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먹는 아이들...
네 전 무슨 정신적으로 심각한 손상이 있는 줄 알았고
굉장히 불쾌한 병이라고 생각했으며
또.... 내가 아이에게 뭘 잘못했길래 이러나... 부끄러웠고
짭, 짭, 짭 맛있게 똥먹는 아이가 밉기도 했습니다.
흔적만 있고 덩어리는 사라진 똥들의 묘연한 행방.
먹은 거에 비해 너무 적게 생산된 결과물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 볼일 보고 들어와 저를 깨우는 모닝키스에서
진하게 풍기는 따끈한 똥의 향기와
그 앙증맞은 이빨 사이사이에 낀.... 검은 물질들...
우리 달고미, 즐-똥하는 똥강아지였던 것입니다!!!!
저는 막 공부했지요.
똥 먹은 입과의 모닝키스는 도저히 용납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함께사는 토토가 "헐~ 저게 먹는 거였어? 난 헛살았군!" 할까봐 무척 걱정되었고요.
아니, 왜 대체 내가 해주는 맛난 생식에도 불구하고
똥을 먹는 건지!
이유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알게 된 사실들....
식분의 원인
1. 어미 개는 아기의 똥을 먹어 치움으로써 보금자리를 깨끗하게 관리하며 이를 본 어린 개가 그 행동을 무심코 따라하다 습관이 되는 경우가 많다.
2. 개가 똥을 먹는 것은 의외로 개의 역사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며, 건강한 개라면 특별히 건강에 지장은 없다.
3. 심리적 원인(불안, 심심, 외로움 등), 생리적 원인(음식물의 소화 부족, 영양소 결핍, 음식량의 부족 등) 등 케이스마다 그 원인이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해결 방법 (균현잡힌 적당한 양의 식사와 건강 관리는 물론이고)
1. 일단 직접적으로 똥에 불쾌한 맛 가미하기 - 강쥐가 식사 후 똥을 생산하길 기다려 잽싸게 똥에 바로바로 후춧가루, 고춧가루 등을 뿌려 맛이 뷁!임을을 반복학습
2. 소화력 증진으로 똥다운 똥 생산하기 - 유산균, 엔자임 등 급여, 생식하는 아이들은 채소를 익히거나 분쇄해 먹이기
3. 투입되면 맛없는 똥을 생산하는 방법 쓰기 - 파인애플이나 호분증약(소화력을 증진하고 매운 성분이 똥에 배출되는 원리임) 급여
4. 산책 등 꾸준한 운동과 놀이로 심리적 무료함이나 외로움 느낄 틈 없게 만들기
저 위의 네 가지 방법 다 썼답니다.
달곰의 식분 원인을 정확히 알기 힘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즐똥의 습관은 참으로 끈질겼습니다.
솔직히 정말 쓰지 않으려 했던 마지막 희망이었던 천연 성분의 식분증약도 소용이 없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개에게 소리지르고 화도 내고 아무것도 모른 채 어리둥절해 하는 (제 눈에는 그런 '척'하는 걸로 보였지만)
똥 먹은 어린 양의 얼굴을 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 건강하면 된거야, 먹고 싸고, 싼 거 또 먹으니,
이보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이 어디 있단 말이야.
어쩌면 이 녀석은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생명체인지도 몰라."
사실, 끊임없이 사라진 똥의 흔적에 망연자실하며 지쳐가던 때, 사랑터에 아픈 아가들 소식이 유난히 많았어요.
그리고 저는 '저주받은 질병'으로 여겨지던 식분을 가볍게 여기기로 하고(아파서 죽지는 않잖아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답니다.
이때부터 새로운 전기가 시작되었는데
똥을 먹을 때 혼내거나, 사라진 똥의 흔적 앞에서 아이를 혼낸다면
그 아이는 자기의 "배변" 활동을 "혼남"으로 연결하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식분증으로 혼이 몇 번 난 달고미는 사람이 있을 때는 계속 참다가 가족이 외출하거나 잠들면 일을 보고,
그러다 보니 배변 장소 실수도 많이 하고, 또 먹음으로써 쓱싹 없애기까지 하는 것 같더라고요.
결론은 식분증을 고칠 때 혼을 낸다면 그 반작용이 더 크더라는 거죠.
그래서 혼냄이 아니라 "칭찬"으로 급 선회.
이때는 먹고 흔적만 있는 똥의 자국을 보고도 관세음보살의 얼굴을 하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치워야 해요.
대신 아이가 똥을 싸는 타이밍을 잘 맞춰 계속 주시하다가 똥을 쌌을 때
잽싸게 칭찬 곡조로 흥겹게 이름을 불러 달려오게 만들어, 마구 칭찬하며 약간의 간식을 시상하는 겁니다.
(타이밍 잘 맞춰야 해요, 싸다 말고 뛰어오면 변비 걸리겠더라고요)
아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은 배변 장소 훈련과 병행해서는 안돼요. 장소 훈련은 그 전에 끝내거나 나중에 하셔야 합니다.
무조건. 똥을 자신이 안먹고 주인에게 선물하면 기쁜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어야 하거든요.
무조건 똥만 싸면 칭찬, 약간의 간식입니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아 똥을 싸서 엄마를 주니 일케 좋아하고 나를 칭찬하는구나. 담부터 먹지 말고 드리자"
이렇게 생각해 똥을 안먹고 바로 달려오는 경지에 도달합니다.
네 그리하여
장장 5개월의 시간이 흘러
달곰이 입에서는 향기로운 향기가 나고
모닝키스는 달달달 달콤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저는 긴 시간의 외출 후 돌아와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 야속한 똥의 행방을
달곰의 입을 벌려 찾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화를 내거나 하진 않아요.
이만큼이나 횟수가 준 것에 감사하고
어디 크게 아프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가끔 너무 힘들고 외롭거나 배가 고플 때 조금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도 생각해요.
그러나 전 언젠가는 달곰이가 똥을 더 이상 먹지 않을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늘 달곰이에게 신선한 음식을 주고
함께 열심히 산책하고 많이 칭찬해주고 교감하다 보면
똥은 별게 아닌 것이 되고 말테니까요.
그냥 그렇게 살다보면 올거라고 생각해요.
똥 먹는 아이들.... 찾아보면 의외로 너무 많아 놀라고
쉽게 못고치는 것에 또 한 번 놀랍니다.
그리고 그것때문에 아이를 미워하게 될까봐 걱정합니다.
긴 싸움이니까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아이입에서 똥의 향기가 나서 아이가 미워진다면
천연성분 치약이나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베이킹소다를 푼 물 혹은 식염수로 입안을 닦아주세요.
요즘에는 천연성분 구강 스프레이도 있고요.
향기로운 입에 뽀뽀 맘껏 할 수 있으니 좋은 방법이죠.
아는 분만 아는
모르는 분은 몰라도 되는
식분의 고통에 대한 제 작은 경험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자 그럼 우리 똥강아지 얼굴 한번 보세요.
엄마, 뽀뽀 뽀뽀 뽀뽀 !!!!!!!
첫댓글 똥즐 습관 한 번 맛들이면 진짜 고치기 어렵다던데 좋은 자료네요~
저희집 강아지도 애기였을때 먹고그랬는데 지금은 다행히 고쳤어요^^
울애기들 다 페키니즈인데 우리해동이는 어릴적 지똥뿐 아니라 장군이똥까지 먹어치웠었어요 휴지들고 따라다니면서 이사이에 낀 똥 빼면서 토좀 쏠렸었는데ㅋ 병원에 물어보니 남의똥 먹는건 복종의 의미라고 하더군요 장군이 두살때 해동일 입양한거라..지똥 먹는건 식사량이 부족해 똥에서 사료냄새가 나서 먹는거라고 해서 자율급식으로 바꾸니 싹 고쳐졌어요
간접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ㄷㄷ;
맞는 말씀이십니다ㅎㅎ 몽돌이도 어렸을때 응가 먹어서 고생 좀 했는데... 방법은 역시 응가 누는 현장을 주시하다가 끝나갈때쯤 마구 칭찬해주면서 응가와 떨어뜨려 놔야 합니다ㅎㅎ 간식을 들고 멀리서 부르는 방법 추천!!ㅎㅎ
아 !! ㅡㅡ;;전 가끔 똥먹으면 혼냈눈데..오히려 칭찬을 해야겠어요~ 똥 쌌다고 -ㅅ-ㅔ;
우리 빨뚜는 산책나가면 담배꽁초에 집착합니다ㅋ 집안에 흡연자도 없는데ㅋ
마지막사진은 그냥 웃음이나네요 ㅎ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저희집 애기는 15년됐노령견인데 어릴때부터먹더니 안즉먹어요 조금만 신경못쓰면 ...ㅠ
아놔~ 똥이 안보여서 참 찾아본결과 먹었다는 사실 두들겨 패줄라다가 ㅋㅋ 이젠 뽀뽀안해줘요 ㅋㅋㅋ