 가능한지요. 제가 시간표를 면밀히 분석해보지 못해서 확실히 말을 못하겠어서 그 제안을 안했습니다. 그렇지만 하이츄님 글에서처럼 시스템을 타이트하게 만들어서 시간표만으로 급행운행을 할 수도 있지만 운영주체인 코레일이 그렇게까지 무리하면서...라고 생각하고있는것 같네요.
아직도 고객을 유치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민원을 최소화 하는것이 목표라고 생각하는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