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릿한 사진으로 남아있는 추억!
호기심 많은 꼬맹이 때부터 동네 놀이터 다니듯 데리고 다녔던 에버랜드
큰 딸은 자연농원이란 이름 일 때 부터 다녔으니
참 오래된 추억이 많이 깃든 곳이다.

어느 날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타고 물살에 두둥실 떠밀려 가고 있었다
8명이 탈 수 있는 배에 함께 탄 동반자가
대학생이 된 아들 딸과 중년의 부모였다.
그 가족이 참 인상적이었다.
대학생이 된 자녀 남매가 나이들어가는 부모와 함께 놀이동산에 온 그 모습이.
좋은 인성으로 곱고 바르게 자란 듯한 그 모습이.
우리 딸들보고
애기들이 참 이쁘다고 말하는 여대생의 참한 인상까지도 아직 생생하다.

그리곤 늘 에버랜드를 떠올리면
"우리도 딸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함께 꼭 가보자."
입버릇처럼 하곤 했는데
이 말을 딸들이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딸들이 꽤 컷을 때까지도 계속 했었나보다.
그 날이 언제일까 하던 차에
큰 딸이 월요일에 쉬게 되었다며 내려왔기에
추억찾아 가 보자며 에버랜드로 향하는 우리들.
초등학생 때 이후 처음이니 15년은 족히 지났다.

서로의 추억과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어!
여기엔 분수가 있었는데 이 큰 나무가 자리했네.

어!
이 우산이 있는 거리는 중국풍이 느껴지네.
중국 관광객을 의식한 건 아니겠지.


사진을 찍어주던 주체가 바뀌었다.
이제 중년의 우리 부부가 피사체가 되어준다.
요리조리 찰방거리고 돌아다니는
아가들 세워놓고
좋은 그림 얻어내느라 진땀을 흘리던 엄마아빠는
이제 얌전한 피사체가 되어 미소짓는다.
조금이라도 젊게 나오길 기대하지만
풋풋하던 어릴 적 아이들 사진 속의 모습은
더이상 찾을 수 없다.
나이듦의 편안함이 얼굴에 담겨있겠지 하며 위로한다.

짠딸의 미러썬그래스에 이렇게 장난도 쳐보고
나도 이런 미러썬그래스 한 번 사볼까?
아니 큰 딸이 쓴 보잉썬그래스도 써 보니 또 어울리네.
하며 딸들 물건에 탐을 내보기도 한다.


호기있게 '허리케인'이란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구 탔다가
심한 멀미증세로 익사이팅한 놀이기구는 패스하기로 하는 나.
반면
바이킹은 큰 딸과
후름나이드는 짠딸과 타는 남편.
그러고 보니 남편이 놀이기구는 제일 많이 즐기네.




그래도 아직
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즐겁지.
"얘들아, 저 앞에 서봐"
분수가 올라오기를 기다려 찰칵찰칵
"우와, 멋지다."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다니는 게 또 즐겁지


자, 이제 오늘 여기 에버랜드에 오게 했던 동기를 주었던
'아마존익스프레스'를 타봐야지.
20분을 기다려 배 위에 오르며 그 날을 기억한다.
꺄악꺄악!
물살이 거센 곳을 지날 땐 요동치는 만큼 소리도 질러보고
물이 튀어오르면 젖은 머리를 흔들어가며 또 소리 지른다.

어!
그런데 그 날의 장면이 재연된 것 같은
이 상황은 데쟈뷰인가?
같은 배에 탄 가족이 어릴 적
우리 딸들 만한 남매를 둔 부부다.
그 짧은 시간에 대화가 이루어지고
그 젊은 엄마도 어느새 그 때의 나와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참 좋아보여요. 그리고 딸들이 너무 예뻐요."
어쩌면 이 가족도 우리처럼
남매가 대학생쯤 되었을 때
이 곳을 다시 찾을 수도 있겠구나.
우리처럼,
추억을 찾으러,
하지만 결국엔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러.







장미정원엔 그 때나 다름없이 장미가 화려하다.
보라색의 알리움, 프렌치 라벤더, 물망초, 디기탈리스 등등
아름다운 꽃들과 어우러져 있다.
톡톡 떨어져내린 장미 꽃잎도 아름답다.
그래 에버랜드,
넌 우리 가족에겐 ever land
첫댓글 역시 에버랜드는 환상의 나라~! 컨디션 좋을 때 또 갑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