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건축물로서의 아파트는 죄가 없다. 이 나라 수도권에서, 광역시 등 대도시 도심에서 이보다 더 좋은 양질의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 없기도 하다. 나름 장점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워할 수밖에 없어서, 나 역시 '악파트'란 닉을 쓰기도 했다. 뭐, 폭등 당시에 투기의 선두에 서 있었고, 분양가가 미쳐 날뛰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건축물로서 혹은 주거공간으로서 아파트가 그리 개판인 건 아니다. 다만, 가격이 미쳤다는 의미이지 말이다.
우리 동네 땅값이 대로변은 평당 5천-7천만원, 좁은 골목길 들어가면 평당 1천1백만원 수준이다. 이곳을 죄다 헐어버리고, 돈의문뉴타운이란 걸 만들어 보자. 단지의 평균 땅값은 대략 1천5백만원 쳐주면 후한 것이지 싶다. 요기에 용적률 대략 250%를 적용한다. 그리고 AA급 시공사 평당 건축비 350만원을 쳐주자. 역시 인심만큼은 후하다.
이곳의 32평 아파트 분양가는 얼마여야 할까? 소소한 것 죄다 무시하자. 머리만 아프니까. 걍 순수 경제학적으로, 무식하게 산술적으로다가 접근해 보자.
용적률 250%이니, 32평의 대지지분은 12.8평. 평당 대지값이 1천5백만원이니, 12.8 x 1,500 = 19,200만원. 건축비가 32평 x 350만원/평당 = 11,200만원. 이 땅값과 건축비를 더하면, 19,200 + 11,200 = 30,400만원. 그렇다. 서대문 독립문 옆, 경희궁 뒤의 나름 도심에 최단거리에 위치한 단지의 32평 분양가는 기껏 3억이면 족한 것이다.
내가 이 뉴타운지구 옆에 위치한 900세대 규모 단지의 아파트 29평형을 99년 봄에 16,800만원에 샀다. 분양계약서를 보니 분양가가 대략 14,500만원쯤. 뭐, 당시에도 추가분담금이니 뭐니 있었을 테니, 내가 이 집 살 때 쥔장이 했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거 분양원가 수준에 파는 겁니다." 이 집 쥔장이 부동산중개인이었다. IMF 직후라서 좀 착한 가격이었다.
참, 논외로 잠시 빠져보자. 나 이렇게 싼 집에 산다. 애들이 커가며 요즘은 집이 좀 좁다 느끼고 있다. 현재 시세는 대략 3억 6천-8천쯤 하는 듯하다. 암튼 이 동네에서는 젤루 싼 넘에 속한다. 전세보증금이 이번달에 2억8천 나와서 계약된 듯하다. 전세가비율이 그럼 대략 75% 수준. 앞의 돈의문뉴타운이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가 진행되고 있어서, 전세가가 좀 높게 나올 수도 있겠다 싶다. 나 이 집 2억5천까지 떨어져도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솔직히 2억까지 떨어지면 아쉬울 것 같다. 그냥 장부상 평가차익인데, 장부상에서 사라지는 게 무슨 대수랴.
암튼, 내가 99년에 29평을 1억7천에 샀다. 32평은 당시에 1억9천쯤 했다. 뭐, 대충 2억이라고 하자. 산술적으로 계산한 돈의문뉴타운의 원가수준의 분양가는 3억원 선이다. 지난 15년간의 물가상승률도 있고 하니, 대략 50% 수준의 상승은 용인할 만한 것이지 않을까 한다. 즉, 다시한번 원가수준의 분양가 32평형 3억원은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런데, 돈의문뉴타운의 32평 분양가는 잠시 사람을 흐리멍텅하게 한다. 조합원분양가가 대략 6억4천-6억8천. 일반분양가가 대략 7억2천-7억5천쯤이 잡혀 있는 듯하다. 모르겠다. 분양성공을 위해 여기서 조금 더 낮췄는지는. 뭐, 대충 7억에 일반분양한다고 치자.
그럼, 차이가 얼마냐. 7억 - 3억 = 4억. 대략 4억원 수준만큼... 분.명.히. 거품이 있다. 어째 계산이 꽤 살벌하지 않은가? 나 아까 '원가수준 분양가' 잡을 때 온갖 인심을 다 썼다. 땅값도 나름 거품이 낀 현재의 땅값을 그대로 썼고, 건축비용도 무려 3백5십이나 잡아줬다. 그래도 4억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러니 거품이라고 하겠지, 뭐.
뭐, 재건축의 어려움. 의견을 모으고, 행정처리하고 어쩌구 저쩌구는 대충 무시하자. 요딴 거품 없을 때에도, 아파트 단지는 잘만 세웠더랬다. 꼭 거품이 일어야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되는 것 아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90년대에 삽질 시작한 아파트 즐비하다. 조금 프리미엄 얹어주면 걍 사업을 하는 것이다. 안되면 행정력으로 밀어붙이고, 이게 이 나라의 단순무식한 장점이 아니었던가. 우리 아파트 단지도 철거할 때 프로판가스통 터트리는 등 난리가 아니었다. 지금도 신문을 보면 검색이 된다.
사람들은, 아마, 겁을 잔뜩 먹고 있다. 그러니까 하락론자라 분류되는 사람들이 말이다. 시장에서 말하는 '하방경직성'이니, 죽어도 제 재산가치 지켜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저항심리라든지 하는 것들 때문에, 이 7억원 거품가격이 유지되어 버리면 어떻게 하나. 이런 막연한 두려움을 여전히 갖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두려움이 어떤 확실한 근거와 설명을 원하고 있는 것이리라 여긴다.
나는 인구결정론이나 빵원론이 그려보이는 종말적 미래상의 원인을 이 '막연한 두려움'에서 찾는다. 그러니까, 사회적수명을 무시하고 물리적수명에 집착하고, 2025년쯤부터나 가시화되는 미래를 지금으로 끌어다가 쓰고, 거품이 없을 때에도 잘만 진행했던 재개발을 앞으로는 절대로 못한다고 생각하고, 리모델링만 하면 되는 걸 굳이 수명 30년짜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라 본다. 나로서는 달리 생각할 방법이 없다.
뭐, 이런 종말론들이 다 옳다고 하자. 그렇지만 또다른 변수 역시 만만찮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적은 빚은 채무이지만, 많은 빚은 자산이다'. 빚은 줄 때는 서서 주지만 받을 때는 굽실거리며 받는다. 정말로 큰 빚을 지게 되면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무조건 살리려고 한다. 안 그럼 지가 망하거든. 그러니 금융기관들이 기업회생절차니 뭐니 하는 기업정상화 과정을 밟는 것이겠지. 이미 수도권의 아파트 비중은 60%를 넘겼다. 너무 큰 규모로 키워버린 것이다. 이들의 압력으로, 투표권의 쪽수의 힘으로, 사회적 자원은 사회적 필요에 따라 배분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32평짜리 분양가가 7억이 아닌 3억쯤이면 대충 되는 것 아닐까? 굳이 무리수를 두지 않더라도, 거품이 꺼지기 마련이라면, 이 미친 분양가는 다시 원가수준으로 회귀하고야 말 것이다. 지들이 아무리 부여잡고 안 놓으려 해도, 결국 소득과 저성장, 고비용 사회, 삶의 팍팍함이 그리 만들어 놓고 말 것이다. 굳이 빵원론이니 감가상각이니 인구구조론이니 이딴 것들이 필요할까 싶다. 내 눈에는 소득 하나만으로도 족한데 말이다.
굳이 아파트를 빵원으로 만들어버려야, 건축물의 가치를 결국 제로로 수렴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서는 나는 묘한 단독쟁이의 이기심을 엿본다. 아파트가 발광을 할 때 이들이 느꼈던 소외감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아파트 오를 때에도, 소형평형은 대형평형에게, 구축은 신축에게 꽤나 심한 소외감을 느꼈더랬다. 역시 빌라나 연립, 다세대 등은 단독보다도 안 올라가는 현실에 동시에 단독에게도 섭섭함을 느꼈겠지. 작년까지 불었던 임대수익형주택의 열기에 더욱 소외감을 느꼈을 테구 말이다.
수도권의 단독주택 비중은 2005년 인구총조사 당시 대략 18% 수준쯤이었다. 그간 재개발도 많이 진행되었으니, 이제는 대략 15%쯤이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공동주택에 꼭 아파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독 주변에도 즐비한 빌라, 연립, 다세대. 그리고 아파트 등속인 주상복합, 오피스텔. 이런 데 사는 사람들이 85%나 된다. 대지지분이니 감가상각이니 적용하기 시작하면, 수도권 전체 가구의 85%는 거지가 되어야만 한다. 꼭 끔찍한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지 묻고 싶다. 막대한 부채는 자산이 된다.
오늘자 기사를 보니, 작년 서울지역의 거래 특성이 소개되었더라. 사람들은 벌써 제 수준, 제 소득에 대충 맞는 넘들을 중심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이러한 합리적 소비가 계속된다면, 대세가 된다면, 대충 거품은 제거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시장이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딱히 조급해할 건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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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대 후반도 바싸요"…서울 고가아파트의 몰락
헤럴드경제 | 입력 2013.03.19 11:11
[헤럴드경제= 윤현종 기자] 서울에서 9억원이상 고가 아파트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6개 구는 고가아파트 비중이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자 평균체감가격은 3억원대 중반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체감가격대가 가장 낮은 '강북3구(노원ㆍ도봉ㆍ강북구)'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돼 수요층의 '저가ㆍ소형'집중현상도 뚜렷해졌다.
19일 부동산 서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119만7877 가구 중 9억원 초과 아파트는 13만1558가구로 2년 전(18만2358 가구)에 비해 5만800가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고가아파트 비중이 5%미만인 곳은 16개 구, 1%미만인 곳은 11개 구에 달했다. 9억원 이상 아파트가 한 채도 없는 자치구도 2011년 강북ㆍ금천구에 이어 올해 도봉ㆍ중랑구 등을 합쳐 4개 구로 확대됐다. 전통적으로 집값이 비싼 '강남3구(서초ㆍ강남ㆍ송파)'의 9억원 이상 아파트도 5채 중 1채꼴로 줄었다.
이처럼 고가아파트가 사라지는 현상은 주택 수요자들의 낮은 가격저항선(체감가격)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의 공동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만3311건 중 절반이 넘는 1만5624건의 거래액이 2억∼4억원대에서 결정됐다. 이에 따른 심리적인 '매입 마지노선'은 3억600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수요자 대다수가 이 가격대의 아파트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고가아파트가 줄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고가아파트가 188가구에 불과한 노원ㆍ도봉ㆍ강북구 등 '강북3구'의 체감 매입가격은 더 낮다. 이 지역 아파트 총 거래량 5911건 중 절반 가량은 건 당 2억3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거래가를 포함한 평균 거래액도 건 당 2억5000만원 선이다. 반면 이 지역의 고가 아파트 거래량은 제로수준이다. 강북3구에서 8억원이상 거래 건수는 1건, 10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한 채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전체 거래량 중 60㎡대 소형아파트 비중은 40% 이상, 건당 평균거래액도 3억원 초반대"라며 "소형주택을 선호하는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생애저축주택구입자금의 세액감면이나 취득세 요율을 항구적으로 완화하는 등 실수요를 진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actism@heraldcorp.com
첫댓글 다른 댓글에 단적이 있는 내용인데요.
미국 드라마 마약파는 아줌마 얘기의 도입 노래가 리를 박스인데
거기 나오는 가사가 어찌보면 지금 아파트에 퍼붓는 얘기랑 똑같거든요.
단지 거기는 단독들이고 우리나라는 아파트고,
거품이 일어날때 우리의 주종목이 아파트였고, 미국은 미국식 선호하는 주택이었을뿐
주거형태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아파트 빵원론자들이 미국 갔으면 단독 빵원론으로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거품은 꺼져야 안다는데, 꺼질것은 꺼지고 살것은 살고,
그러데 주거형태와 삶에 대해서는 다들 생각을 안하고 사는것 같군요.
사실, 아파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대략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기도 하죠. 정말로 집을 주거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시세에 둔감합니다. 뭐, 다 그렇다는 건 아니구, 둘 사이에 꽤나 큰 양의 상관관계가 있지 싶습니다. 이곳에서도 단독이나 상가 재테크에 대해서는 꽤나 너그럽지 않습니까? ^^
1.아파트 거품은 상당히 꺼졌고 앞으로 조금 더 꺼질것이다. 일부 지역은 거품이 아직도 크지만 일부 지역은 바닥에 근접했다.
2.재건축은 법을 만들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해결 될것이다. 약오르면 빵원 진지하면 결국 해결 방법 도출ㅎ
3.아파트와 단독은 땅 값+건물값이다. 거품이 제거된 후 건물값은 감가상각되고 땅값은 물가상승률 비슷하게 오를것이다.
4.공급에 맞설만한 요인은 소득과 실소비 인구(대략30-50세)숫자이다. 저는 소득이 받쳐주는 인구로 표현합니다.
제가 늘 주장했던 내용입니다.
그 지역 분양가는 32평기준 3억 6천쯤이 적당할것 같네요. 저는 건물 평당4백 잡거든요. 땅취득 원가+ 세금+이자등등..
대략 동의합니다.^^ 제 눈에는 수도권 외곽 쪽에 주로 지금 사도 되는 것들이 꽤 보이네요. 뭐, 더 기다리면 좀 더 좋은 조건을 볼 수 있겠지만서두.^^
임대 아파트 많이 짓고 거품 제거되고 좋은 날이 오겠죠. 건축년도 임대여부 평수로 편가르려나요? ㅎ
추천합니다.
설마요... 가령, 빵원론의 주장과 달리 아파트 수명이 60년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20년짜리, 10년짜리, 30년짜리 아파트가, 잔여수명에서 그리 큰 차이가 있게 다가올까요? 나 50년, 40년, 30년 더 쓸 수 있어! 다 같이 리모델링 어느 정도 해야 하구... 건축년도가 그리 큰 의미는 없지 싶습니다. 평수야 소비력을 가늠하는 것이니, 편 가르기는 할 거라 봅니다. ... 흔히 말하는 아파트 입주후 20년 되면 똥값 된다는 것도,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유산이라 봅니다. 과거에 성장하고 소득이 늘며 계속 새 집을 짓고, 옮겨다니며 주테크하고, 30년도 못되어서 허물어 다시 짓고... 이런 사회적 경험이 내린 결론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 1기신도시에 대해 많이 나오는 게 '녹물' 얘기인데, 당시에 많이 쓴 아연도금강관의 수명이 기껏 15년/10년(급수/온수관)이었거든요. 요즘은 주로 동관을 쓰고, 이게 수명이 60년쯤. 이보다 수명이 더 긴 것이 스테인리스강관. 한번쯤 공동배관 바꾸면, 녹물 얘기도 잘 안 나오지 싶습니다. 다만, 얼마나 관리를 잘 하느냐... 그리고 어느 님의 말씀처럼, 아파트 단열재(스티로폼?)이 삭아서 열효율이 엉망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개비를 좀 해야지 싶습니다. 수명이 꽤 긴 것으로요. 이 정도 개비하면, 오래 쓰는 데는 별 탈이 없지 않겠느냐 하는 게 제 '망상'입니다. ^^
임대/소셜믹스는 고질적인 문제죠. 뭐, 그렇다고 단독이라고, 쥔장과 세입자가 한 우리 한 가족처럼 어울려 사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파트가 단지가 구분되어 가시적.물리적으로 더 분리되어서 그렇지. 저는 옆단지 임대주택 학부형들이랑 잘만 지냅니다. 아파트가 대거 등장하기 전에도, 도심화, 핵가족화와 이웃공동체 의식의 소멸.파괴는 주요 사회적 이슈였습니다. 아파트도 한 10년 살다보면, 친한 이웃 많이 생겨요. 제가 그런데요, 뭘. 엘리베이터 같이 쓰니 인사 참 잘하게 됩니다. 뜨네기들이야 안면 몰수하지만요.^^ 뭐, 단독이라고 서너 집 건너 있는 사람과 인사를 잘 하는 건 아니니...
지금 생각으로도 아파트를 굳이 사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임대해서 쓰다가 버리면 되겠죠. 이게 아파트 문화의 속성(대량소비)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버리면 국가에서 수용해서 재건축 하고, 다시 임대하는 패턴이 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이런 패턴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구요. 결국 주거문화가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생사랑님/ 모든 주택유형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지극히 제한적이기에. 주택도 옆집이나 앞집이 높게 세우고, 혹은 이웃이 돈이 없어 폐가수준으로 방치를 해버리면, 어쩔 수가 없죠. 걍 버리고 옮겨가야 하죠. ... 어떤 사회현상을 논할 때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답니다. 결국 누군가는 폭탄을 떠안아야 하고, 저도 님도 결국 그 폭탄을 하나쯤은 안고 있게 되는 것을요.^^
요즘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적격대출의 잔액이 꽤 됩니다. 커버드본드법도 처리할 예정이여서 주택금융공사와 경쟁할수 있게 하는 것 같더군요
이런 시스템위기로 변질되는 걸 막기위해 엄청 노력하는 걸로 보이네요
첨부한 기사를 읽어보세요. 위기는 유동성에서 태어나지만, 유동성으로 제거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이 나라의 유동성은 꽉 찬 상태입니다. 커버드본드 발행해봤자, 장기고정금리 대출자금으로 쓰입니다. 그냥 은행의 금리변동위험을 떠넘기는 상품일 뿐입니다. 지금 장기고정금리의 대출금리가 현재의 변동금리보다 꽤 높습니다. 현재의 초저금리 변동금리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나가떨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위기는 소득에서 발생하는 것이죠. 비싸서 못 사는 겁니다. 가격이 낮아지면 살 수 있겠죠.^^
금리변동 만기일시상환충격 등 리스크를 떠넘길수가 있어 강력한 외부충격에 대출자에게 다 뒤집어 씌우는 약탈적 상황을 방지하는소극적 해결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거품이 많고 비싸면 떨어지게 되겠죠. 제가 주시하는 가격대는 1억~4억대라서요 여기에 대한민국 중산층들이 다 포진되어 있는지라....
^^ 결국 소득이 문제이고 소극적 대처에 이어 적극적 대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워낙 밑바닥부터 보수적이라 만만치는 않겠네요
[ㅈㅎㅈ] 젊은 나이에 참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바른길을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는 하락론자로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요즘에 세뇌에서 자주 깨거든요. 우리나라 아파트가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지금 살고 있는 집 3억 들여서 재건축해야 한다고 해보세요. 아파트 구성원 전부가 찬성할까요? 아닐껄요? 그러니 프로판 가스 들고 설치죠. 지금도 그런데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는데 재건축이 쉬울까요? 절대 안쉽습니다.자, 이제까지는 아파트에 사는게 편리하고 좋았는데 그 편리함을 계속 누리지 못한다면 아파트가 지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은 나오고 없는 사람은 아파트에 살겁니다. 그리고 서서히 아파트는 그렇게 슬럼화가 진행되는 겁니다.
일단 3억이 들지 않습니다. 리모델링시 32평 기준 대략 1억쯤 듭니다. 그리고 재건축이 당장에 필요하지도 않구요. 대략 2-40년 뒤에 본격적인 필요성이 제기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분당 등이 지난 재건축 폭등이 없었다 해도, 리모델링나 수직증축 이슈를 제기했을까요? ... 자꾸 슬럼화를 얘기하시는데, 이 나라 소득분포상 아파트 거주가구는 다른 어떤 주택유형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습니다. 지금이 외국인 노동자나 도시빈민들은 주로 어떤 주택에 사나요? 지역별로는 벌써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꽤 있습니다. 님이 생각하는 '단독'이란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하네요.
이게 일반적인 현상인데, 우리나라는 90년대에 아파트의 재개발이라는 세뇌장치로 이걸 막은 거죠. 그런데 지금 이러한 세뇌장치도 수명이 다해갑니다. 아파트가 슬럼화되어간다면 아파트는 지금의 지위를 절대 유지못합니다. 하락론자로서 이러니 초조하지 않을 수 밖에요. 그럼 서울 인구가 다 어디에서 사냐구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됩니다. 서울인구가 모조리 아파트 밖에 살지 못하면 아파트에 살 것이고,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 나갈겁니다. 제가 보기엔 악파트론은 서울이 중심이 아닐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래도 아파트를 외치는 것 같네요.
절대 일반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외국의 아파트 슬럼화는 인종/민족/이민족과의 소셜믹스 실패사례에 대한 것들입니다. 이 나라 그런 현상이 적고, 아파트는 이미 표준적이고 일반적인 주거형태입니다. 메이져가 마이너를 배척하는 것이지, 그 반대는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 서울 인구 다 어디서 사느냐? 이게 비단 서울의 문제일까요? 서울은 의외로 아파트 비중이 높지 않은 축에 듭니다. 이 나라 모든 도심의 문제죠. 님의 생각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는 말은 곧, 님에게는 마땅한 대안이 없고, 그럼에도 아파트는 아니라는 고백이겠죠. 그때 가도 역시 생각해봤자 대안이 있을 턱이 없을 테구요.
인종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다른 결론에 이를 수도 있지요. 예를 들어 뉴욕의 할렘가가 슬럼화 된 과정을 흑인이 할렘가에 진출하자 백인이 빠져 버렸다고도 설명할수도 있겠지만, 흑인들이 집값이 싸지는 할렘가로 흘러들어 돈 있는 백인들이 나갔다고도 해석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메이저라는 개념도 상당히 뭐시기 합니다. 경제적으로 메이저는 수적으로는 메이저 아닙니다. 메이저가 마이너를 배척하는 것은 맞지만, 아파트에 산다고 항상 메이저라고 보는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이들이 아파트에 들어가 살고, 그래서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죠. 현실세계에서는 여전히 메이저에 가깝다 보는 편입니다.
제가 이걸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그렇지만, 미래는 그럴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얘기한 건데요..--;
반론에 재반론이고... 그냥 여러 의견이 있고, 상대방의 주장에 합리성이 엿보인다면 경청하면 되는 것이죠, 뭐. 쭈압 님도 그러하시겠지만, 저라고 아파트에 목숨 맡겨놓은 것도 아닌데요, 뭘. 그냥 얘기는 즐겁게 시작해서 즐겁게 끝내면 되는 것이지 싶습니다. ^^
요즘에 층간소음으로 살인까지 가는 신문기사가 종종 나옵니다. 전에는 층간소음 없었나요? 그런데 이제는 그 층간소음이 살인으로 가지요. 또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었죠. 정부가 100년가는 아파트를 짓겠다. 공동배관을 비롯한 각종배관을 노출시켜 수리가 용이하게끔 한다는 게 주 내용이었습니다. 자, 이 말은 뭘까요? 지금까지의 아파트는 100년 못간다는 말이라는 걸 금방 알아챌 수 있고, 배관을 금으로 해놔도 결국 언젠가 교체를 해야 하는 것도 알 수 있는 기사죠. 자, 그런데 아파트가 악파트 할애비가 된다 한들, 지금의 지위를 계속 유지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서 단독은 고치는데 아파트는 못 고칠 거라 단정을 하는지 그게 더 의아하네요. 지금 서울 단독주택가들 함 돌아다보십시오. 거기 돈이 없어 고치지도 못하고 거의 폐가 수준으로 방치된 집, 허름에서 께름직한 집들 넘쳐납니다. 이 집들 계속 이대로 있을까요? ... 아직까지 아파트가 주테크 수단으로 인식되었던 점은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파트도 곧 포화상태를 맞이할 테니, 그에 따라 아파트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당연히 일어나겠지요. 공동배관은 이미 노출되어 있습니다(1기신도시 이후 아파트의 경우). 그래서 가구당 4백이면 교체할 수 있구요. 이것들에 대해선 제가 이곳에 돌아온 후 계속 쫓아온 주제들입니다.
제가 의지하는 믿음의 구석을 살피고자 하시면, 그간 제가 쓴 글 몇 개를 대강 훑어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님이 소개한 그 기사라는 것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공구리구조물의 수명은 100년이 가는데, 그간 재건축/리모델링 이슈가 제기되었던 이유는 미관상의, 배관의 문제 때문이었다'구요. 실상 이건 거짓에 가깝죠. 개발차익 때문에 멀쩡한 것 허물려고 한 것이겠죠. 제가 '물리적 수명'이나 '사회적 수명' 등 개념을 분리.정립하는 이유도 다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파트는 못 고칠거라 왜 단정하느냐고요? 공유지의 비극이니까요.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선충당금을 계속 쌓아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지요. 그에 반해서 단독의 수선문제는 순전히 개인의 문제입니다. 개인이 돈이 있고, 고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면 고치겠죠. 어느게 쉬울까요?
내 재산이 노후화 되가는데 안 고칠 사람이 없을꺼다라는 생각은 조금 안이하죠. 여러가지 형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분명 고치는게 맞지만 안에서 보면 살기 괜찮다고 생각하면 누가 고칠려고 할까요? 아파트를 수선해서 살면 된다라고 하는 것의 이론의 맹점은 이걸 생각하지 않는 것에 있죠.
그렇다고 공유지가 다 쓰레기장으로 방치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아파트의 개축도 좀 더 어려울 뿐, 역시 불가능하지는 않죠. 그렇지 않나요? 또, 아파트가 지위를 상실할 거라는 이론의 맹점은, 수선의 어려움을 과장하는 것에 있죠. ... 결국, 정도의 문제입니다. 이 정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는 것일 뿐이구요. 대충 이 정도로 요건 정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더 이상 진도 뺄 것도 없어 보이니까요. ^^
정도의 문제로 치부해버리게은 양자간의 차이는 너무 크죠. 다수인의 의견합치와 혼자의 결정이 정도의 문제는 아닐테니까요.
차이라는 게 꼭 좁혀져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님이 생각을 굽힐 리도, 제가 마음을 돌릴 리도 없지 싶은데, 그냥 여러 의견이 있다. 상대방의 의견도 나름 타당하다 싶다. 이 정도면 족하지 싶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무슨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미래는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일 테니까요.
사람들은 자기의 소득에 맞춰 소비한다라고 하는게 경제학의 기본명제라고 본다면, 아파트는 슬럼화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 슬럼에 사람이 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걸 우리는 권력이동 내지는 사회의 대이동이라고 하지요. 어디로 이동하느냐? 그건 그때가봐야 알겠죠.
수도권의 경우, 공동주택(아파트, 주복, 오피스텔, 연립, 다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85% 선입니다. 또한 단독도 이미 다가구나 임대수익형주택으로 꽤나 바뀌었습니다. 85%가 슬럼에 사는 세상이라면, 그게 슬럼일까요, 지극히 보편적인 서민의 주거공간일까요? 시민의 절대다수가 슬럼에 살아야할 정도로 빈곤화가 진행되었다면, 다른 유형의 주택의 운명은 어찌되어 있을까요? 과연 그 단독이나 다른 아파트의-대안을 사줄 만한 사람이 남아 있기나 할까요? 지극히 좁아진 시장에서 그것들이 독야청청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것을 우리는 시민사회 혹은 다수의 지배라고 하지요. ^^
자. 이렇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우리나라의 부는 85%가 아닌 나머지 15%가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15%만 움직이면 아파트는 슬럼화되겠지요. 이미 선험 사례도 있잖아요. 단독에서의 아파트의 대이동. 이걸 부정하지는 않으시겠죠? 넓은 평수의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부의 척도였다가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게 부의 척도로 바뀌었잖아요? 부의 척도의 이동이 그렇게 어려울까요? 그리고 국민들의 85%가 슬럼화 되어야 부의 척도가 이동하는 것도 아니구요.
저는 지금 부의 척도와 이동을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님이 먼저 '슬럼화는 불가피'를 주장하셨구, 저는 반론을 편 것이죠. 저는 아파트가 계속 살 만한 공간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주장했지, 아파트가 부의 지위를 계속 견지할 것이라 주장한 적 없습니다. 실상 부자들이 어찌 움직일지는 제 관심 밖의 주제이기도 하구요. 지들이 뭘 하든 말든 말이죠.
부의 척도가 바뀌면 나머지 사람들도 쫓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단독에서 아파트로의 권력이동이 일어난거구요. 제가 아파트는 슬럼화 된다고 했지, 아파트가 공동화 된다고는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황새 따라가다 다리 찢어지는 뱁새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리 찢어지는 뱁새가 몇 마리나 될지도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 이 정도에서 대화를 마치는 게 어떻까요? 대화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수요일 되시길. ^^
아파트 리모델링을 엄청 쉽게 생각하시는듯.. 가구수가 많을수록 서로 의논이 잘 안됩니다. 최소 몇백이상 기본으로 들어가는데 이견이 생기지 않겠어요? 그나마 서울 수도권쪽 돈많은 분들이 있는곳은 틀릴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서민아파트 거주분들한테는 적은돈이 아닙니다. 금액이 꼭 많아서 이견이 생기는것도 있겠지만 항상 반대의견 가진 사람들도 존재해요. 얼마전 아는분 아파트에서 리모델링하려고 2년정도를 끌었는데 결국 의견이 안맞아서 포기했어요. 여전히 낡은 채로 남아 있어요.이런일들이 아파트 노후화 될수록 점점 늘어갈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저 쉽다고 한 적 없습니다. 아직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 탓이겠죠. 노후화되면 또 어떻습니까? 그러면 집값 떨어지는 것이구, 그럼 리모델링을 통해 얻는 재산가치 상승분이 커질 테지요. 돈 없어 개축 못하는 단독을 돈 있는 이가 사서 고치듯이요. ... 아파트라고 죄다 비싸야 하고, 죄다 최신일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요것도 연식에서 품질에서 다양한 것들이 존재해야, 여러 소득계층이 들어가 살 수 있는 것이겠죠.^^
또 이게 꼭 아파트에 국한되는 문제도 아닙니다. 빌라, 연립, 다세대. 요것들은 제도적 지원이 미비해서 리모델리이나 개축이 더욱 어렵기도 합니다. 이곳 거주민들의 소득이 더 열악해서이기도 하지요. 이 나라 수도권의 공동주택의 비율은 이미 85%를 넘깁니다. 실상 거의 모든 주택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되는 것이죠. 주택이 이러한데 세입자들이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걍 노후화된 집에 세 들어가 사는 수밖에는요. 걍 같이 더불어 노화화된 집에서 사는 것도 그닥 나쁜 것은 아니지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