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더플백을 주문하려고 카페에 들어왔다
제가 우수회원으로 되어있는걸 알았습니다.
매일 스마트폰으로만 들어왔기에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에는 왕관표시 같은거 없거든요^^
전 카페모임도 댓글도 단적이 없는 유령회원이기에
모가 잘못되었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사실 스마트폰으로 오지캠핑에 들어오면 페이지가 두장인데
첫번째 페이지에 있는 후기들만 보며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다 오늘은 두번째 페이지로 갔더니 우수회원방이 있기에 무심코
들어갔다 나같이 얼떨결(?)에 우수회원된 분들의 글을 읽고
국민학교(지금의 초등)6학년 담임선생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졸업식때 하신 말씀인데 "우등상보다 6년 개근상받는 학생에게 더 큰 박수를 쳐주라는…”
해찬이네님은 비록 아무 활동도 안하고 눈팅만 하는 저 같은 회원에게도
따듯한 관심을 가져주는거 같습니다
그런 따듯한 마음이 느껴져서인지 몰라도 가입한 다른 카페는 몇개 안되지만
유일하게 수시로 들어오는 카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수회원이 되었는데 2년이 넘도록 글 한줄 올린게 없어
너무 죄송스러워 생전처음으로 카페에 부끄럽지만 나의 캠핑역사(?)를 남깁니다.
이미 전 오래전에 캠핑을 즐겼습니다
약 30년전 고1때였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여행가면 민박 아님 여관이 대세인데
아버님이 낚시를 좋아해서 텐트니 모니 캠핑도구는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억에 좋아하신거 까지는 알겠는데 가셨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마도 장비만 디립다 모으셨나 봅니다 ㅋㅋ
부모님을 친구들과 어렵게 설득해(단식투쟁도 포함)
친구들과 여름에 첨으로 낙산해수욕장에 캠핑갔습니다
캠핑이라기 보다는 부모의 간섭었이 친구들과 놀러가는거 만으로도 너무 좋았습니다
그땐 철없어 몰랐는데 당시만해도 국산제품은 거의 없고
장비들이 전부 물건너온거라 비싼건데도 선뜻 빌려주신 아버님이 지금생각해보면
이해가 안됩니다^^
배낭개념도 없던때라 친구들과 바리바리싸서 갔던 기억이 납니다
고2때는 망상해수욕장
그리고 운명의 고3때 하조대 해수욕장!!!
당시 하조대해수욕장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가게 되어있는데 텐트촌이 그 중간쯤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구조로 남아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통제도 별로 없었고
텐트만 있음 아무데나 칠수있는 시기였습니다
(참고로 낙산 해수욕장은 백사장뒤 소나무많은 곳,지금은 들어가지도 못하게 울타리를
쳐 놨더군요)
그 날도 지금처럼 태풍에 비바람이 몰아치던 밤이었습니다
지금은 일기예보가 잘 맞지만
일기예보를 안보고 간게아니라 그 당시는 예보가 믿거나 말거나
수준이고 그런거 겁낼나이도 아녔던거 같습니다^^
(참고로 제 동생이 기상청 약간 높은데 근무합니다,지난 달인가 같은부서 놀러가는
날 비와서 못갔답니다.예전에 기상청 야유회때 비왔다는말 거짓말 아닌거 같습니다)
한참자는데 누가 막 소리치더군요 일어나라고 죽는다고…
나가보니 뒤편 민물이 바다로 나가지못하고 역류에 비까지 많이와
물이 내 텐트 코앞까지 차오더군요
앞은 컴컴해 안보이지 금방 텐트까지 물들어오지
친구들과 정신없이 짐을 안전한데로 옮기고 하는사이 누가 훔쳐간건지
정신없어 자기건줄 알고 들고간건지 해뜨니깐 남은게 하나도 없더군요
그때 그순간 전날에 아버님이 요상하게 생긴 버너를 가져와서
미제도 아니고(당시엔 미제가 최고이던 시절)유럽 어디껀데 알코올로 예열해서
불붙이는 석유버너라고 직접 시범까지 보여주시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내 옆에는 소리없이 우는 친구녀석이 있었습니다
그녀석은 커다란 카셋트라디오를 가져왔던 친구였습니다
(얼마전까지도 미국영화에 흑인들보면 어깨에 이고 다니면서 춤추는,
당시엔 고가의 물건이면서 캠핑에서 반드시 있어야하는 필수품)
우리 둘인 쫒겨나면 독서실에서 같이 살자하며 맹세했습니다
(당시는 고시원 이런거 없던 시절이라 가장 싼 값에 잘수있던 곳)
바리바리 싸서 갔던 캠핑은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고
자초지종을 들은 어버님은 너무 충격이 크셨는지 아님 살아돌아와서 안심이 되셨는지
아무말씀이 없었습니다
그게 더 무서워 몇 달을 참 열씨미 공부하는 척하느라 넘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친구놈은 거의 반 죽다 살아났더군요 ㅋㅋ 자기 형한테 ㅋㅋ
그렇게 장비분실로 캠핑은 접고
86년부터 88년까지 목숨을 건 캠핑(?)을 하게됩니다
바로 군대에서..
제가 있던곳은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윗상사리인데 부대옆에 한탄강이 흐릅니다
한탄강!! 참 경치좋고 물맑고 좋습니다
지금은 직탕폭포근처 유원지도 생겼지만 당시는 민간인 보기도 힘들었던 시절이라
자연이 참 잘 보존되어 있었고 더 깊숙한곳에 있었기에 깎아지른 절벽사이로 흐르는
강물은 참 아름답던 기억이 납니다
훈련으로 야영할 때 일병때쯤 고참이 부르더니 좀 날렵하게 생겼다고
임무를 맡깁니다
임무는 바로 강을 가로질러가서 절벽을 기어올라 건너편 민가의 구멍가게에서
술과 라면을 사오는겁니다
그짓을 30개월 가까이 했습니다(당시는 군복무기간이 거의 30개월)
물론 부대밖에서 야영할때 만이지만 88올림픽 앞둬서인지 훈련 참 많이 했습니다
한탄강물이 여름에도 차갑지만 봄가을에는 얼음물입니다
눈을 감고 상상해보세요
군용사각팬티(흰색)만 입고 전투복은 어깨에 가로질러 묶고 강을 건너 절벽을
기어 올라가는 모습을-_-;;;
민간인이 보면 철책과 가까워 무장공비라고 볼만한데 그렇게 건너가 조그만 구멍가게에 가면
말없이 군수품(?)을 주던 가게아저씨 ㅋㅋ
고참되면 면할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졸병시키기가 불안해서 병장달고도 넘나 들었네요
걸리면 영창이나 군기교육대감이라 한탄강의 물길을 잘알고 암벽등반에 능한 특수병만 다니던
그 가게는 아직도 있는지 사뭇 궁금합니다
그렇게 제대하고 시간은 흘러 이렇게 나이만 들었네요
3년전 우연히 백화점에서 겨울자켓을 고르던중 등산하는 사람은 필수라던
고어자켓을 비옷인지도 모르고 아무 지식도없이 무식하게
겨울산에서 입으니 도시에서 입으면 더 따듯할줄알고
산게 계기가 되서 이왕 고어자켓 샀으니 산이나 한번 가볼까 한게 입문의 계기가 되서
장비전문점 애니**란 카페에 가입해 장비도 보고 남들 산행사진보다가
해찬이네님 사진보고 오지캠핑 가입했는데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처음에는 해찬이네님 단독 리사이틀 형식이었는데 점점 회원수 늘면서
사진많아지고 그저 내가 못하니 남하는거로 대리만족하며 매일 출석했는데
저 같은 유령회원에게 우수회원 자격을 주시다니 감사드리고
또한 부끄럽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출석은 장담합니다 ㅎㅎ
이번 돔쉘터를 시작으로 저도 하나씩 하나씩 준비할까합니다
여러분들의 후기를 너무 많이봐서 이론은 전문가 다 됐습니다 ㅋㅋ
아무쪼록 여러 횐님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캠핑하시길 기원합니다
재미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PS:처음엔 우수회원 방에 올릴까 하다 저 같은 사람도 우수회원 대접해주는 곳이란걸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자 이 곳에 남깁니다
첫댓글 마티니님~ 안녕하세요~ *^^* 우수회원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인 글이네요~ ^^ 잘 읽었습니다. 담에 필드에서 꼬옥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수회원 되심을 축하 드립니다~~~ㅎ
축하 드려요...조으시겠어요....전 뭐 정회원으로도 만족..ㅎㅎ
ㅎㅎ 저도 유령우수회원 됐는데 님처럼 후기를... ㅇㅅㅎㅇ 추카드려요..
축하드립니다 ^^
감동적이고 재미있어서 웃으며 읽었답니다...
저두 우수회원이 되는 그날까지...화이팅!
옛날 장비 날리신 아버님 연세가 지금의 마티님정도셨을텐데
장비때문에 가슴 무지 쓰라리셨을것 같네요 ㅋ
축하드리고 야생에서 뵙겠습니다
응가하실때 땅파야 되니까 삽은 꼭 갖고 오시구여~^^
ㅎㅎㅎㅎ 재미잇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야생에 세계가 기대대는군요......
왠만한 후기 뺨치는 글 솜씨 라는 생각이 되네요. 혹 그래서 우수회원(?)으로..? 아주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 남자는 군대 이야기빼면..ㅎㅎㅎ
사진은 없지만 아주 잘쓴 후기만큼이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역시 소리없는 유령회원이네요... 그것도 우수한..ㅋㅋ
정이 있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곳이 좋아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저두 캠핑은 일찍 접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전 이었습니다.
A형 텐트에 석유버너,코펠등 어린 나이에 봐도 신기 했고
특히 텐트 치고 해먹던 닭백숙과 죽 맛을 잊을수가 없내요.
제목을 보고서 인사정도만의 감사의 글이겠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불싸 이렇게 장문의 재미난 글을 마티니님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매일 들어오는데..........한 2년은 소리없이 드나들어야 우수회원 되는군요....*^^*
군시절 강원도 고성에서 야밤에 소주 추진하러 다니던 생각납니다......지금 그산길을 혼자 가라고 하면 살벌할텐데.....왜 못 먹게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기를 쓰고 하게 될까요....ㅋㅋ 도하까지 하셨다니 마티니님 대단하시네요....^^
아른한 영화 한편을 보는듯합니다..과거 의 아름다은 모습에 찬사를 보냅니다.....
유령회원이신 분이 이렇게 글을 잘 쓰시니... 눈팅회원이 저는....컹...
우수회원 되신거 축하드려요^^^
글이 감동입니다. 옛추억이 아른하게 떠오르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